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5-[Main Story_제1회 테렐지 페어] 동아시아,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모을 때
지난 8월 7일에서 11일, 3박5일간 김근태재단과 (사)푸른아시아, (사)희망래일 등 3개 단체와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강동원 국회의원, 인천광역시 박우섭 구청장 등은 “대륙의 꿈과 희망 만들기”라는 주제로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 및 테렐지 국립공원에서 동아시아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모으기 위한 “제1회 테렐지 페어”(The 1st Annual Terelji Fair)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페어에서는 아시아의 통합과 공동체를 위한 평화, 환경, 철도와 경제협력과 관련한 포럼 /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환경 자원활동 / 인천광역시 남구청의 자매결연 도시인 몽골 준모드(Zuun Mod)시 방문을 통한 공공외교 활동 / 몽골의 문화 이해와 환경 체험을 위한 테렐지 국립공원 방문 활동 등이 펼쳐졌습니다. 몽골 테렐지에서 이재호 기자님이 전해드립니다.
2014년의 동아시아는 마치 한 세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 듯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 시대를 열어가면서, 미국·일본 중심의 해양 세력과 중국·러시아 중심의 대륙 세력이 곳곳에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칫 세계의 화약고가 될 수도 있는 동아시아를 평화의 지대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9일 몽골 테렐지 국립공원에서 열린 ‘제1회 테렐지 페어’를 통해 참석자들은 동아시아가 함께 철도,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함으로써 역내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방안이라고 꼽았다. 동시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아시아에 인식공동체를 만들고, 전통적인 국가 대 국가 외교 방식과 더불어 민간외교, 지방 정부외교, 의회외교 등 공공외교를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미세먼지·황사 문제가 동아시아 국가 간 협력 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데에 주목하며 “특히 몽골발 모래 폭풍으로 시작하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것이 몽골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라는 데에 의견을 일치했다.
남북 간 끊어진 철도 연결, 동아시아 전체 이익에 부합하는 것
철도는 물자를 이동시키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의 철도는 단순한 물자이동을 넘어 평화를 구현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동아시아의 철도망을 완성하는 것은 남북 간 끊겨 있는 철도를 연결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이는 동아시아의 가장 주요한 안보 불안 지역인 남북을 평화로운 상태로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철도가 이어지면 물자가 움직이고, 물자가 움직이면 사람이 이동하고 이를 기반으로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 물론 남북 간 철도 연결은 상당한 경제적 편익도 가져온다.
몽골이나 중국, 러시아 입장에서도 철도 운송이 활발해지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 특히 내륙국가인 몽골의 경우 철도 수송이 경제에 차지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푸른아시아 이신철 몽골 지부장은 “철도사업은 몽골의 국운이 달린 일”이라며 “자원 수송의 핵심이고 인적교류의 중추”라고 설명했다. 남북 간 철도 연결이 남북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주변국에도 핵심 이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동아시아 국가 간 협력 없이는 불가능해
동아시아의 협력이 필요한 또 다른 분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몽골발 모래 폭풍으로 시작하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것이 몽골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사)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은 몽골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아시아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를 “테라시아(Terrasia) 프로젝트”로 이름 짓고 아시아의 땅을 살리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라시아는 Terra(땅)과 Asia가 합쳐진 말로 아시아의 땅을 살리자는 의미다. 지난 2005년부터 유럽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프리카의 땅을 살리자는 테라프리카(Terrafrica)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활동을 하자는 것이다. 오 총장은 “사막화를 조성한 나라들인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대만 등이 공동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막으로 바뀌어버린 땅에 단순히 나무만 심는다고 해서 사막화 문제가 전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막화는 한편으로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난민신세로 전락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까지 포함된 해결책을 마련해야 완성된 해결방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동아시아, 같은 공동체라는 인식 있어야
철도연결과 사막화 방지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과제다. 하지만 동아시아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협력하기 힘든 과제이기도 하다.
동아시아는 다양한 갈등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따라서 국가 간 외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동아시아 국가 간 민감한 문제가 아닌,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공공외교라는 범주 안에서 해결해야 해결 가능성도 커지고 이를 통해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도 가져올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한편 올해 첫 번째 열린 테렐지 페어 참석자들은 앞으로 매년 몽골의 테렐지에 모여 동아시아 공동체의 방향을 모색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에는 몽골의 준모드시도 테렐지 페어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자세한 포럼 논의 결과다.
2014, 테렐지 다짐
우리는 자연의 시원인 테렐지 초원에서 환경, 평화, 철도, 공공외교를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이 주제들은 모두 유라시아 통합(intergration)과 공동체(community)를 위한 소중한 실천단위임을 깨닫고 우리의 다짐들이 지속가능하도록 내년, 후년, 그리고 반복으로 대답하는 인문(humanities)의 주체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 희망이 대륙의 꿈으로 뻗어 나아가길 소망한다. 우리의 다짐들은 아래와 같다.
■ 철도
우리는 남북 간 철도 연결은 국토의 연결뿐만 아니라 남북협력의 국민적 합의를 위한 메신저 역할을 넘어 새로운 유라시아 협력시대를 여는 개혁과 출발의 의미임을 깨닫고, (사)희망래일의 남북철도협력추진 위한 실질적 사업추진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 환경
우리는 몽골 사막화 방지 활동은 식목과 빈곤 제거의 문제를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아시아 차원의 협력모델인 테라시아(Terrasia)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을 다짐한다. Terrasia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미세먼지와 황사의 원인인 몽골의 사막화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몽골유목민의 주민자립공동체 실현을 통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사업임을 확신한다.
■ 평화
우리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연대활동을 통해 동아시아 역내 인식공동체 형성에 주력하고, 이를 위한 아시아 환경보호를 위한 시민사회활동과 연대하여 활동할 것을 다짐한다.
■ 공공외교
우리는 10년째 진행되고 있는 몽골의 준모드시와 인천 남구청 간 교류활동을 지방정부차원의 공공외교활동의 모범으로 생각하고, 이러한 모범을 양국의 타 자치단체에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며, 2015년 테렐지 포럼에 준모드시 공식참가를 환영한다. 나아가 한국의 ODA 활동을 공공외교 차원에서 강화되도록 각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인다.
2014년 8월 9일 제 1회 테렐지 포럼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