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3-[Main Story] 리우+20,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의 노력

신혜정, (사)푸른아시아 국제협력담당

리우+20, 들어보셨나요?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이, 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참여한 국제회의에 대한 뉴스가 나온 것을 들어보신 분이 있을 겁니다. 지난 6월 20일부터 3일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190여 개국에서 온 5만 명의 사람들로 북적북적 붐볐습니다. 국가 정상, 정부 대표, 국제기구 수장, 그리고 NGO 대표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리우+20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것이죠. 푸른아시아에서는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리우+20한국민간위원회’에 참여해 다른 민간단체들과 이 회의를 위한 논의에 함께 했었습니다.

어떤 회의길래 이렇게 열기가 뜨거웠나, 하는 의문 이전에 회의 이름이 왜 리우+20일까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 텐데요. 1992년 리우회의(리우데자네이루회의)가 열린 이후, 같은 장소에 20년 만에 열리는 회의라 리우+20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러면 1992년 열렸던 리우회의는 무슨 회의였는지 들여다볼까요?

리우 회의, ‘발전’ 패러다임의 전환

1992년 6월 열렸던 리우회의는 지구 환경에 관한 한 사상 최대의 국제 회의였습니다. 정부 대표들이 중심이 된 유엔환경회의와 각국 민간단체들이 모여 개최한 지구환경회의가 함께 개최됐습니다. 현재 국제사회의 환경 문제 대응 뼈대들이 대부분 바로 이 회의에서 태동이 됩니다. 당시 모였던 185개 국가들은 환경과 개발을 조화롭게 추구해나가자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방향으로 함께 나갈 것을 합의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으로 ‘의제 21’을 채택하고, 이를 잘 실현할 수 있도록 각국에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고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유엔생물다양성협약(UNCBD)이라는 현재 유엔의 3대 주요환경협약도 바로 이 회의에서 채택하여 이후 발효되게 됩니다. 종합해보면 리우회의의 의의는, 그 이전의 맹목적인 개발에서, 개발과 환경과의 조화를 꾀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세계의 패러다임을 튼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은 이 회의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 아닙니다. 196~70년대 들어 국제사회에서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환경 훼손과 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이전까지는 환경에 대한 국제적인 고려는 없었지요. 우리가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이고, 무한정 오염돼도 괜찮은 것으로 마음을 놓고 있었습니다. 발전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몰랐거나,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환경에게, 환경이 인간에게

우리가 지금은 매우 유해한 약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DDT가 그 이전에는 ‘기적의 약품’으로 각광받았던 것을 아시나요? 강력한 살충효과를 가진 DDT로 말라리아, 발진, 티푸스 등 전염병을 퇴치할 수 있었고, 농작물 생산량을 30~50%까지 늘릴 수 있었습니다. DDT는 곤충에게는 효과적이지만 사람이나 동식물에게는 무해한 약품으로 인식되면서, DDT를 함유한 술이, ‘DDT쌀’, ‘DDT햄버거’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DDT를 개발한 파울 헤르만 뮐러라는 화학자는 노벨상(1948)을 받기도 했고요.

DDT의 유해성은 시간이 흘러서야 밝혀집니다. DDT는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아, 곡식에 뿌리면 곡식을 먹는 곤충에, 그 곤충을 먹는 개구리나 새에, 그리고 먹이사슬을 따라 결국에는 최종 포식자인 인간의 체내에 축적되어 암과 생식 이상을 유발했던 것이죠. 이 사실을 포함하여 인간이 환경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영향이 다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혀낸 1962년의 명저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며, 국내에서,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줍니다.

