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직원 되어보기 – 바가노르 사업장 이상훈 간사

 

 

이상훈, 바가노르 조림사업장 파견 간사

바가노르 조림사업장으로 온 지도 벌써 석 달이 다 되어 간다. 얼마 전에 중간 보고서를 쓰면서 조림사업이 후반부로 들어왔음을 알게 되었다. 짧다면 짧은 석 달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이었다. 지난 석 달간에 일들을 되새겨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민직원분들이 우리들의 눈을 피해 쉬거나 차를 먹거나 심지어 잠을 자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한다. 그 이유는 우리들을 외국인이라고, 말(몽골어)을 잘 못하기 때문에 무시해서 그런 것일까?’

해답을 찾기 위해 나는 주민직원분들과 똑같이 일을 해보기로 했다. 주민직원분들이 구덩이를 파면 나도 파고 나무를 심으면 나도 심고 관수를 하면 나도 관수를 하였다.

그 결과 주민직원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가 외국인이고 말(몽골어)을 잘 못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민직원분들이 하는 일들은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다. 나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쉬고 싶고 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이야 꿈을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지만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열정을 그 분들에게도 바라는 것은 좀 웃기지 않은가?

그렇다고 주민직원분들을 쉬는 것, 차를 먹는 것, 잠을 자는 것을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들은 지속가능한 숲을 위해 올해에도 숲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숲을 위해 주민직원분들이 일을 하게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함께 일하고 함께 쉬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노는 것이다. 이 방법이 가장 탁월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쉬면 주민직원분들도 쉬고 우리가 일하면 주민직원분들도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민직원분들이 자율성이 사라져서 현장매니져 없는 미래에는 주민직원분들이 자율적으로 일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 어린 시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지난 석 달 동안에 주민직원분들과 우리사이에 믿음이라는 소중한 것을 만들어 주었다. 지금은 우리들을 단순한 관리자가 아닌 함께 고생한 동료쯤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

경고를 주거나 화를 내는 것보다는 사업진행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지겠지만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