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몽골] 저 멀리 남쪽에는 누가 살길래 – 이호준 단원

4월 4일 드디어 돈드고비에 도착했다. 나는 이 곳이 고비사막과 상당히 가까운 곳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고미사막을 보려면 남쪽으로 더 내려가야 한다고 했다. 돈드고비라는 말은 직역하자면 중간사막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고비사막이라고 하는 말은 두 번 말한 것과 같다. 마치 족(足)발처럼 말이다.

돈드고비는 2013년 포장도로가 깔려서 예전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승용차로 갔을 때 4시간 전후로 도착을 했었다. 그리고 버스로는 6시간 정도 걸린다. 6시간이면 사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이 가능한 시간이라 굉장히 길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몽골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인 홉스골은 버스로만 25시간을 가야하고, 또 거기서 2시간을 봉고차나 러시아산 자동차인 푸르공을 타고 가야한다. 내 생각이지만, 몽골사람들은 6시간이 그렇게 긴 시간이라 여기지 않을 것 같다.

 

돈드고비에서 산지 이제 한 달이 다되어간다. 내가 사는 돈드고비 내 만달고비 시는 인구가 만 3천여명 정도 되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도시이다. 내가 여기 살면서 받았던 가장 많은 질문은 인터넷이 되냐는 것이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잘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또는 시간낭비서비스라 불리는 SNS도 정말 잘된다. 물론 온라인 게임이나 실시간 동영상 같은 것은 보기 힘들지만, 멀리 한국에서 두고 온 내 가족과 친구들과의 연락은 문제없이 하고 있다. 이번 달은 2014년 신 조림지가 될 부지에 주민들과 함께 울타리를 만들었다. 나는 나무 심을 때만 구덩이를 파는 줄 알았는데, 300여개의 구덩이를 파는 동안 재미도 있었지만, 군대 생각도 많이 났다. 첫날은 힘이 잘 들어갔는데, 이튿날은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팔은 후들후들 거렸다. 그래도 금방 회복이 되서 나흘째부터는 일을 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걱정되었던 것이 언어문제였는데, 생각보다 잘 풀어나갈 수 있었다. 주민들은 내가 한 단어라도 말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늘 집중해서 들어주셨고, 어떤 의도로 이 단어를 말했는지 금방금방 헤아려주셨다. 예를 들자면, 내가 문(門)이라는 단어를 몰랐을 때 “들어가다 나오다 만들어요?”라고 말하면, 주민들께서 알아들으시고 바디랭귀지를 섞어가며 “곧 만들거야”라는 말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벌써 한 달이 가버렸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재미난 일들이 있을까. 기대해본다.

한국에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와서 며칠간 기분이 많이 우울했다. 어떤 말을 적어야 될지도 모르겠다.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멀리서나마 감사인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