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동물농장 – 이누리 단원

다신칠링 조림사업장에 있으면 많은 동물을 볼 수 있다. 풀을 찾아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소나 말, 양과 염소부터 먹을게 없나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개나 고양이, 주민사업을 위해 데려온 닭들과 조림지 안에 구성된 작은 생태계 속 동물들까지 그 종류는 다양하다. 오늘은 다신칠링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걸윷모 

도개걸윷모. 윷놀이에 쓰이는 단어들이며 각각 돼지, 개, 양, 소, 말을 뜻한다. 이 다섯 마리의 동물들은 다신칠링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동물인데 특히 양과 소, 말은 염소, 낙타와 함께 몽골 유목민이 기르는 5대 가축에 속한다. 사업장에 있다 보면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양과 염소, 소와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양과 염소는 항상 섞여있는데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양은 자신의 집을 찾아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은 몽골인의 주식인 양고기를 생산하며 가장 수가 많은 가축이다. 옛날에는 말과 소를 주로 키웠지만, 양에서 양털을 얻어 판매하거나 옷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양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양을 주로 키우게 되었다. 염소는 다른 가축과 달리 풀의 뿌리까지 뜯어먹어 토지황폐화를 일으키는 가축이다. 하지만 염소에서 생산되는 캐시미어가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몽골의 유목민들은 염소를 많이 기르고 있다.

다신칠링 조림지 사이의 샛길은 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이다. 덕분에 하루에 2~3번 소들이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들은 호스 아래에 고여있는 물을 마시기도 하고, 양동이 안에 물이 들어있는 날에는 머리를 양동이 안에 넣기도 한다. 가끔 호스 아래 물이 말라 고인 물이 없을 때에는 젖은 흙을 핥고있는 소들의 안쓰러운 모습도 볼 수 있다.

 

조림지 내 작은 생태계 

땅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일까? 이제 조성된 지 3년째 접어드는 조림지임에도 불구하고 다신칠링의 조림지에는 작은 생태계가 구성되어있다. 우선 파리나 쇠똥구리, 메뚜기와 잠자리,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여러 종류의 벌레들이 있다. 특히 올해는 나뭇잎을 갉아먹는 해충까지 등장했다. 그리고 이런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도마뱀이 있고, 무엇보다 개구리가 산다. 가끔 저수조 안에 빠진 개구리를 발견하곤 하는데 저수조 안에는 죽은 곤충이 무척 만아 실수로 빠진 건지, 아님 일부로 들어간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도마뱀과 개구리를 먹고 사는 뱀도 살고 있다. 데르스 근처를 지나다 머리를 든 뱀과 눈을 마주친 이후로는 그쪽으로는 잘 가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도 소름 돋는 기억이다. 

개와 고양이 

몽골에는 개가 많지만, 한국처럼 개를 만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까이 오면 돌을 던지거나 머리를 때리는 등 개를 싫어하는 편이다. 때문에 개들도 사람이 다가가면 꼬리를 말고 도망치곤 한다. 사업장에도 개들이 등장할 때가 있는데 특히 4마리서 몰려다니는 개들이 있다. 나는 쓰다듬고 싶어 다가가지만 녀석들은 계속 도망 다니던 어느 날, 겨우 꼬시는 데 성공하고 머리도 쓰다듬고, 턱 밑도 긁어주고, 배도 만져주고 하니 그 다음부터는 나만 보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 후로 내가 조림지 안에 있으면 조림지 철조망을 넘어서도 들어오고, 땅 밑을 파서 들어오기도 했다. 사람의 손길이 부족해서 그런지 몽골의 개들은 대체로 만져주면 막 따라다니며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사업장에 고양이가 등장했다. 주민들도 먹다 남은 음식이나 조리 중 나온 찌꺼기를 고양이에게 주기 시작했고 고양이는 사업장에 아예 눌러앉았다. 그리고 조림지에 자주 나타나던 개 4마리도 위협해서 쫓아내기까지 했다. 배 위에 올려놓으면 잠도 잘자고 애교도 있는 고양이라 많이 예뻐했지만, 계획 상 닭을 키울 예정이라 결국 차에 태워 바양노르로 가는 길 도중 버리고 말았다.

 

닭 5마리 

해충방지 대책이자 주민소득사업의 일환으로 닭을 키우기로 했다. 하지만 닭장을 짓고 근처 양계장에서 수탉 1마리와 암탉 4마리를 사오니 9월이 되어버렸다. 결국 해충방지 대책은 시간이 지나 내년에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주민소득사업이긴 하지만 달걀도 내년에야 낳는다고 한다. 결국 일단 한번 키워보는 것으로 하게 되었다.

아직 어린 닭이라 닭장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는 터라 조림지에서 쇠똥구리를 잡아 던져주면 무척이나 잘 먹는다. 뿐만 아니라 너무 작아 상품가치가 없는 당근도 잘게 썰어서 주면 잘 먹고, 다신칠링 내에 있는 밀 공장에서 모이를 얻어와 주기도 한다. 그런데 너무 잘 먹어서인지 모이는 딱히 배고플 때 아니면 안 먹기 시작했다. 닭장을 짓고 닭을 얻어오는 데에 우여곡절이라 해야 할까, 계획부터 실행까지 3달이나 걸린 터라 다음에 다신칠링을 담당할 단원이 이 닭들을 잘 키워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