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 만달고비 사업장 이동광 간사

 

 

이동광,?만달고비 조림사업장 파견 간사

하루하루 산다는건 참 신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시간을 공유했지만, 매일이 조금씩 다르고 사건의 모습이 다르게 비추어지는 것을 보면 그런 마음이 저절로 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모습의 하루하루가 연결되어 한 사람의 일생을 구성하는 것 만큼 애처로운 것도 없다.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서점에 들려 이 책, 저 책을 살펴보다가 돋보이는 문장을 본 것이다. 도발적인 문장들과 필자의 주장이 담겨져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동의하면서 혹은 반발하면서 이야기하다가 어쩌면 이 사람이 문제해결을 위한 문제를 스스로 독자에게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얼마나 매력적인 문장인가.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이런 막연한 생각이 지금 6월 하순에 든 것은 내 앞에 새로운 문제들이 고개를 쳐들었기 때문이다.?

4, 5월의 날들에 관한 에세이에서 조금은 적었을텐데, 한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6월의 처음과 중간은 무난한 날들이었다. 벽에서 보일러가 떨어져서 타일이 깨진다거나, 전기가 끊긴다거나, 물이 나오지 않는다거나,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다거나, 낯선 몽골인이 다가와서 위협한다거나 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식료품점에 가서 편안하게 먹을 거리를 사고, 옷을 구경한다거나, 농사를 계획하기 위해 철물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일터에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던 것이다.?

않았다혹은 있었다식의 말로 지난 날의 나름 평화로운 시기를 말했던 것으로 보아, 이제 당신도 대략 어떤 일 쯤이 벌어졌을것이라고 짐작했으리라 믿는다. 이태껏 나름 극작가인양, 혹은 소설가인양 사건의 맥락을 따라 순차적으로 적으며 묘사하였지만, 오늘은 약간 건조하게 적어야 할 것 같다. 이유인 즉 차례대로 이야기하기엔 박복수 간사의 어머니도, 그리고 나의 어머니도 걱정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집에서 쫓겨났다. 나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아침 주인은 스스로 문을 열고서 들어와서는 집이 더럽다는 이유로 나를 일으켜세웠다. 집이 충분히(?) 더럽지 않았고, 주인이라지만 내가 열어주지 않은 문을 스스로 열고 함부로 들어왔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주인아저씨는 집이 지저분하기때문에 옆방에서 같이 살아야겠다는 둥 이상한 말을 시작했다. 여름이 시작되고 더워지니 이 사람들이 다시 집으로 들어와 살고 싶은 것이라 지레 짐작했다. 이틀후에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

?숨 좀 돌리자. 조용히 타자만 치고 있는데도, 마음이 또 꿈틀댄다. 문화의 차이, 내가 만달고비 간사 애기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문화의 차이, 이것 또한 신기호 국장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봉사와 도움, 어떤 스스로의 희생, 이런 류의 것들은 느낀다. 이건, 박복수 간사에게서 내가 느끼는 것들이다. 내가 나쁜 놈인지 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본적이 단연코 없다. 이곳 몽골에 오면서도 무언가를 돕고 누군가를 살리고 하기 위해서 오지 않았다. 내가 나이와 성별에 무감각하듯이 그래서 간혹 나이 많은 사람에게 반말을 하기도 하는 듯이 난 여기 몽골사람들과 편견없이 지내려고 한다. 같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한다. 문화의 차이가 있다면, 나뿐 아니라 그 몽골사람들도 나의 문화와 가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이라는 나름의 부국에서 살았던 나이기에 나름의 빈국에서 살아오는 사람을 무작정 이해해야 한다는 건, 자신 스스로가 모든 가치를 단지 GDP와 같은 경제지표로 생각한다는 증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봉사, 이런 마음 가져본 적 없다. 모든 사람들과 가치있는 어떤 일을 같이할 뿐이다.

?숨 돌리자고 해놓고, 더 흥분하고 있으니 이거 어떻게 하지?

, 이제 집이야기의 초반부를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조금은 잊어버렸을테니 다시 적어본다. 걱정을 안하는 편인데도, 이틀후에 집을 비울 생각을 하니 안될 수가 없는게 걱정이다. 우선, 해결가능한 여러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했다. 박간사와 이야기를 하고 우선 이 집에서 나가는 방향으로 정했다. 다른 문제는 집 주인이 집의 여기저기를 (내 생각에는) 트집잡아서 돈을 달라고 한다는 점이다. 둘이 방안에 앉아 걱정해봐야 소용없는 짓.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안을 놓고서 마음을 스스로 다독이기로 했다.

?결전의 날. 뭐 하는 것도 없는데 심장이 뛴다. 예상대로 주인은 연락이 잘 안되고 약속시간도 넘겨서 도착했다. 여기저기를 보더니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른다. , 예상했던 가장 하한선이기에 그닥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시간 이상 이야기를 하고 나서 주인이 처음 부른 액수의 약 40만 투그릭을 더 받아서 나왔다. 전날 복수간사와 돈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잘 받았다거나 못 받은다거나 하는게 아닌 중간정도 한 것 같다. 우리 생각이다.?

이제부터가 어머니들의 걱정이 심각해질 시점인 것 같다. 엄마, 복수어머님, 걱정마시구요.

