[2015몽골] 코끝에 겨울 – 김한나 단원

 

#1_ 눈의 나라 ‘바양노르’

겨울이 왔다. 눈이 내리고, 계속 내리고, 계속 쌓인다.

아마 다른 지역보다 바양노르가 눈이 제일 많이 온 것 같다. 

나는 눈의 나라에 산다.

흰색 초원이 펼쳐진 바양노르는 참 아름답다.

조림지 순찰을 위해 팀장님들과 눈길을 뚫고 걸어갈때면

모래위를 걷는 것보다 위험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눈을 밟을 때 뽀드득 거리는 소리와 하얀 공기들이 반갑고 좋다.

그리고, 팀장님들과 손 꼭 붙잡고 걸어갈때면

추위도 날려버릴 따뜻함이 느껴진다. 신나고 즐겁다. 

그러나, 겨울 냄새가 좋다고 킁킁 거리다가

코 끝이 얼어버리는 수가 있다.

그러니, 눈으로 감상하는 게 좋을 듯하다.

몽골의 겨울을 반기는 우리들의 자세!

#2_ 나무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일러스트 작가 오리 여인의 작품이다.

오리여인은 식물을 좋아하나보다.

격한 공감이 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무가 좋아!

 

#3_ ‘기후변화’, ‘우리’의 이야기. 

“지구온난화를 이야기 하면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다는 사실과 북극곰과 펭귄이 이로 인해 힘들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기후변화는 북극처럼 우리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펭귄과 북극곰에게 안타까운 문제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즉 나와는 무관한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그럴까. 북극곰과 펭귄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 나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제 세계적으로 환경재앙이 가장 심한 지역과 덜 심한 지역, 안전한 지대가 구별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본다. (중간생략) 지구촌은 현재 하나의 환경공동체로 연결되어 기후변화의 안전지대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 오기출의 ‘세상의 창’에서 –

그렇다.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지금도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우리 이야기이다.

-2015.04.20. 구덩이 작업중인 주민들-

현장에서 살며 보고, 느낀 것은

나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나는 그저 보고 왔을 뿐이다.

나는 격려조차 하기 부끄러웠다.

내가 전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본 그대로. 

그 누구보다 기후변화, 환경 복원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이 곳의 주민들이 아닐까.

예고도 없이 찾아온 이상현상들.

혹독한 겨울의 조드, 사라지는 호수와 강..

그럼에도 낯설게 변해버린 터전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

이유도 잘 모른채 생태계 복원의 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나눌 줄 아는 것이었다.

울타리 안 희망의 숲은, 아마도 그들이 감사로 반응한 삶이 만들어 낸 기적이 아닐까.

“작은 점에 불과할거야.” 라고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이 작은 숲의 의미는 우리가 측정할 수 없다고 본다.

조상대대로 유목생활을 해왔던 이들의 삶이 다시

땅을 누비며 수 많은 가축들을 다스리며 살고

그래서 날마다 천국을 누리는 것과 같은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가 하는 일이

하루 빨리 옛날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5.10.22. 조림사업 종료 후 주민들과 단체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