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김한나 단원
#1_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몽골 몽골하리라
2015년 3월4일, “나 몽골 가요!”한지 오래 지나서 조용히 가려 했건만 출국 날 예상 가능했던 짐이 나를 당황케 짜증케 미안케하며 눈물을 쏙 뺐다. 추운 나라에 오는 건 정말 힘이 든 것 같으다. 우주복 패딩 안에 옷을 네 개나 껴입고 낑겨 낑겨 몽골 행 비행기에 겨우 탑승을 했더랬다. 그리고 깜깜한 저녁, 그토록 기다렸던 몽골 땅에 떨어졌다 ! 출국 날의 후유증을 달고 정신없는 한주를 보냈다. 핸드폰개통, 통장개설, 이민청, 건강검진, UB탐방 등등 이 곳에서 내가 진짜 사는 거구나 현실에 마주했다. 영하의 추위와 매캐한 공기에 대비해 단단한 준비를 하고 왔는데 날씨는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마스크는 필수템인 것 같다. 매년 달라지는 온도 때문에 몽골의 겨울은 꽤나 따뜻해졌다고 한다. 겁먹고 온 나에게는, 다행인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환경적인 시선으로는, 변해가는 몽골의 기후와 환경은 마냥 쉽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겠다.
#2_좌충우돌 8남매의 몽골생존기
길을 건널 때마다 엄마아아를 외치게 되는 울란 바타르의 교통은 너무나 복잡하고, 불안하다. 특히 길을 건널 때 초록불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몽골 인들이 건널 때 따라 건너야 한다. 정말 정말 정답이다. 어색하기만한 문화 속에서도 매일 노래 부르는 것은, 허니니 샤르승 마흐. 바가노르에서 먹었던 양고기 양파 볶음이다. 가끔 먹는 몽식들이 입에 잘 맞아 다행이고 내 오장육부가 건강하게 살아 있어주어 감사하다 ! 먹고 사는 문제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매일 느끼며 옹기종기 공동생활은 계속 되고 있다. 아직은 한국과 가족, 친구들이 그립지는 않다. 아직은 꿈 속에 있는 것만 같은 하루하루다. 편안한 집, 북적북적 알콩 달콩한 여덟 명의 공동생활, 가벼운 출근길과 꿀 같은 주말을 기대하며 지내고 있기 때문일까. 이 생활은 12분의 1일뿐. 이제 나는 어디로 가게 될까 !
나를 두근거리게 했던 처음 그 마음이 다시금 생겨나면서 점점 몽골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낯설고 당황스럽고 어쩌면 부담스러운 시선들이 가득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게 주어진 것들을 이 곳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지켜내야 한다. 새로운 시작은 늘 쉽지 만은 않지만, 내게 맡겨진 일들을 잘 감당해 내고 싶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것들을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무엇을 마주하던지 투명하게 그리고 이 곳에 사랑과 기쁨을 주는 격려자의 모습으로 서 있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