이외에도 곳곳에서, 환경에 대한 성찰과 우려는 1960년대 이래 쭉 이어지는데요. 여기에 대한 국제적인 연구와 논의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의 태동으로 이어집니다.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가 발간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많이 들어보셨나요? 푸른아시아의 슬로건이 Design Our Common Future입니다)>라는 보고서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로 정의합니다. 환경을, 미래를,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개발이라는 것이죠. 이 개념이 이후 1992년 리우회의에서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의 합의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다양한 형태, 다채로운 빛깔의 지속가능한 발전

지속가능한 발전은 처음에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에서 나왔지만, 환경에만 국한된 개념은 아닙니다. 환경과 인간 사회는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인간이 환경을 생각하려면 자신의 사회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세 축은 환경, 경제, 사회인데요. 경제 발전과 사회적 통합, 환경 보전을 함께 이루어가며 발전을 도모해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던 지속가능한 발전의 행동계획 ‘의제 21’은 기후변화, 사막화 등의 환경 문제 뿐만 아니라 빈곤, 성평등, 무역 등의 이슈까지도 포함하고 있답니다.

아까 <우리 공동의 미래>에 나온 지속가능한 발전의 정의를 말씀드렸었는데요. 이 정의는 가장 보편적인 정의일 뿐 각 국가나 지역에 따라 정의는 새롭게 지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불교국가인 태국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경제·사회· 환경· 정치· 지식 및 기술, 정신적· 영적 밸런스를 포함하는 총체적인 개발’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해요. 각 국가나, 지역 특성이나 문화, 가치관에 따라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형태도 달라질 수 있는 거죠. 물론 환경과 미래를 고려한다는 큰 틀은 변치 않겠지만요.

푸른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

푸른아시아는 몽골에서, 몽골의, 또 푸른아시아가 활동하는 지역에 맞는 지속가능 발전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심는 것이 환경 보전의 영역에 있다면, 나무 심는 주민들을 고용하고, 과실수 재배나 농경을 통해 주민들의 소득을 만들어내며, 결국에는 이들이 주체적으로 이 사업들을 꾸려나갈 협동조합 또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조직을 만들어나갈 준비를 하는 것은 경제 발전의 영역에 있지요. 그리고 사회 통합의 영역에서는 주민들에게 직업 교육을 제공하여 임농업 전문가로 설 수 있게 하고, 조림지마다 한 달에 한 번씩 주민회의를 열어 소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시행착오가 많지만, 푸른아시아가 몽골에서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모델은 지역의 발전에, 주민들의 자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모델이, 현재 울란바타르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개발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몽골에 대안적 발전 모델 중 하나로 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는 몽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다른 나라의 개발지상주의에도 자극을 줄 수 있을 거라고 푸른아시아는 믿고, 뛰고 있습니다.

리우+20,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의 계속되는 노력

처음에 말씀드렸던, 올해의 리우+20회의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의 대표들은 ‘녹색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는 것에 동의했는데요. 여기에서 녹색경제는 환경적 위험과 생태자원의 고갈을 최소화하면서 인간복지와 사회적 형평성을 향상시키는 저탄소, 자원효율적, 사회포용적 경제를 의미합니다. 또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수립할 것을 결의했는데, 이는 2015년이면 만료되는 새천년개발목표(MDGs ; Millenium Development Goals)를 대체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유엔환경계획(UNEP)기구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고요.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함에 있어 시민사회의 역할이 더욱 더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국내총생산(GDP)이 더이상 국가의 발전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대안적인 지표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음에도 회의는 명확한 한계를 가집니다. 구체적인 결정이나 실천이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고, 중요한 결정은 다 뒤로 미뤄놓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녹색 경제를 실천하려면 현재 세계의 경제구조 자체를 바꾸어나가야 되는데 그 핵심은 건드리지도 못했고요.

그러나 그럼에도 이 회의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방점을 다시 한 번 찍어주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굵직한 논의거리들도 남겨주었고요. 무엇보다 세계의 각 나라 각 지역에서는, 여전히 지속가능한 발전들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역의 각양각색의 움직임들이 앞으로의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루어나가는데 힌트이자 원동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거기에는 푸른아시아의, 그리고 여러분들의 고민과 노력도 녹아들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