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봄 – 바가노르 사업장 공정희 단원

 

바가노르 사업장 공정희 단원

몽골에서는 변덕스러운 사람을 봄 날씨 같다라고 한다. 그만큼 몽골의 봄은 변화무쌍하다. 어제는 긴 패딩코트로도 감당 못할 만큼 추웠지만, 오늘은 가벼운 봄옷만으로 충분할 만큼 따뜻한 햇살이 비춘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내일은 또 어떨지. 알 수 없는 사람 속만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만큼 몽골의 봄은 어렵다.

4월 초, 앞으로 나의 활동지역이 될 바가노르로 옮겨왔다. 본격적인 몽골 파견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봄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러운 마음을 안고서.

울란바타르에서는 하루 빨리 현장으로 파견되길 원했다. 짐도 제대로 풀지 못하던 임시숙소를 비롯한 불안정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바가노르로 내려오니 울란바타르에서의 북적북적 정신없었던 생활이 그립고 사람이 그리웠다. 그리고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이곳에서의 생활이 너무 좋아졌다. 하늘이며 별이며 초원까지 내가 기억하는 몽골의 모습 딱 그대로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변덕은 그만. 지금의 이 만족과 평안함, 그리고 앞으로 이곳에서 내가 해나가야 할 일들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조림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계속되었으면 한다.

이제 주민직원들과 함께 일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아직 땅도 채 녹지 않은 봄. 추위와 거센 바람으로 인해 일을 진행하기 힘들었던 날들과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에 땀을 바가지로 쏟아냈던 날들까지. 이 모든 것을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 한꺼번에 경험했다. 날씨가, 그리고 주변의 상황이 아무리 변덕스럽다고 해도 나만큼은 한결같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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