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6-[Main Story] 2012 에코투어를 돌아보다.

조혜진, (사)푸른아시아 간사

몽골의 5월, 서서히 날씨가 풀리며 초원에 풀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나기 시작함과 동시에 몽골과 사막화를 느끼러 한국에서 오는 에코투어 참가자를 맞을 생각에 한껏 기대에 부푼다. 푸른아시아 몽골 지부는 에코투어와 함께 봄을 맞는다. 몽골에서 몽골을 만나는 과정을 전하려 한다.

5월, 멀티태스킹이 필요한 시기
사실 5월에 에코투어 오는 팀은 정신없다! 몽골 기후 특성상 봄(4월 말 ~ 5월 중순) 또는 가을(9월 말 ~ 10월 중순)에만 식재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 시기를 놓치면 다음 시즌까지 기다려야 한다. 5월이면 3월 달에 몽골에 도착한 조림사업장 매너저들이 현장 생활과 조림활동에 이제 막 적응해가는 시기이다. 그 날 날씨에 따라 식재할 묘목이 갑자기 우르르 몰려오기도 한다. 이런 정신없는 가운데 에코투어 팀이 항상 반갑지만은 않다. 조림사업장에서 식재 날과 투어 일정이 겹치면 현장 매니저는 몸이 둘이라도 모자라다. 주민들과 서툰 몽골어로 작업 지시도 해야 하고 투어팀에게 조림사업장 소개 및 활동 지시도 해야 한다. 따라서 조림사업장은 정신없다.

Never ending 여름휴가
여름엔 여름휴가가 밉다. 몽골 사람들은 여름에 휴가를 받으면 보통 2주씩 쉰다. 그리고 휴가를 보통 시골(초원)으로 떠나는데 휴가 중이라면 인터넷은커녕 전화도 터지지 않는 곳이다. 몽골은 넓은 영토에 비해 인구가 도시에 집약적으로 모여 있어서 사회적 기반 시설이 많이 부족한데, 시내에서 벗어나면 휴대폰 안테나가 터지지 않는 곳이 많다. 그래서 한번 휴가를 떠난 사람에게 연락을 하고 싶다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름엔 여름휴가가 밉다.
여름이면 몽골의 사막화 모습을 직접 관찰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한국에서 몽골로 많은 에코투어 팀이 온다. 참가자들이 몽골에 머무는 동안 묵을 숙소와 이동할 차량, 식사할 식당을 찾아 예약하는 것이 푸른아시아 몽골 지부에서 준비해야 할 일이다.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강의, 솜장 등 공무원들의 만남 또는 공문서를 요하는 에코투어 팀도 있다. 여기서 어려운 작업이 시작된다. 7월부터 휴가철이 시작되는데, 특히 공무원들은 한명씩 돌아가며 휴가를 쓴다. 예를 들어 확인할 것이 있어 공무원 3명을 만나야 한다면 길게 걸릴 때는 한 달 이상이 걸릴 때도 있다. 이럴 땐 여름휴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강연자를 찾는 것도, 공무원들과 일정을 잡는 것도, 공무원 몇 사람의 확인(도장)이 동시에 필요한 공문서를 받는 것도 쉬운 게 없다. 이리 저리 다른 방안을 찾다가 결국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가고 마음은 급하고 애는 타지만 어쩔 수 없다. 마침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거나 끝내 연락이 닿아 준비 사항을 완료하면 참 뿌듯하다.

얘들아 모여라, 나무 심으러 가자.
푸른아시아에서 진행하는 에코투어의 특징 중 하나는 한국 청소년과 몽골 청소년이 함께 사막화방지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청소년들이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함께 활동할 몽골 청소년들을 모집해야 한다. 하지만 몽골 청소년들을 모은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6월부터 3개월 동안 긴긴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 사는 몽골 학생들은 학기 중 보통 학교 기숙사에서 지낸다. 유목민의 자녀 같은 경우 부모가 학교에서 먼 곳에서 유목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학교에서는 기숙사를 제공한다. 심지어 유치원생들도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기 중 기숙사에 머물며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은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초원의 집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그래서 여름엔 학교에 가도 몽골 청소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한국 청소년과 몽골 청소년이 같은 지구에 살고 있는 이웃임을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닌다. 몽골 청소년에게 한국 청소년과 함께 활동을 한다는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학교도 찾아가보고 집집마다 다니며,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열심히 전한다.

한국 청소년이 조림 사업장을 방문하는 일정에 따라 몽골 청소년들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받아 약속을 정한다. 며칠, 몇 시에 어디서 보자고. 약속한 당일이 되어 몽골 청소년들을 찾았을 때 리스트에 있는 이름의 반도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마 자유로운 유목민의 특성이 반영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반면에 어떤 청소년들은 한국 청소년들이 올 날만 기다리다가 열심히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궁금하기도 하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이 보람차기도 한다고 한다. 몇 년째 함께 활동을 하는 친구들에게는 해가 바뀔 때마다 그들에게 나무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지 궁금하다.

8월 말, 에코투어 일정을 마치고 지금 몽골은 가을 조림이 한창 진행 중이다.
2013년 새로운 에코투어 팀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몽골에 와서 어떤 것을 얻어갈지 지금부터 설렌다.
푸른아시아 몽골 지부에는 2013년 역시 에코투어와 봄이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