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짐 – 이보람 단원

 

이민가방, 30인치 캐리어, 기내용 캐리어, 배낭! 이 가방들 속에 수화물 무게가 초과될 정도로 꽉꽉 가지고 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중 절반이 필요 없는 것들이었다. 여기서 충분히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 가지고 와서 입지도 않았던 작업복들이었다. 몽골은 처음이고, 시골에서 생활하게 되니 불안감 때문에 잔뜩 가져온 것 같다.
혹시나 준비하면서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 본다.

1. 가져와서 잘 썼던 것

작업복 : 매일 작업복을 입는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똑 같은 작업복을 입는다. 그래서 생각보다 작업복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난 작업복을 엄청 가져왔는데 절반이상은 입지도 않았다. 여름에도 한국처럼 더운 게 아니라서 땀이 많이 안 난다. (돈드고비의 경우임. 돈드고비는 덥다기보단 뜨겁다. 그늘에 있으면 춥다.) 추울 때는 평소 입던 옷에서 한 벌 더 껴입고, 더우면 한 벌 덜 입으면 된다. 여름에는 시장에 파는 소매 긴 아저씨 남방이 시원하고 편하고 좋다. 햇빛이 강해서 피부가 상할 수도 있고, 벌레에 물릴 수도 있으니 반팔보단 얇고 긴 옷이 좋다. 개인적으론 상의나 하의나 등산복이 최고인 것 같다. 아무튼 작업복은 많이 가져올 필요 없음. 필요하면 여기서 사도 됨.

조림지용 패딩 : 나랑 파트너 언니는 매일 배낭에 패딩을 매달고 다녔다. 돈드고비 같은 경우는 숙소가 조림지 내에 있는 게 아니라서 만약을 대비해 늘 패딩을 가지고 다녔다. 갑자기 추워지면 집에 갈 때까지 덜덜 떨고 있어야 하니 매일 가지고 다니는 것을 추천. 여름에도 아침에 패딩을 입을 때가 종종 있었다. 여름이 되면 낮에 태양 빛이 너무 뜨거워 일하는 시간을 앞당겨서 새벽에 시작했는데, 새벽이라 쌀쌀해서 패딩을 입고 있었다흙과 먼지가 가득한 조림지에서 입었던 패딩을 외출용으로 입기엔 조금 찝찝하다. 그러니 조림지용 패딩을 따로 가져 오는 것을 추천.

-KCOC 바람막이, 모자, 배낭 : KCOC에서 바람막이와 모자와 배낭을 나눠주는데 이 세 개는 닳아 해지도록 썼다. 조림지 필수품이다.

등산화, 패딩 부츠 : 많이 걷다 보니 등산화 한 켤레로는 부족하다. 발에 잘 맞는 걸로 두 켤레는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리고 겨울에는 패딩 부츠가 최고다. 따뜻하고 방수도 되고 좋다.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을 때도 좋음.

등산 양말 : 나는 시장에서 세 켤레 만원, 다섯 켤레 만원 이렇게 묶어서 파는 등산 양말을 사왔는데 정말 잘 신었다. 구멍도 잘 안 나고 좋다. 등산화를 신으니 등산 양말은 필수. 그리고 조림지를 다니다 보면 흙이랑 풀, 마른 가지들이 등산화 안으로 들어오는데 등산 양말이 두꺼워서 발을 보호해준다.

가재 손수건(좀 큰 걸로)
:
조림지에선 늘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모래먼지가 많다. 바람이 많이 부는 봄에는 더 심하다. 그리고 타지 않기 위해서 얼굴을 가렸다. 선크림을 많이 바르는 것보다 다 가리는 것이 최고다. 아 추울 때도
얼굴을 가려야 함. 마스크는 조금 답답하다. (특히 여름에) 손수건이 최고인데, 손수건 중에서도 가재손수건이 좋은 것 같다. 숨 쉬기에도 좋고 답답하지도 않고, 잘 마르고.

바세린 : 바세린은 여기에도 팔긴 한다. 약국이나 너밍 같은 큰 슈퍼에 있다. 난 작은 걸로 5통 정도 사온 것 같은데 다 썼다. 여러모로 유용함.

다시용 멸치 : 한인 마트에 팔긴 파는데,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가져왔는데 유용하게 잘 썼다. msg라도 상관없다 그러면 여기 쇠고기 다시다 많이 파니 그거 쓰면 됨 

2. 굳이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되는 것
정말 몽골엔 다 있다. 몽골은 한국 사람들이 살기엔 너무 좋다. 생필품 같은 건 절대 챙길 필요가 없다. 한국브랜드 생필품들도 많이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다. 여기서 필요할 때마다 구매해서 쓰면 된다.

