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같은 봄이지만 다른 봄이다 – 최유정 단원

3월은 한국에서 들과 산으로 꽃놀이를 가기도 하는 따뜻한 달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그런지 봄이라는 생각과 함께 처음 비행기를 타던 그 순간부터 마음이 붕 떠있는 것 같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맡게 된, 두통을 일으킬 정도의 매캐한 공기조차 붕 떠오른 나의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몽골 특유의 건조하고 차가운 기후에 적응이 되자, 몽골의 모든 것이 즐겁고 아름다워 보였다. 몽골의 사람들, 문화, 언어 등 이 모든 것들을 접하며 그 새로움에 즐거워하는 동안, 몽골의 차가운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고 있었다. 몽골에도 봄이 찾아왔음에 나는 더욱 들떴다.

그런데 몽골은 나에게 자신들의 봄은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말라버린 호수와 강을 보여주었고, 들판에 풀과 나무가 없어 쉽게 휘날리는 모래바람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문화 또한 자신들의 아름다움 속에 숨어있는 가시를 어김없이 발휘하여 나를 찔러왔다. 말로만 들어보던 소매치기를 당한 것이다.

그것도 하루에 세 번. 처음 버스에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기 때문에 나머지 두 번은 그냥 미수에 그쳤지만 몽골에서 소매치기를 경험해 보았던 사람들도 일 년에 한번 겪을까 말까한 일을 하루에 세 번 연달아 겪었다는 것이 너무나 놀랍고 몸이 덜덜 떨려 올 정도로 두렵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마치 꿈과 같이 느껴지고 시간이 지나니 화가 나기도 하였다. 내가 방심하여 부주의하였기 때문이라 스스로를 채찍질 해보기도 하고, 잃어버린 지갑과 물건들이 아쉬워 우울해지기도 하였다. 모든 힘이 빠져 숙소로 터덜터덜 돌아와 침대에 풀썩 누워 버렸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기 시작하였다. 과연 그 돈으로 무엇을 할까…. 그렇게 추측을 해보자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세상 어디를 가나 빈부격차는 존재한다. 이는 지난 4년간 대학을 다니며 확실히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몽골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체험해보며 새삼스레 깨달았다. 그렇다면 나는 몽골의 아름다운 면과 그 속에 숨어 있는 가시를 한 달 안에 둘 다 경험해 본 것이라 할 수 있고, 이는 쉽게 경험해 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자 이를 무사히 경험해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앞으로 1년 동안 좀 더 깊은 생각을 가지고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경험임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몽골의 봄은 한국의 봄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광경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광경은 언젠가 올 것이고, 지금은 그저 새싹들이 움틀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