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때 아닌 벚꽃 – 이누리 단원

지난 12월 14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겨울에 벚꽃이 폈다. 춥기로 유명한 북유럽의 라투아니아는 12월 내내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고, 도쿄의 겨울철 최고 기온은 영상 24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올해 세계 곳곳에서는 이상기후로 초여름 같은 더운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겨울철 이상고온의 현상의 원인은 적도부근의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발생하는 엘리뇨 현상이다.

한겨울 미국 워싱턴의 벚꽃이 만개했다.

엘리뇨, 그리고 그 반대현상으로 유명한 라니냐는 지구온난화로 야기된 대표적인 현상들이다. 엘리뇨가 발생하면 발생지인 남아메리카의 태평양연안에는 홍수피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엘리뇨는 발생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기대순환의 변화를 일으켜 호주와 인도네시아에는 대규모 가뭄을, 인도에는 가뭄과 태풍, 집중호우를, 미국에는 호우를 가져온다.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 시대 이전과 대비하여 고작 1도 남짓 상승했을 뿐이다. 하지만 1도의 상승이 해류와 기류에 변화를 일으키며 각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고작 1도’가 아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의 아몬드의 80%를 공급하며, 미국의 샐러드 그릇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농업생산지이다. 캘리포니아는 겨울동안 산에 쌓인 눈이 녹으며 물을 공급받으며, 이 물을 바탕으로 많은 수의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기온의 상승으로 산에 쌓여야할 눈이 모두 녹으며 캘리포니아에는 119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이에 미국의 농업을 책임지던 농장들이 파산하고 있다. 네팔의 카트만두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카트만두는 히말라야 만년설이 녹은 강을 통해 물을 공급받고 전기를 생산했지만, 이제는 물 부족과 정전에 시달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농장주들이 농사를 포기하고 아몬드 나무를 뽑고 있다.

몽골 또한 알타이산맥의 만년설이 녹은 강을 통해 물을 공급받는다. 하지만 강수량은 줄고 기온은 높아지면서 만년설이 더 이상 쌓이지 않고 모두 녹고 있다. 몽골은 강수량보다 증발량이 높아 물을 저장하기 힘들기 때문에 녹은 눈은 모두 중국이나 러시아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게다가 강수량의 감소로 지하수 또한 줄어들며 사용가능한 수자원은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실제로 조림사업장의 지하수 관정에선 흙물이 나오거나 물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상황이 점점 악화될수록 조림사업의 비용이 점차 증가할 뿐만 아니라,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몽골의 사막화 방지와 회복이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멀쩡했던 지하수 관정에서 흙물이 나오고 있다.

이는 몽골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기후학자들은 지구의 평균 기온이 2도가 상승하면 이상기후의 자연적인 회복이 불가능해질 것이라 말한다. 영구동토층의 메탄이 뿜어져 나오며 기온의 상승 싸이클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또한 해마다 폭염과 가뭄, 태풍피해는 최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기후가 어쩌다 한번 이상한 것이 아니라, 기후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온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합의하고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결의한 파리기후협약은 큰 의미가 있다.

파리기후협약 체결에 환영하며 에펠탑이 불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