물티슈 : 사실 환경을 생각한다면 물티슈를 안 써야 하지만^^;;, 쓸 일이 생긴다. 그럴 땐 여기서 사면된다. 한국 제품도 많다. 추천하는 건 니베아 물티슈인데 싸고 양도 많고 좋다. 빨아서 써도 된다. 신기한 건 니베아 물티슈는 수도보다 시골이 훨씬 싸다. 

장화 : 장화는 필요 없는 것 같다. 파트너언니랑 나랑은 몽골 나랑톨 시장에서 구매했는데, 사고 나서
단 한 번도 신은 적이 없다. 숙소 생활 시작하던 날, 집 깊숙한 곳 어딘가 넣어뒀는데 그 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웬만한 등산화는 생활방수가 다 되는 듯.

작업용 장갑 : 조림지에 작업용 장갑이 있다.

수면 양말 : 수면 양말이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일부러 사 올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여기에 수면 양말도 판다. 근데 수면 양말보다 몽골에서 파는 낙타나 야크 양말이 최고다. 정말 따뜻하다.

3. 필요하진 않지만, 가지고 오면 유용하게 쓰일 것

건식 수건 : 수도에 갈 때, 혹은 휴가 때 수건을 가지고 다녀야 될 때가 있다. 이 때 잘 마르지 않는 일반 수건보다는 건식 수건이 좋다. 가볍고 부피도 많이 차지 않아서 좋음.

가는 고춧가루 : 여기서 웬만한 식재료는 다 구할 수 있다. 한인 마트가 아닌 일반 슈퍼에도 한국 제품이 많이 있다. 그런데 굵은 고춧가루는 많이 봤는데 가는 고춧가루는 못 본 것 같다. 굵은 고춧가루로도 잘 해 먹지만, 가는 고춧가루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있다. 지퍼 팩 중간사이즈 정도에 조금 담아오면 1년 동안 잘 쓸듯. 

4. 기타

여성 용품 : 나는 꼭 이 제품만 써야 돼! 이러면 한국에서 사오는 걸 추천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여기서도 얼마든지 한국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좋은x, x, x, 순수x면은 일반 슈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소형부터 오버나이트까지 다 있다.
부피가 만만치 않으니, 아무거나 써도 상관없으면 몽골에서 사는 걸 추천 

화장품 : 나는 면세점에서 몇 달치는 구매해왔고, 나머지는 여기서 사서 썼다. 프랑스 브랜드인 이브로쉐 로드 샵이 여기 엄청 많은데, 화장품이 꽤 괜찮다. 성분도 나쁘지 않다. 수분크림(28,000투그릭 정도)도 좋고, 바디 제품도 싸고 좋다.

침낭 : 침낭은 가지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휴가 때 쓸 일이 생길 수 있다. 나는 소셜커머스에서 그린비라는 브랜드의 침낭을 저렴하게 구입했는데, 그냥 싸서 샀는데 생각보다 제품이 너무 좋아 이불로 쓰고 있다. 두껍고 따뜻하고 디자인도 예쁘다.

한국적인 기념품 : 몽골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초대받아서 집에 갔을 때, 특별한 날, 헤어질 때 등등 한국적인 기념품을 선물로 드리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종류별로 섞어서 포장해서 드리려고 한국 사탕을 잔뜩 사왔다. 은근히 부피도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갔음. 근데 수도에서 한국 사탕 엄청 쉽게 구할 수 있음;;; 한국적인 기념품을 사오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피처폰 : 집에 안 쓰는 피처폰이 있어서 가지고 왔었다. 다른 단원들은 여기서 구매했었음. 내 피처폰, 잘 되다가 갑자기 고장 났음. 그리고 나서는 그냥 스마트 폰을 쓰고 있다. 조림지에 흙이랑 먼지가 많아서 고장 날 까봐 지퍼 팩에 휴대폰을 넣어 다녔다. 지퍼 백 안에 넣어놔도 터치가 잘 된다. 지금은 다른 단원들도 피처폰 대신 스마트 폰을 쓰고 있다. 고장 나는 거 신경 안 쓰고 막 쓰기에는 피처폰이 좋긴 하다. 

5. 여기서 다 구매할 수 있으니, 짐 싸면서 혹시나 빠진 건 없을까? 하고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위에 적은 것 중 여기서 구매할 수 없는 건 KCOC로고가 박힌 바람막이, 모자, 배낭뿐이다. 아 그리고 공부할 때 꼭 필요한 책은 가져와야겠지만, 독서용 책은 몽골지부 사무실에 엄청 많이 있다.

작년에 짐 싸면서 뭘 얼마나 가져 가야 될지, 이건 챙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 이제 또 다시 짐을 싸야 할 때가 됐다. 늘 시간가는 건 참 새삼스럽다. 부디 이번에는 수화물 초과하지 않게 짐을 잘 쌀 수 있길!

 

여름에 찍은 사진들. 찍어둔 사진을 보다가 예뻐서 내용과
상관없이 넣었음^^

지금은 이 곳이 하얗게 변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