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4-[푸른아시아와 사람들]몽골 돈드고비 ‘고양의 숲’ 주민 직원 인터뷰
차가운 기운을 담은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햇빛은 여전히 따가워 오랜 시간 태양아래 서있기는 힘든 날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드고비 아이막 사잉차강 솜의 고양의 숲 조림지는 바쁘기만 합니다.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목을 축이며 갈증을 달래나 싶더니 주민들은 바로 일어나 두 개의 양동이에 한가득 물을 담아 나무에 물주기를 시작합다. 부지런히 쉬지 않고 움직이는 몸짓을 보면서 잠시지만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그들이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바쁘게 일하는 그 분들을 양해를 구하고 잠시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이 곳에서 일하게 된 그들의 사연이 자못 궁금해 실례를 무릅쓰고 잠시의 시간을 빼앗아 그들의 투박하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오랑비릴크(여, 46)>
Q. 우선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이곳이 나고 자란 고향이며 ‘고양의 숲’에서 일한지는 3년 정도 됐습니다. 남편 없이 3명의 자녀를 둔 가장으로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정부에서 여성가장에게 지원되는 보조금이 전부였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일이 필요했는데 이곳에서 일자리를 주어 생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아이들 3명 모두 이곳에서 함께 일하고 있어 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Q. ‘고양의 숲’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여성 가장이다보니 솜청에서 다른 사람보다 우선순위로 나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생기면 소개를 시켜주는데 여기 조림지도 솜청에서 소개해줘 일하게 되었습니다.
Q. 3년간 일하면서 삶의 변화가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
-무척 행복합니다. 지금 이렇게 일할 수 있고 이곳에서 나오는 월급으로 우리 식구가 먹고 살 수 있어서 일이 없을 때 막막했던 생계에 대한 걱정이 없어져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일자리를 얻은 것에 기뻤는데 일하다보니 이곳에서 내가 하는 일이 고향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고 나니 더 보람을 느꼈습니다. 물론 날이 더울 때 일하는게 힘들지만 내가 나무를 심고 물을 줘서 커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나의 일이 고향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 기쁘고 사막화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나승바트(여, 45)>
Q.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이곳이 고향은 아니지만 시댁이 여기여서 2010 가을에 이사 와서 남편과 함께 고양의 숲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3명인데 다 자라서 결혼했고 다른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Q. ‘고양의 숲’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어머니가 일자리가 있다고 소개해줘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는 평생 이곳에서 사신 분이라 마을 소식을 잘 알고 계셨고, 우리 부부가 이주한 이후 일자리가 없는 걸 걱정하셨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고양의 숲 조림장에서 주민을 고용한다는 정보를 시어머니께서 듣고 적극 권해주셨습니다.
Q.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 나무를 심는 일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나무를 심는 일은 소중한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일로서가 아니라 나무를 친자식처럼 기른다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친자식처럼 소중하게 기른 나무들로 모래 이동이 확실히 감소해 지역 주민들이 모두 좋아해 나무 심는 일이 더 좋아졌습니다. 올해부터 조장이 되어 우리 조원 15명도 관리하는 등 책임감이 더 생겨서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잠시의 인터뷰가 끝나자 바로 일을 시작하는 그들을 보며 느낀 우직함과 감동은
순간 우리를 말없이 그들의 작업을 한동안 지켜보게 만들었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