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4-[푸른아시아와 사람들] 지혜공유협동조합 유정길 이사장

Q. 지혜공유협동조합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A. 맨 처음 들었던 생각은 지역 내에 기본적으로, 누구든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능력, 지식, 지혜가 있다고 생각했고 서로 계속 가르치면서 지역협동체를 만드는 것이 저의 목적이었습니다. 지역의 풀뿌리 공동체를 구성하는 데에 목표가 있습니다. 

 

Q. 성공적인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에는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가요?

A. 우선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야겠지만, 지혜공유협동조합의 경우, 처음에 사단법인을 만들까 협동조합을 만들까 고민을 했었죠. 주변에 한 살림에 있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한테 물어보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힘들다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지금도 사실 제 활동이나 제 생각의 반 이상은 이 협동조합에 신경을 쓰고 있답니다. 이렇게 협동조합일을 하다 보니 일도 일이지만, 월급도 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또 월급을 주려고 더욱 바쁘게 활동 중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네요. 하하 

Q. 그럼 왜 사단법인이 아니고 협동조합인가요?

A. 처음 만들 때 고민을 했어요. 보통 협동조합은 출자금을 냅니다. 그래서 저는 돈을 내면 내는 만큼 결합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결합력이라는 게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인데, 그 결합력이 높다는 것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것이니까 그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협동조합의 원칙 중에 협동조합간의 “협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협동조합 내부에는 서로 협동을 해야 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민우회, 생협, 아이쿱 같은 주위 협동조합에 ‘우리는 협동조합이니 서로 협동해야합니다, 도웁시다’ 라며 이유를 만들기에도 좋아 선택하게 되었던 부분도 있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의 공헌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지역의 단체들과 많이 교류를 해야 하고, 그런 면을 생각해봤을 때 지역의 풀뿌리 단체와의 협동을 할 수 있는 강점을 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지혜공유협동조합은 어떻게 운영되는 건가요?

A. 우선 5명만 모이면 프로그램이 됩니다. 주부들이 모여서 영어책을 읽기도 하고, 물건도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운영구조인데 이게 참 만만치가 않아요. 저희는 강사 6, 대관료 1, 운영비 3 , 이렇게 6:1:3으로 합니다. 만약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하면 1인당 1만원씩 참가비를 걷습니다. 그래서 강의를 2시간 하면 강사에게 3만원, 대관료 5천원, 운영비 1만 5천원이 됩니다. 현재 저희 프로그램이 1달에 평균적으로 약 30개가 있는데, 최소 5명씩 30개가 운영된다고 해도 45만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이게 운영도 어렵고, 그에 따른 활동비 지원 같은 부분도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출자조합원뿐만 아니라 후원조합원도 받아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Q. 협동조합은 경제적인 면과 공익적인 측면을 상당히 세심히 고려해야 하지 않나요?

A. 예 그렇죠. 협동조합도 두 가지로 나뉩니다. 사업적 성격의 협동조합과, 공공의 결사나 공동체 성격의 협동조합같은 사회적 협동조합이 있습니다. 사업적 성격으로 나아가다보면 그냥 기업처럼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너무 공익의 성격을 고집하다보면 협동조합의 존립이 어려워지죠. 그래서 그 두 가지의 균형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도 시작한지 이제 겨우 1년이 되어가니 분명 어려움도 있지만, 조금씩 안정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지혜공유협동조합을 하면서 느낀 점이 많으시겠지만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A. 가장 재미있는 점은 협동조합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다는 것입니다. 그런 좋은 분들과 함께 온라인에서도 지속적으로 만남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BAND’라는 것 혹시 아시나요? 밴드는 모임을 더 편리하고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커뮤니티 서비스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밴드에서는 500명 정도가 후기도 올리고, 피드백도 주면서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