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격해지고 있다! – 바가노르 사업장 김현진 단원

 

 

바가노르 사업장 김현진 단원

 

 

나무를 키우는 유유자적한 일상

..이라고 생각했다!

정신적 혼란을 거듭했던 5월이 끝났다. 조림과 관련된 문제들뿐만 아니라 체력적 문제와 정신적 갈등들이 겹쳐졌던 5월이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 보다는 정신이 더 힘든 한 달이었다. 어쩔 때는 새벽 출근 길, 정희언니와 함께 걸어갈 때에는 괜찮다가 2조림지 휴게실 앞에만 도착하면 속이 울렁거릴 때가 있었다.

 

550분 출근이 시작 된 후에 오히려 내 몸이 서서히 가벼워지고 조림지에 가는 길, 주민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편해질 때 쯤 나는 이제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5월에 겪은 일보다 더 큰 일은 발생하지 않으리라 믿었으며, 더 이상 그 어떤 문제도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평범하고 보통이라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인가보다. 날이 서서히 더워지자,

벌레들이 난동을 부렸다. 휴게실이 너무 더워 밖에 앉아 점심을 먹을 때에는 개미 떼가 몰려왔고 가지치기를 하려고 고개를 숙이면 나무가 아니라 벌레들이 내 눈 앞을 먼저 가로 막았다. 정말 빨, , , , 파랑색 벌레들을 다 본 것 같다. 연두색 KCOC 조끼를 입자마자 이 조끼를 반겨준 것은 다름 아닌 벌레들이었다.

으아! ~말 싫다! 아무리 내 조끼가 포플러 색과 똑같다고 해도 수시로 와서 앉아있다니!!

벌레가 싫은 정희언니와 나는 전지가위를 들고 포플러를 가꾸어 주다가 벌레를 자르기 시작했고, 점심시간 우리 주위에 있는 개미들은 투석형에 처했다. 처음에는 징그러워서 소리에 소리를 지르며 벌레를 처리했지만 이제는 벌레들만 보면 자연스럽게 가위와 돌을 들게 된다. 나는 정말 거칠어지고 있다.

 

내 일상 또한 다이나믹했다. 평소에 뭘 잘 떨어트리고 다니던 내가 열쇠를 문에 꽂아놓고 집으로 들어간 것이다. 열쇠를 잃어버린 것도 몰랐던 나는 그날 밤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고 집 문을 열고 들어온 것에 대해 아무 의심도 못하고 무서워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열쇠를 꽂아놓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살까지 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현지인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문제를 해결했지만 내 순간의 실수가 자칫하면 우리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내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절대 단순한 노동이 아니다. 집중해서 풀어가야 할 것도 많고 신경 써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내가 기존에 누리던 방식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점점 단순해지고, 때로는 통제가 불가능하며, 바보 같은 행동을 할 때가 많다. 시간이 흘러가면 좀 나아질까? 벌써 조림 사업은 반으로 접어들었고 한 해를 놓고 보면 이미 반년이 흘렀다. 단순해지고자 하는 게으름에서 벗어나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