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 난 누구 – 바가노르 사업장 김현진 단원

 

바가노르 사업장?김현진 단원

3월 8일. 하늘 길도 쉽사리 몽골 행을 허락하지 않았고 하루가 지나서야 몽골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좋아 보였던 방에서 다섯 여자들의 일상이 시작 되었다. 나름의 원칙을 정하고 공금도 걷고, 나에게 있어 몽골 생활은 굉장히 무난한 듯 했다.

지부 교육이 시작된 지 일주일.
화장실이 막혔다.
세면대에서 석회물이 나온다.
샤워실에 물이 안내려 간다.
밥솥 뚜껑이 안 잠긴다.
~가 없어졌다.
다섯 여자들의 방에서 여기저기 불만이 터져 나올 때 쯤 다른 문제들도 발생했다.

초등학교 때 이후로 처음 코피가 났다.
감기 몸살을 앓는다.
피부에 뭐가 난다.

내외적으로 각 종 난관에 봉착했고 특히 길을 걸을 때 쏟아지는 엄청난 시선들은 우리의 스트레스 지수를 팍팍 높이고 있었다. 물론, 다섯 개의 보라색 바람막이가 엄청 튀긴 했지만, 마치 동물원 원숭이 보듯 그렇게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길을 다니다가 초등학생들에게 시비도 걸려 봤고 마트에 가서 무서운 아저씨한테 작업(?)도 당해 봤다.

우리는 사소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 때문에 ‘멘붕’의 3월을 겪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