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추운 몽골? 아니 굉장히 덥다! – 이보람 단원

몽골은 덥다. 아니 우리 집이 굉장히 덥다. 춥다고 소문난 몽골에 와서 매일 덥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하지 않던 찬물 샤워를 몇 번이나 했다. 씻고 나와도 땀이 난다. 마치 매일 밤 열대야를 겪는 것 같다.

그런데 열대야와 같은 더위를 겪으면서도 울란바토르를 가득 덮고 있는 매캐한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
수 가 없다. 몽골에서는 대부분 석탄을 떼서 난방을 하거나, 석탄을 살 수 없으면 고무타이어나 쓰레기를 태워서 난방을 한다. 또 대부분의 에너지가 화력발전을 통해서 생산돼서 끊임없이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러다 보니 바깥에는 늘 매캐한 연기로 가득하고 저녁이면 더 심해진다. 맡아보지 않고서는 얼마나 심각한지 모른다. 몽골을 떠올리면 푸른 하늘과 맑고 깨끗한 자연이 반겨줄 것 같지만, 가장 먼저 반겨주는 건 절로 기침이 나오게 하는 매캐한 냄새다.


조림사업장 견학을 가기 전, 바가노르 광산에 들렀었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석탄의 대부분이 울란바토르에서 소비되며 앞으로 100년은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100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00년 후에는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화력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심각한 대기오염, 100년 후면 고갈 될 자원. 몽골은 사막화뿐 아니라 나중엔 에너지문제로 심각한 고통을 겪을 것 같다. 몽골의 넓은 초원에 부는 바람과 햇빛을 활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하늘, 슬픈 땅>
지금까지 네 곳의 조림 사업장을 방문 했었다. 에르덴 사업장에 갔다가 근처 종머드라 불리는 나무들이 서식하는 곳에 잠시 들렀다. 초원에 그렇게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자라 식생을 이룬 곳은 드물다고 한다. 그런데 그 근처에는 점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었고, 나무들은 죽고 있었다. 정말 처참한 현장이었다. 사람도 동물도 아닌 식물인데도 생명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무서웠다. 멀리서 보기엔 크고 튼튼해 보이는 나무들이 가까이 다가가보니 뿌리가 드러나있고 번개가 치는 것처럼 갈라지고 있었다. 생생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나무가 거의 없었다. 죽어가는 나무들을 보다가 올려다 본 하늘은 눈 부시게 파랬다. 넓은 초원과, 푸른 하늘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아름다운 만큼 땅은 슬펐다.

그렇게 주변에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우리 조림지에서 뿌리를 내려 자라나고 있는 나무들을 보니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특히나 이제 막 뿌리내리고 있는 어린 나무들은 정말이지 기특해 보였다. 그래서 보이는 나무들을 한 번씩 살짝 만져주고 왔다. 내가 가진 생명의 기운이 나무들에게 전해져서 씩씩하게 자라났으면 싶었다.

 

<..>
못 먹는 것이 많고, 무서워하는 것이 많으면 세상 살기가 힘든 것 같다. 나는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못 먹는 것도 많고 무서워하는 것도 많아서 참 힘들다. 그 중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바로 개다. 아주 작은 강아지부터 큰 개까지 개라면 그냥 다 싫고 무섭다. 본능적으로 몸이 거부한다. 항상 외국에 나가기 전에 개 때문에 걱정을 했고, 몽골에 오기 전에도 개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오기 전에 몽골의 개들은 다 송아지만하고 늑대 같다고 해서 엄청 두려워했는데 정말 와서 보니 길에 그냥 떠돌아 다니는 개들도 덩치가 다 셰퍼드고 허스키다.

조림지 근처에 개들이 꽤 있다고 하는 데 참 걱정이 된다. 내가 선택해서 왔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니 는 더 이상 피하지 말고 극복해야 될 부분이다. 내가 몽골에서 해야 될 일들 중 하나에 개 극복도 포함 시켜야겠다.

내용과는 상관 없는 사진, 바양노르 조림사업장 근처에서. 이제는 마치 8남매가 된듯한 사랑하는 우리 단원들. 벌써부터 떨어져서 살 생각을 하니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