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평원을 걷고 있다 – 바양노르 사업장 황규태 단원

 

 

바양노르 사업장 황규태 단원

몽골의 평원을 걷고 있다. 햇빛이 참 강하다. 황사바람이 불규칙적으로 강하게 분다. 생전 보지 못했던 작은 날벌레들이 눈, , , 귀를 가리지 않고 들어온다. 모든 건 다 예상했던 일들이다. 머릿속으로는 다 염두에 두었던 일들이다.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했다하지만 막상 겪어보니 나도 모를 짜증이 수시로 마음을 어지럽힌다.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구나. 스스로 생각해 본다. 그래 나도 사람이니까.

이제 몽골생활을 시작한지 4개월이 다 되어간다. 돌이켜 보니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바양노르로 내려왔을 때 주민들과 의사소통도 쉽지 않았다. 말은 차치하고 그들의 행동양식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나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그들의 모습이 이해하기가 싫었다는 표현이 솔직할 것 같다.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식재 구역 도면을 받았을 때 일을 처리해 나감에 있어 여러 입장들과의 소통도 답답한 면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이곳에서의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나의 생각도 점차 평온해 지는 것 같다. 서투른 나의 글 솜씨로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지만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 있다 보면 마음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그런 것 같다. 모든 것이 바쁘게만 돌아가고, 자신의 인생을 뒤 돌아볼 시간도 없던 한국에서의 생활에서는 접해 볼 수 없었던 심적인 여유를 느껴 볼 수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 나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궁금함이 항상 컸고, 그것을 체험할 수 있는 1년간의 파견단원 생활에 큰 매력을 느꼈었다. 사막화 방지도 좋고, 주민자립도 좋지만 우리에게 정말 생소한 몽골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가 되었었다. 그러나 그러한 초심을 잠시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을 잊고 있었나 보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밖에서 찾을게 아니라 내안에 있는 것이었는데, 역시 머리로는 다 알고 있었지만 나의 단편적인 생각들이 그런 것을 흐렸던 것 같다

이제는 잠시라도 나의 판단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이성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큰 자연 앞에서는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이겠는가. 그저 잠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옆에서 조용히 관조하고 싶다. 나무를 심으면서 온전히 내 마음의 정성을 다했던 기억이 난다. 거창하게 말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너무나도 진부한 것 같다. 그저 나무를 심는 행동들, 그러면서 느꼈던 평안했던 나의 마음들 그 자체가 좋았다. 그리고 그런 소중한 시간들을 항상 같이했던 주민들과도 점차 가까워짐을 느낀다. 단지 살아왔고 처했던 환경이 다르니까 당연히 나와는 다른 생각을 했던 것인데 그것이 틀렸다고 단정 지었던 나의 생각을 반성해 본다. 며칠 전 몸이 좋지 않아 울란바타르에서 치료를 받고 왔다. 나를 보며 순수하게 나를 걱정해 주는 그들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던 기억이 난다. 내가 여기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몽골에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여기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사는 게 좋은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나만의 생각에 빠져있기 보다는 많은 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다. 이곳의 자연도, 사람들도, 그들의 문화도 그리고 변해가는 나의 생각들도. 많은 것을 느끼기 위해 다시 몽골 초원으로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