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0-[Main Story] 기후변화협정 파리당사국총회(COP21) 시사점

지구 2°C 상승억제 논의 향후 산업구조개편 촉발 예상
한국은 국내 감축 25.7%, 해외 구입 11.3% 등 37% 감축키로
기후변화협정 파리당사국총회(COP21) 시사점 


지난 11월 29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UNFCCC COP-21)에서는 모든 국가의 대표가 모여 지구 2°C 상승억제와 지속가능한 사회구축방안이 무엇인지 논의하기 시작했다.

1997년 제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3)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선진국에게 탄소감축의무를 부여하였지만 미국을 비롯하여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등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속빈 강정에 불과했다. 2011년 남아공 더반총회(COP17)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구별없이 모든 국가를 온실가스(이하 탄소)감축 대상으로 하면서 선진국이 개도국을 핑계로 불참할 가능성을 봉쇄함으로써 post-2020, 신기후체제의 실효성 있는 의정서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을 대표하며 탄소 배출 2위 국가인 미국과 개도국을 대표하며 탄소 배출 1위 국가인 중국의 참여는 세계 흐름의 판도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난 112년 사이(1901∼2012년) 지구의 평균기온이 0.89℃ 상승하였다. 미국 국립대기해양청(NOAA) 발표에 따르면 올해 10월의 세계 평균 기온이 20세기 평균 14°C보다 0.98°C나 높은 14.98°C였다. 이는 기온 관측을 시작한 1880년 이후 최고치이다. 한마디로 지구는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

IPCC에 따르면 20세기 평균보다 지구온도가 1°C 상승할 때, 즉 올해보다 0.02°C만 높아져도 4억∼17억명이 물부족, 양서류 멸종, 저위도지역 기근이 발생한다. 2°C 상승 시에는 10억~20억 명 물 부족, 생물종 20~30% 멸종, 해안인구 300만여명 홍수 피해 노출, 폭염으로 수십만명 조기 사망, 그린란드 빙하와 안데스 산맥 만년설이 소멸하고, 4°C 상승은 상상하기 어려운 재앙, 6°C 상승은 모든 생명체의 멸종을 의미한다.

산술적으로 탄소배출량이 2조 9000억t에 달하면 평균기온이 2°C 상승하는데 현재 세계 탄소배출량은 이미 1조t을 넘어섰다.  

이번 파리총회에서는 인류의 지속가능을 보장하기 위해 각국의 탄소배출 할당량에 대한 시비가 주를 이룰 것이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장기 플랜과 금융정책 논의가 뒤따를 것이다. 각국은 되도록 탄소저감의무의 부담을 적게 지려할 것이지만 지구를 살리려면 지금보다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명제를 피할 수 없다.

환경파괴의 대가로 성장한 선진국은 GCF(녹색기후기금. 본부 인천 송도)에 더 많은 재정을 출연하여 개도국의 기후변화대응을 지원해야 한다는 부담을 피할 수 없다. 쉽게 말하면, 병든 지구를 치료해야 하는 의무와 각각 부담해야 할 비용만큼의 실리가 있는지, 이를 계기로 세계 주도권을 어떻게 장악할 것인지 철저히 타진하는 각축장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탄소감축 진정성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현재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90%를 차지하는 157개국(43개 선진국과 114개 개도국)이 파리총회에 앞서 자발적 탄소감축목표(INDC)를 제출하였고,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탄소 37% 감축을 약속했다. 정부는 2030년 BAU를 8억5060만t으로 미래치를 산정하고 이 액자에 감축량을 끼워 맞추는 편법을 동원했다. 먼저 산업계의 반발을 고려하여 BAU 대비 25.7%(63200만t 배출) 감축을 선택하고 다른 국가의 감축량 9,600만t을 구입하여 37%(5억3600만t 배출) 감축을 하겠다는 것인데, 결국 국내 감축은 25.7%일 뿐이다. 이는 2009년 국제사회에 약속한 감축 목표인 2020년 목표배출량에 비해 고작 700만t 줄이는 것에 불과하며 탄소배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시점도 이전 목표에 비해 훨씬 뒤로 후퇴할 수밖에 없어 INDC 검토 과정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혹자는 선진국의 책임과 개도국에 대한 보상을 다뤄왔던 지금까지의 총회에서 벗어나 국가간?지역간 협력에 대한 논의가 있기를 소망하지만 당장은 각국의 이해타산만으로도 바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탄소감축목표치를 강화할 이번 총회 결과에 따라 산업재편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화석연료와 관계된 산업은 석양을 맞이하고 녹색기술산업은 일출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가령, 지금도 떠들썩한 폭스바겐 스켄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와 적은 탄소를 배출하지만 인체에 유해한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하는 디젤엔진의 한계를 감춘 데서 비롯되었는데, 전기자동차라는 대안 앞에서는 있을 수 없는 코미디에 불과한 것이다. 향후 자동차내연기관은 점차 소멸하면서 엄청난 산업구조개편을 촉발할 것인데 여기 새로운 기회와 위험이 있다. 탄소감축기술산업은 무한 성장할 것이고 산업구조개편으로 인한 실업문제도 현실로 닥칠 것이다. 청년들은 파리총회의 결과를 주시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곰곰이 반추해야 한다.

대한민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정부가 기업을 고려하여 다른 국가에서 사들이겠다는 9,600만t의 해외배출권도 주목해야 한다. 탄소배출 9,600만t을 넘는 국가는 50개국도 되지 않으니 해외배출권이 귀할 것이고 그만큼 높은 가격에 구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부담은 기업에게, 기업은 제품가격에 반영되고 그 결과는 기업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업으로서는 당장의 소나기를 피하는 것보다 녹색기술에 대한 R&D를 강화하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현명하다.

탄소를 더 배출하더라도 성장이 먼저라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지만. 이미 대한민국은 탄소배출 세계 7위 국가이며 1인당 배출량 OECD 6위 국가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반도 기온상승은 1.8°C로 몽골 다음으로 심각한 온난화가 진행 중인데 2.1°C 상승한 몽골이 국토 90%가 사막화 되었다는 사실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여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탄소를 더 배출하여 좀 더 부유하기보다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하기를, 지속가능하기를 원하지만 우리 정부가 기후변화 위험성을 통감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과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리라는 기대는 난망하다. 그리고 탄소저감기술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 또한 아직은 요원하다.

항상 그렇듯이 출발은 우리로부터이다. 시민 스스로 기후변화 위험성을 인지하고 역량강화를 통해 지역과 경계를 넘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한 아시아, 안전한 지구를 위하여 정부와 기업을 선도해야 할 의무는 파리총회가 아닌 우리 자신들 모두에게 있다.

송상훈 (사)푸른아시아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