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 한 나, 떠난다! – 바가노르 사업장 김현진 단원
바가노르 사업장?공정희 단원
축제의 달 7월이다! 나담 축제가 기간 전부터 다이어트를 했다. 일을 마친 후 운동을 할 힘은 없었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덜 먹기’. 곧 죽어도 ‘안 먹기’는 불가능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랄까. 거의 일주일 넘게 내 삶의 활력소였던 ‘빵, 과자, 탄산, 밀가루 음식, 고기’ 등, 아무튼 지방을 쌓아 올리는 소리가 들리는 모든 것들을 멀리했다. 몸이 좀 가벼워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었으나, 도무지 일을 할 힘이 나지 않았다. 풀과 벌레를 벗 삼아 벌러덩 누워서 쉬는 것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델을 받고 UB로 떠나는 날! 들떴다. 완전 들떴다. 심지어 근무를 마치자마자 씻고 유비로 향할 정도였다. 그 동안, 긴 패딩→바람막이→등산복→등산화 라인을 고수했던 나는 빨간색 예쁜 델과 신발을 보며 흐뭇했다.
‘그래, 나는 한국인이야…!’
첫 째 날, 잉흐마 팀장님과 신혜정 대리님 덕분에 화려한 개막식을 볼 수 있었다. 역시 대륙은 규모가 달랐다. 세계 어딜 가나 군인들의 열 맞춘 행진은 멋있는 것 같았고, 말과 혼연일체가 되는(?) 서커스 수준의 말 공연도 최고였다. 마두금 연주회 역시도 마치 고급 오케스트라를 보는 기분이었다. 비록 공연 도중 벨소리도 울리고, 카메라 셔터도 터지는 등 내 상식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아름다운 음악과 예쁜 옷을 입은 나, 모든 것이 다 좋았다. 물론 가장 좋았던 것은, 호쇼르, 닭꼬치, 아이스크림, 그리고 시골(바가노르)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생맥주! 약 8일간의 다이어트는 별로 의미가 없었다. 델을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지만 델을 입은 채로 섭취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소화시켰다. 정말 시작부터 대만족인 첫날이었다.
둘 째 날은 에너지를 조금 비축했다. 다른 NGO 단체 친구들과 함께 삼겹살에 맥주파티를 열었다. 소박하지만(?) 배부르게 많이 먹었다. 삼겹살에 상추, 흑맥주, 그리고 기타와 노래, 환상의 하모니를 자랑하며 큰 소리로 대낮을 보냈다. 그리고 밤에는 …. Silence white !
우리 체력에 비하면 축제는 지나치게 짧았다. 바가노르로 내려와야 하는 날.
‘언니, 우리 지금 델 입으면 터질 것 같아요
‘어제 열심히 놀아서 괜찮아’
‘여기 여기, 팔이랑 얼굴에 막 살 덩어리들이 붙어 있는 것 같아요…’
‘오늘부터 다시 다이어트하자’
내려오는 길에 KFC에서 치킨을 샀다. UB나담의 시작을 KFC로 시작한 우리 바가노르로 내려와서도 예능프로를 보면서 한 통을 거의 다 먹었다.
‘현진아, 살쪘지?’
‘현진 단원 얼굴이 더 좋아진 것 같네요’
-> ‘네, 맞아요, 좋아졌답니다………’
나담을 핑계로 얼마나 먹었던지, 얼굴을 다 가렸는데도 이런 소릴 들었다. 그러나 정신 못
차리고 나는 계속 먹었던 것 같다. 파견 전 잠깐 나왔던 ‘몽뚱이 달리기’ 얘기가 생각났다.
내가, 1등하는 건 아닐까 …… 뭐든, 1등은 좋은거니까.
나담을 전후로 내 생활은 놀자판이 되었다. UB 나담 뿐만 아니라 헨티 나담까지도 장악하면서 밤 새 놀고먹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흡사 좀비와 같은 모습으로 조림장에 나가 헉헉대면서 일을 했다. 그렇지만 아직도, 7월 31일! 오늘도 나는 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