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1-[이재흥의 자연속으로] 월동하는 두루미

인터넷이 발달되기 전 예전에는 연말이면 연하장 카드를 많이 주고받았다. 그 시절 연하장 중엔 머리에 붉은 모자를 쓴 듯한 두루미(학 鶴) 그림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학(鶴)은 장수와 부부금실의 상징으로 우리나라 병풍과 민화에도 많이 등장하는 새로서 천연기념물 제202호 멸종위기종 1급이다. 

이 같은 두루미가 겨울이면 우리나라에 많은 무리가 찾아와 월동을 하는 곳들이 있다. 영종대교 부근 갯벌과 강화도 갯벌 일대에서 활동하는 개체가 있으며, 임진강을 따라 파주, 연천에서 활동하는 개체가 있다. 가장 많은 개체가 활동하는 곳은 한탄강 상류 인접의 철원평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이들은 주로 DMZ를 사이에 둔 남북의 바다와 강과 농경지를 넘나들며 먹이 활동을 하며 월동을 한다. 두루미들도 먹이가 풍부하고 한적하며 조용한 곳을 좋아하므로 인적이 드문 DMZ와 민간인 통제구역이야말로 이들에게는 평화의 땅이다.  

두루미들은 밤이 되면 섬 가까운 곳의 갯골이 휘감아진 곳이나, 강물이 흐르는 가운데 모래톱 등 천적들이 습격하기 어려운 곳을 잠자리로 삼는다. 갯벌에서는 게와 갯지렁이 등을 잡아먹고, 들판에선 낙곡을 찾아먹으며, 풀뿌리와 강에서 다슬기도 채취해 먹을 정도로 식성이 다양한 물새이다.

하지만 해마다 갯벌이 매립되고, 임진강 상류 군남댐 완공과 함께 담수를 하면서 서식지가 좁아지고 있어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찾아올지 의문이다. 

 

두루미들은 한낮에는 가족단위로 활동을 하지만, 수시로 집단으로 모였다 헤어지기를 반복하고, 잠을 잘 때는 함께 모여 자므로 해질녘이면 모두 잠자리로 집결한다. 두루미 걸음거리는 경박하지 않고, 도도한 자태에 우아하며, 강을 울리고, 평야지대에 긴 메아리가 펴질 정도로 소리도 우렁차다.
<생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