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맞이하며 – 에르덴 사업장 백민주 단원

에르덴 사업장 백민주 단원

12월이 간다. 2013년이 간다.

어느새 몽골에 온지도 열 손가락을 모두 접는, 10개월 차가 되었다

한창 바쁘던 조림시기에 언젠가 여유 있는 겨울이 온다면 나는 여름의 규칙적인 생체리듬을 따라 아침 일찍 일어나고, 다이어트도 하고, 일하며 소홀했던 몽골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러다여유가 생기면 불타는 의지로 사왔던 토플 단어 책도 떼고 당당히 푸른아시아 지부에 기부하고 갈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

지난 여름, 매일 아침 6, 빠르면 새벽 5시에도 벌떡벌떡 잠에서 깨어났던 것이 참으로 꿈같다. 해가 늦게 뜨는 몽골 겨울에서 나는 아침 8시의 모닝콜을 듣고 일어나도 아 아직 밤 같다라는 느낌과 함께 다시 잠에 들어버린다. 월화수 진행되는 주민교육이 끝나고 나면 나는 잉여인간으로 변신한다. 11월은 그래도 열심히 운동하고 매일 공부도 했는데 지금의 나는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단순한 생활패턴을 갖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 에세이를 쓰고 있는 것을 보니 아직은 개선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조금은 알찬 하루를 보냈다.) 부끄럽지만 이런 잉여생활을 에세이에 쓰는 것도 개선의지를 불태우기 위해서다.

이제 몇 일 뒤면 1월이다.
2014
! 사실 나는 연도가 바뀌는 것에 무감각한 사람이었다. 하루, 아니 1초 차이에 13년인지 14년인지 숫자만 바뀔 뿐인데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숫자에 불과한 나이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 어린 편이라지만 아무튼, 나는 내년에 벌써 23살이다! (내심 신체나이도 23살인지 걱정도 된다…) 으악!

어쨌든 새 해가 시작되는 만큼 나도 이제 이 잉여생활을 접고 다시 사람답게 살아보려 한다. 매일 아무 때나 먹고 싶을 때 만들어 먹었던 몽골 음식도 이제 조금 자제를 하고, 밥을 먹고도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찾아 다녔던 각종 간식거리, 없으면 만들어라도 먹었던 야식 사랑은 이제 끝! 운동+공부를 병행하며 알차게 살아야지!라며 다짐을 해본다. 때마침 창문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이 눈에 띈다. ‘먹고 싶은 것을 다 먹는 것은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다. 인생을 경계선 없이 살면 기쁨도 줄어드는 것이다톰행크스한창 운동 열심히 할 때 페이스 북에서 보고 우리를 위한 말이라며 붙여놓은 포스트잇 인데 이렇게 내 양심을 찌르게 될 줄이야!
새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한국 갈 날이 이제 정말 안 남았다!!!!!!!!!!!!!!!!!!’

[10월의 어느 날 뒷 산에 올라가 보았던 일출: 곧 다가올 1 1일에 일출 보러 가면 얼어 죽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