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On the Road – 김한솔 단원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작지만 끝까지 꾸준히 밀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

-시인 박노해

* 

푸른아시아의 국내교육 동안 받은 우리 단체가 걷고 있는 길에 대한 나의 느낌이며, 이 느낌이 내가 푸른아시아의 단원 지원서를 내민 선택에 확신을 주었다. 출국 날까지 나는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매일을 다잡았으며 그 느낌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한국을 떠나왔다.  

그리고 첫 발걸음을 내딛고 바라본 몽골은 내가 그리던 그림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몸을 에워싸는 바람대신 따뜻한 햇빛, 드넓은 초원대신 빽빽한 건물과 차들, 그로 인한 매캐한 연기, 작고 추울 것 같은 게르가 아닌 넓고 따뜻하다 못해 더운 숙소가 날 맞이하고 있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마치 우리나라의 2000년대 초반을 보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사람이 살기에 좋은 도시적인 모습만 보고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마주하지 못하여서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 높은 건물에서 내려다 본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 

교육 내내 들었던 ‘몽골의 사막화’라는 단어는 수도 울란바토르를 벗어나면서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으로 견학 가는 일정이 있다. 각 사업장에서는 서로 다른 형태의 다양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에르덴은 잡초가 모래를 잡고 있지 않아 날리며 점사막화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종머드(зуун мод)는 백 그루의 나무라는 의미로 드넓은 초원에서 자생하는 소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을 신성하게 생각하여 이름 붙인 곳이다. 신성하게 여겨져 몽골에서 유명한 장소임에도 나무들이 방치되어 죽어가고 있다. 또 바양노르의 호수는 말라버린 흔적이 땅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사막화 지표식물인 하르간이 호수주위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자라고 있었는데, 원래는 그 위치까지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다신칠링으로 향하는 동안의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의 대부분이 강줄기가 말라버린 땅이었다.

– 에르덴의 점사막화 진행모습과 종머드(зуун мод) – 

*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너의 모든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잊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에겐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가 않죠
그저 되뇌이면서 되뇌이면서
나 그저 애를 쓸 뿐이죠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아이유, 서태지 -「소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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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아지는 바양노르의 호수 – 

소격동은 군사정권 당시 민간인들의 사찰 및 고문이 이루어졌던 기무사가 위치하던 곳으로 유명하다. 소격동 노래는 아름다운 남녀의 옛 추억에 대한 가사 같지만 이 당시를 배경으로 하였다고 한다.  

나는 이 노래의 배경을 알고 있음에도 노래를 들을 때마다 다른 의미로 해석하게 되었다. 호수와 강줄기가 말라가고 있는 몽골의 모습, 바로 환경적인 측면이다. 노래를 들으며 매일 머릿속으로 떠올리던 그림이 내 눈앞에 직접 가까이서 펼쳐지니, 사업장에서 차로 돌아가는 내내 절로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었다. 

몽골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어 아무리 사진에 잘 담아보려고 해도 담겨지지가 않는다. 눈에 경치를 입력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수십 번 든다. 몽골은 직접 오지 않고는 모를 몽골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 머무를수록 더 머무르고 싶은 정이 가는 나라다.  

이러한 아름다운 몽골이 전 지구적인 문제인 사막화가 눈에 보이게 일어나고 있는 장소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전 세계의 발전 속에 몽골이란 나라가 그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 나라들 중 하나가 되었다. 이에 대해 우리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사막화에 관심을 가지며 ‘드러나는 액션’, ‘보여주기식 액션’이 아닌 ‘진정한 액션’을 취해야 되지 않을까. 나 또한 여기 몽골 땅을 선택한 만큼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그 ‘진정한 액션’에 대한 고민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