?5월 말에 난 몽골의 전통 집인 게르에서 살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이미 푸른아시아 측에도 연락을 해서 살아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 어떻게 살까 하는 구상도 했었는데, 이제 자의로 타의로 그 게르생활을 시작한다. 가구를 차에 옮겨담고 제 4조림지의 우물집과 전통집 게르에 짐을 내리고 살만한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생활의 동선이 잡히고 짐도 정리하고 나서 침대에 앉아서 그 동안의 일을 생각한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생각하니 조금 웃음도 난다.?

, 이런 말을 백만삼천이백번 해도 엄마들은 원래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게르생활을 하면 좋은 점을 적어보려고 한다. 게르에서 살게되면 우선 평화롭다. 내가 이 말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말이다. 평화롭다. 저녁에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앞으로 나무들이 심겨진 조림장을 보고 있으면 그리고 해도 지고 달이 뜨면 평화롭다고 느껴진다. 두번째는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에 살던 곳에서도 볼 수야 있었지만, 주위가 불빛으로 환하고 주위에 낯선 사람들이 있어서 쉽게 나가지 못했는데 이제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 문 밖으로 나가면 저 멀리 도시 불빛이 보일뿐 모두 어둠이다. 달빛이 요즘처럼 밝지 않다면 별이 가장 밝은 개체가 될 것이다. 세번째는 조림지와 가깝다. 전에는 한시간정도 걸어가야했다면, 이제는 20분정도 걸리고, 복수간사는 그냥 문 열면 조림지다. 이 말은 더 잠을 잘 수 있고, 더 편히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새로운 친구가 생긴 것이다. 이사를 하던 날, 목이 마르고 굶주려있던 개 한마리가 조림지로 들어왔다. 그 개는 물이 너무나 마시고 싶었던지 저수조 안으로 빠져들어갔다. 당연하게 밖으로 나올 수 없었는데, 내가 발을 잡고 꺼내주었다. 그 후로 그 개가 나를 따라서 게르 옆으로 와서 밥도 먹고 지낸다. 언제 떠날지 모른다고 복수간사는 이름을 아직까지 지어주지 않았는데, 어쨋든 요즘 복수간사는 설겆이 하면서 개랑 이야기한다. 난 집에 혼자있다가 혼잣말 하는 복수간사보고 좀그랬다..

?아무튼, 엄마들은 걱정이 많으니 몇자 적어보았다. 나름 난 공정하니까 불편사항들도 적어본다. 엄마들, 잘 보세요.

?우선, 인터넷이 안된다. 이 말은 스카이프등으로 목소리를 듣거나 카카오톡으로 연락같은 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은 다시 40분쯤 걸어가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인터넷 없는 것이 뭐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다. 두번째는 먹을 걸 사려면 또 조금 걸어가야 한다. 그래서 많이 사다놓는 방향으로 정했다 이것도 뭐 조금 불편하지만 박간사랑 나는 이런게 체질인지 괜찮은 것 같다. 세번째는 씻는 문제다. 씻는 방법은 우선 물을 큰 통에다가 받으면 낮동안 그 물을 태양이 데워준다. 그럼 저녁이 되면 물이 따뜻해지는데, 그 물로 씻는다. 물론, 설겆이도 한다.

?이사온 첫날 저녁에 씻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캠핑온것 같다’. 그래, 우리가 아직까지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곳 생활이 얼마나 힘들지, 얼마나 어려울지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잠깐은 재미있게 느껴지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부모님과 여러 사람들에게 걱정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을 간절하게 표현하고 싶다.

?집이야기만 실컷 했는데, 막상 6월 말의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으니 큰일이다. 벌써 워드로 3페이지가 되가는데 말이다. 이걸 읽는 장기은간사나 우리 엄마, 그리고 누군가들이 힘들어질텐데 말이다.

?앞에서 말한것처럼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풀러 오지 않았기에 더 마음이 가뿐했다. 그래서 6월 말에는 좀 더 재미있는 것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영화번역이다. 우리 주민들뿐 아니라 몽골전역에서 한국드라마, 영화들이 인기다. TV를 틀면 해품달이 나오기도 하는데, 더빙이 되어있어서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한편을 번역해서 주민들이랑 같이 식사하면서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름하여 소소한 영화제인데, 박간사는 이카루스의 꿈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같이 보고 싶다고 했다.

?한참 번역을 하고 있는데, 역시 쉽지 않다. 내가 번역하고 나서 오기간사(애기간사 아니고)에게 보내면 오기간사가 다시 나에게 보내주는 식으로 했는데, 내가 밤을 새서 해놓으면 오기간사는 금방해서 다시 보내줬다. 메일 끝에는 다음꺼 얼른 보내주세요라고 하는데, 난 다음꺼를 하려면 또 밤을 새야하는데 말이다.

?6월 말에 비닐하우스에 상추 3, 오이, , 당근 등을 심었고, 또 이런 저런 일 특히 이사와 과련해서 일이 발생하여 번역의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6월의 소소한 영화제를 하고, 7월이나 8월즈음에 소소한 운동회, 그리고 다음에는 소소한 사진전을 하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엉망이다.

?오늘이 7 4. 6월의 두번째 에세이를 쓰기엔 많이 늦은 시간이데, 이렇게 적어서 보낸다. 한 동안 마음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기에 늦게나마 정리된 마음을 올린다. 양력으로는 내일이면 아버지의 생신이다. 기념일에 무던하다해도 이런 날들이 가까이 오면 미안한 마음보다는 뭔가 약간은 슬픈 느낌이 든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편지 적어준 우리 동생, 나는 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잘 있어.

?인생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아차그럼, 또 무슨 문제가 앞으로 생긴다는 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