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정부간 패널(IPCC) 5차 보고서 해설: 명확해진 인간의 책임
오기출(푸른아시아?사무총장)
?2013년?9월?27일?금요일,?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중대한?발표가 있었다.?전 세계?800명 이상의?과학자들이 참여해서 지구 기후변화를 분석한 보고서인?‘기후변화 정부간?패널(IPCC)?5차 보고서‘(이하?IPCC 5차 보고서)를 여기서 요약 발표했다.
IPCC는?1988년 지구의 기후변화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2천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해서 구성된 기구이다. 2007년?4차보고서를 발표하고 세 차례로 예정된?5차 보고서 발표 일정 중 올해?9월?27일 첫 보고회를 열었다. IPCC는 기후변화에 관한 한 가장 권위가 있는 기구이고 그 보고서도 가장 권위 있는 문서이다.
유엔,?각종 국제기구,?각국의 정부,?과학자, NGO들,?기업들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기후변화 정책과 행동계획을 만들기?때문에?IPCC가 이번에 발표한?보고서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5차보고서에 대해 유엔,?미국,?일본,?중국,?인도,?기후변화 피해 국가들은 동시에 즉각 깊은 관심을 보였고 문제제기를 했다.?그러나 기후변화로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으로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질 수밖에 없는 한국은 무슨 일인지 조용하기만 하다.?기후변화 대응에 조용한 한국 정부,?언론을 보면 답답하다.?
공기 중 온실가스 지난?80만년 중 최고치를 기록?
IPCC 5차 보고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미 지구의 대기를 구성하는 물질 중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메탄,?산화질소의 양이 지난?80만년의 지구 역사에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지구 온도 상승과 기후변화를 만들어낸 원인의?95%가 인간의?활동에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Extremely likely)?산업 혁명 이후 공기 중 이산화탄소 양이?40%가?늘었다.?이로 인해?21세기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적게는 지금보다(지난?100년간 평균 섭씨0.74?상승)?섭씨?0,3도에서 많게는 섭씨?4.8도까지 오를 것이다.?바다 수면이 적게는?26cm,?많게는?82cm?상승한다.
바다는 빠르게 산성화되고 있고 바다의 생명은 고통에 놓여 있다.?발생한 이산화탄소의?1/3을 바다가 흡수하고 온실효과의?90%를 바다가 흡수하고 있다.?결국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홍수와 극단적인 사막화와 건조화가 진행되고 있다.?식량위기,?물 위기 등으로 인류와 지구생명에 매우 삭막한(starkest)?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5차 보고서는 덧붙여 유엔이?194개 국가가 참여해서?2011년?‘더반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세운 지구 기온 섭씨?2도씨 제한 목표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지금부터 지구온실가스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지구 기온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면서 즉각적으로 지구온실가스 생산을 중단해야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2001년?IPCC는 기후변화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66%에서?2007년?90%,?이번에는?95%의 책임이?인간에게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도 중요하다.?결국 기후변화를 만들어낸 장본인이 인류이고 인간이 기후변화 저감과 적응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때문이다.
?IPCC 5차 보고서에 대한?UN?및 여러 국가의 반응
IPCC 5차 보고서가 발표된 지난?9월?27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인도 수상 싱흐는 기후변화 대응 의제를 갖고서 백악관에서 만났다.?거기서 미국과 인도가 공동으로 지구온실가스 중 매우 위험한 수소불화탄소(HFC)의 공동 감축을 선언하면서 수소불화가스를 지구적인 범위에서 감축하는 데에도 함께 노력한다는?합의를 했다.?그리고 이를 위해 미–인도 실무그룹 구성에도 합의했다.?이는 지난?6월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모여 합의한 수소불화탄소 공동감축에 이어 진행한 합의이다.?온실가스를 대량 생산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인도도?지구온실감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냉장고,?에어컨 등의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의 감축은 앞으로 한국의 대미,?대 중국,?대 인도 수출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검토해볼 이슈이다.?
유엔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직접?IPCC 5차 보고서에 대해?“지구온실가스를 저감하는 데 각 나라의 정부가 철저히 논의해야 할”?중대한 사안으로 발표를 했다,?반 사무총장은?“기후변화는 계속되고 있고,?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도 강력한 행동을 촉구하면서 이번?5차 리포트에 대해 인류에게 긴급주의를 요청하고 중대 사안으로 발표했다.?아울러 그는?5차 보고서가 갖고 있는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고 핑계를 대는 사람들에 대해 매우 위험한 짓을 하는 자들로 비난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의 이 발언은?‘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는 자연적 현상이지,?인간의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는 주장을 하는 과학자들이 있다.?또?“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은 기후변화 공포를 만드는 사기이다”라고 주장하는?사람들도 있다.?이 사람들을 우리는?‘기후변화 회의론자’라고 부른다.?이번에도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5차 보고서에 대해?즉각 대응을 했다.?1998년과 비교해서 기온이?15년 동안 오르지?않았다는 점과 기존?IPCC가 낸?보고서에는?10년마다?섭씨?0.2도가 오른다고?예측했는데 그 예측이 빗나갔다는 점을 비판의 핵심으로 들고 있다.
그런데 이번?5차 보고서는 이런?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반박을 충분히 고려해서 작성을 했고 기후 예측에 대한 분석기법을 고도화했다는 평이다.?회의론자들이 예로 드는?1998년은 특이하게도?엘리뇨 현상이 심했던 예외적인 기간이었고 지구 기온이 이상 현상으로 올라갔다.?회의론자들이?1998년을 기준으로 삼아?그 이후 기온이 올라가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는데, 5차 보고서를?발표하면서 과학자들은 충분하게 해명했다.
IPCC 5차 보고서는 향후?2차례 더 수정해서 발표를 할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지구 기후변화 예측과 대응의 긴급성을 밝히면서 인간의 책임을 분명하게 한 것은 향후 중대한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5차 보고서 발표 이후 바다의 수면이 상승하면서 환경난민이 된 섬나라 주민들은 즉각 선진국에게 책임을 물리는 행동을 시작했다.?이렇게?5차 보고서의 파장은 다각도로 앞으로 나타날 것이다.
침묵하는 한국
5차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문제는 인류적인 현안으로 밝혀졌다.?아울러 미국과 중국 인도가 기후변화 대응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이들 국가는 서로 간의 통상 무역 협상을 맺으면서 다른 나라들에 대해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후변화 현안을 활용할 것이다.?문제는 한국과 같은 나라이다.?미국,?중국,?인도 등의 국가들이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후변화 현안을 통상 무역과 기술 표준등에 적용을 시작하면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일방적으로 이를 수용해야 한다.?그런데 한국 정부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있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위기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침묵하고 있다.
나는 한국 정부에게 다시 촉구하고 싶다.?
한편으로 인류와 지구 생명을 위한다는 점과 다른 한편으로 국가 경쟁력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이번?5차 보고서는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IPCC 5차?보고서가 앞으로 지구촌에 끼칠 영향에 대해 그리고 행동계획에 대해 한국 정부도 면밀히 검토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