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손이 시려워, 꽁! – 김한솔 단원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가을 눈.바람 때문에~ 꽁!꽁!꽁!

거리를 걷고 있을 때면 나도 모르게 이 노래를 흥얼흥얼거리고 있다. 절로 겨울 노래들이 나올 정도로 온 몸으로 추위를 느끼고 있다. 한국의 알록달록 단풍과 함께 가볍게 코트입기 딱 좋을 가을 계절에 몽골은 10월 첫눈을 시작으로 온통 하얀 세상을 맞이했다. 점점 깊어지는 추위에 단원언니오빠들과 연락하면 서로의 생사부터 묻고 확인받는다. 그러곤 마무리 인사도 추위에서 잘 견뎌내보자,로 마친다.

 
– 에르덴에는 10월에 첫눈이 내렸다. –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아버지께서는 나의 춥다는 투덜거림에 그럴수록 더욱 몸을 움직이고 밖으로 나가보라고 권해주셨다. 그 말씀에 여기 최저온도가 영하 30도를 찍었다는 소식으로 답하자 “심하네…”하고는 권했던 운동 얘기를 도로 집어넣으셨다.  

  – 강아지도 추운지 불을 지필 때면 따라들어와 온수관 밑에 손을 넣고 꾸벅 존다. – 

추위는 나의 행동 습관들을 많이 바꾸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엔 잘 때 옷이 걸리적거린다고 웬만해서 가볍게 입고 잔다. 하지만 여기서는 가만히 있어도 손끝, 발끝이 시려운 바람에 잠든 밤 동안에 내 발이 얼어있을까 겁이 나서 양말을 꼭꼭 신고 잔다.

책상이나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언젠가부터 이불 속에서 나오려하지 않는다. 부지런히 겨울을 보내기 위해선 계획을 잘 짜야겠구나,하고 심각성을 느꼈다. 추우니까 “오늘은 꼭 이건 해야지!” 다짐해도 의욕상실. 추우니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이불 속에 꽁꽁 들어가 있다. 밥 먹는 것조차 추워서 빨리 조금 먹게 된다. 겨울동안 이것저것 먹기만 하다가 살이 찌지 않을까, 했던 걱정을 잠시 접어두게 되었다. (오히려 살이 빠지고 있다지요…)

모든 습기란 습기는 눈으로 내리는 듯해 공기가 매우 건조하다. 바디로션이나 핸드크림을 절.대. 바르지 않았었는데 이곳에선 필수적으로 발라야한다. 며칠간 안 바르면 보일듯 안보일듯 미세하게 피부가 늙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은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환기 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수도 울란바타르에서는 오타(매연)가 심해서 환기시킬 수가 없다고 한다. 시골은 공기는 맑고 좋으나 추워서 문 열어두는 것이 불가능하다. 현관문틈 사이로 눈이 흩날려 들어올 정도다. 때문에 거실만 나가도 추운 바람에 잠깐 화장실 간다고 여는 찰나,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갈까봐 꼭꼭 방문을 닫아놓는다. 그렇지만 계속 그랬다간 머리가 아플 것 같아 하루에 한번은 방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켜주지만, 방과 거실간의 공기 순환이라 추워지는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이흐델구르 앞에 큰 트리가 세워졌다. 거리마다 캐롤도 울려퍼진다. 미리메리크리스마스다. –  

여름에는 방문팀을 받느라 정신이 없어 조금 여유롭다는 겨울에 몽골을 즐겨볼까,하고 겨울만을 기다렸는데, 그렇게 여유롭지도 않을뿐더러 추워서 밖에 나갈 수가 없게 되었다. 밖에 나가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추위가 제일로 큰 스트레스 요소가 되어버렸다.

수도 울란바타르에 나가는 즐거움을 단념하게 되자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신질(=새해)’이라 불리는 연말연초 행사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몽골엔 추석이 없으며 사람들은 할로윈데이, 크리스마스를 큰 날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듣던 것과 다르게 할로윈데이엔 온 젊은 학생들이 분장을 하고 거리를 배회하였고, 크리스마스 준비도 11월부터 시작된 걸보면 한국보다도 더욱 이런 기념일에 관심이 많아보였다. 그래서인지 몽골의 신질은 얼마나 큰 행사가 될까, 기대가 더욱 크다.

  – 이흐델구르는 연도가 바뀔때마다 옥상 간판을 바꾼다. 벌써 2015가 내려가고 2016간판이 올라왔다. – 

그렇게 어쩌면 신질이 또 하나의 에너지 활력소가 되었다. 새해를 즐겁게 웃으며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몸서리치는 추위를 이겨내고, 게을러지기 쉬운 평범한 일상들을 보람찬 일들로 잘 채워나가야겠다. (그러고는 신나게 즐기러 떠나야지!) 끝까지 잘 지내자,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