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그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 속에 묻어둔 채 – 바가노르 사업장 공정희 단원

지난 주말은 1년간 몽골에서 보낸 날 중 가장 배부른 날이었다. 바로 몽골의 설 차강사르!
한국에서 명절 과식이 흔한 일인 것처럼 차강사르에도 보통 3~5kg씩 체중이 증가한다고 할 정도로 먹을 것이 풍족하다. 차강사르에는 여러 지인의 집을 돌아다니며 보쯔(고기로 속을 99%채운 찐만두), 삶은 고기, 마유주(말 젖으로 만든 몽골 전통 술) 등을 하루 종일(정말 끊임없이) 먹는다. 타지에서 보내는 설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하던 가족들의 안부전화가 무색하게 나의 차강사르도 풍족했다. 정 많은 몽골사람들의 배려로 차강사르 당일 아침 지인의 가족모임에 함께하며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몽골의 설 풍경을 직접 경험했고,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보쯔와 마유주를 먹느라 숨이 턱까지 찬 차강사르 연휴를 보냈다.

이렇게 친구들과 주민팀장님의 집을 방문하며 북적북적 명절기분을 내는 중에도 빠지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차강사르의 들뜬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작별인사였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우리는 당장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이별의 현실을 잊지 않고 있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아쉽다. 언제나 마음이 뭉클하고 서운하다. 마지막이라는 것에 대한 이 식상한 감정, 그러나 아무리 식상하다고 해도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심란해지는 시기, 오늘로 파견종료 D-4

바가노르에서 겨울사업으로 진행했던 홍보공간을 정리하고 KCOC워크숍에 참석하고, 또 ㅏ차강사르까지 1월을 정신없이 보내고 보니 귀국이 코앞이다. 몽골에서 지내던 날들 중 가장 빨리 시간이 흘러가버린, 그래서 정신 차리고 나니 그 어느 때보다 아쉬운 하루하루.

사실 몽골지부에서 1년 더 근무하기로 결정했기에 이번 귀국은 완전한 헤어짐이 아닌, 오히려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며 그리운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것은 함께하던 주민직원들, 바가노르에서 또 다른 가족이 되어주셨던 이곳의 친구들, 작년 이맘때부터 마음으로 의지하며 너무나 정이 들어버린 타 기관의 단원들, 그리고 항상 내 옆을 지켜주던 파트너 현진이와의 이별이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겠다며 몽골을 선택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나에겐 가치와 신념뿐만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이 남았다. 마지막 그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 속에 묻어둔 채.
즐겨듣는 이별노래의 제목처럼 지금 헤어짐의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 속에 묻어두고 몽골지부 활동가로서의 한해의 준비해야 할 때다. 새로운 사람들과 또다시 함께하며 그들을 통해 이곳 몽골에 나무를 심고, 가치를 심고, 또한 사람을 심기 위해!

                                                  <차강사르에 어욘토야 주민팀장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