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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의 계절 – 바가노르 사업장 공정희 단원

몽골에서의 12월은 특별하다. 부산스럽고 화려하고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한국으로 치면 송년회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 신질파트(새해파티)라는 것이 12월초부터 계속 된다. 도시의 규모가 작아 식당이나 술집이 많지 않은 바가노르의 경우에는 거의 모든 공간이 신질파티로 예약 완료. 개인적으로 또는 소규모 모임에서 예약 없이 외식을 하는 것이 불가능 할 정도이다. 사람들이 모여 밥 먹고,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정도의 기본 코스(?)는 한국의 송년회와 비슷하지만, 현지인들이 생각하는 신질파티의 중요성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자리 그 이상이다. 일 년 동안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스스로 보상을 주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마무리하는 송년모임의 취지를 정확히 살린다고나 할까. 그래서 몽골의 신질파타는 한국의 송년회보다 조금 더 화려하다. 모든 사람들이 연말 시상식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드레스와 멋진 정장을 차려입고 파티에 참석한다. 그리고 (어찌 보면 조금 유치하기도 한 명분을 붙여) 서로에게 상을 준다. 이와 더불어 참석자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사람이나 지난 한 해 가장 열심히 일 했던 사람을 선정하여 상을 주기도 한다.

매일 신질파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들뜸과 설렘 가운데 조금은 풀어져도 괜찮을 것만 같은 몽골의 12월. 그 분위기에 취해 나의 연말도 그 어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다. 푸른 아시아 지부 직원들과 함께 한 신질파티부터,  KCOC단원들과 개인적으로 함께 보낸 연말파티, 몽골에 있는 한국 청년들과 함께 밤을 지새웠던 크리스마스파티 등등, 체력적으로 고단했던 여름과 심리적인 방황이 컸던 조림사업 종료 후의 시간, 가끔은 외롭고 또 가끔은 한국이 그리워 힘들었던 지난 일 년의 이 곳 생활에 대해 보상받은 느낌이랄까.
치열한 삶과는 거리가 먼, 너무 눈 앞의 것들만 보고 현재에만 충실한 몽골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항상 비판했었는데, 이번만큼은 인생을 충분히 즐기며 살아가는 몽골 사람들의 여유가 새삼 부럽게 느껴졌다. 스트레스와 책임감, 미래에 대한 두려움들을 내려놓고 한 템포 쉬어가기. 일 년에 한 번인데 뭐. 대책 없이 신나게 즐기고 나니 정신적으로 재충전이 된 것 같기도 하고, 2014년에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적어도 같은 패턴의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것, 나를 위한 선물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있는 연말을 보내다고 믿는다.
그럼 자~알 놀았으니 이제 더 힘을 내서 마무리 보고서 작성을 시작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