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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에 중독된 인류는 생존할 수 있을까?

오 기 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1. 개인적으로 기후변화, 사막화 등 지구촌의 환경문제에 뛰어들게 된 계기나 동기가 무엇이었나?

나는 1981년 대학에 들어가서 민주화 운동을 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1990년대 민주화운동단체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활동가로 지냈다. 사실 1997년 전까지는 지구촌의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었고, 해외에 나가본 적도 없었다. 영어 단어도 기억나는 것이 없었을 정도였다. 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기에 국제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애초에 관심도 인연도 없었다. 그런데 1997년에 우연히 일본으로부터 ‘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 일 공동 심포지움을 열자는 제안을 받았다. 호기심으로 동의를 하였고 1998년 2월 서울에서 일본 팀들을 초청해서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사실 별로 기대한 것도 없었다.

그런데 해외에서 참여한 발제자들의 발제문을 보고, 이야기를 듣다가 현재 지구촌이 ‘환경, 빈곤, 평화, 금융문제’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특히 시민들이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자들이 될 수 있고, 문제해결을 위해서 지역 간, 국가 간 경계를 넘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지구촌의 문제에 뛰어들게 된 계기였다.
특히 1998년 당시 한국은 IMF 관리체제하에 있었는데 힘없는 시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어 직장과 집을 잃고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시민운동가로서 대책을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IMF 관리체제라는 현실 속에서 한국만 잘해서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는 점, 금융문제와 더불어 기후변화가 힘없는 시민들을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 이를 위해 지역과 국가를 넘어 시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들이 지구촌 환경문제에 뛰어들게 한 최초의 동기였다고 생각한다.

2. 사막화와 물 문제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또 전 세계 물 부족 현상은 얼마나 심각한지 그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현재 지구촌이 겪고 있는 진정한 물 문제는 기존의 문제였던 물의 오염을 넘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양상은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선 ‘건조화로 인해 물이 말라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미 내가 여러 글에서 밝혔듯이 지구의 땅 40%는 건조화와 사막화로 인해 물이 사라지면서 농토와 초원이 사라지고 있다.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가축이 굶어 죽어 가면서 수많은 환경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건조화와 사막화로 인해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인구는 현재 지구촌에 21억 명이나 된다.

이 극단적인 물 문제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나는 최근 몽골이 기후변화로 섭씨 2.1도가 오르면서 호수 1181개가 사라지고 강이 852개가 사라졌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발표한 적이 있다. 이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푸른아시아가 사막화방지 조림활동을 하는 몽골 바양노르 솜이라는 지역에는 앞에 호수가 펼쳐져 있는 건강원이 있다. 2006년 10월 그 건강원을 방문했을 때 호수에는 물이 풍부했다. 그런데 2010년 그 곳을 갔을 때에는 호수가 바짝 마른 상태로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원인은 초원지역이었던 호수 주변이 모래땅으로 바뀐 데에 있었다. 결국 기후변화와 사막화는 극단적인 물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

이 지역에 나무를 심고 관리를 시작하면 땅의 생태가 회복된다. 땅이 회복되면 어떻게 될까? 호수 주변의 땅을 복원하면 내린 강수량의 35%가 땅에 스며들게 되고 이는 지표수로 남게 된다. 이 35%의 지표수는 서서히 호수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심은 나무들이 자라고 땅이 관리되면 그 동안 사막화된 땅에서 10cm도 자라지 못한 풀들이 80cm 이상 자랄 것이다. 아울러 나무 중에서 유실수를 함께 심는다면 참여한 주민들의 주요 자립 기반이 될 것이다.
이것이 물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방책이라고 생각한다.

3. 비만과 인구집중, 대도시화의 닮은꼴을 환경문제와 연결해서 설명해 줄 수 있겠나?

나는 지금 인류가 겪고 있는 주요 현안인 비만, 인구집중, 대도시화가 매우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비만은 인류를 위협하는 유행병이고, 세계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너무 많이 먹어 비만인 사람이 영양부족 상태에 놓인 사람만큼 많아졌다.
특히 미국인은 지구에서 가장 호화로운 생활양식을 즐기면서 풍요한 먹을거리와 자동화된 업무, 몸을 움직이지 않는 여가시간 보내기로 인해 비만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 추세가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미국, 러시아,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한국, 심지어 아프리카로 확산되어 인구 20%이상, 심지어 30%이상이 비만상태에 놓여있다.

인류는 필요를 넘어선 에너지 과소비의 결과로 이미 위기에 도달했고, 그 위험수위를 돌이키기에는 이미 늦었을지 모른다.
비만의 해결 그것은 살과의 전쟁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본다. 인류가 유사 이래로 겪고 있는 더 많은 에너지를 추구하면서 발생한 에너지 중독이라는 잘못된 가치관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즉, 상업성에 오도된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는 결과적으로 소프트한 생명말살정책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비만이라는 상황을 보면서 닮은꼴이 떠올랐다. 이미 비대해진 대도시문제이다.
몇 년 전 일본 요코하마에서 “동아시아의 위기와 시민협력네트워크”라는 주제로 일주일간 진행하는 심포지엄에 한국 측 주관단체대표로 참여한 적이 있다.
참여자는 동아시아만이 아니라 북구유럽의 정치가, 공무원, 연구자, 시민운동가들이 참여했고, 일주일동안 동아시아위기의 다양한 아젠더(의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이 일주일동안 가장 문제가 되었던 아젠더는 “동아시아 대도시문제”였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세계적인 추세이긴 해도 특히 동아시아에는 산업화를 진행하면서 인구 1천만, 2천만을 이루는 대도시가 동아시아 동지나해, 태평양 해안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에너지의 집중적인 소비와 처리 불가능한 폐기물의 집중적인 발생, 그리면서 대도시는 내륙의 자원을 착취하고 사막화시키고 있다. 해안 60㎞ 안에 인구 70%가 살고 있고, 그 결과 해양은 오염되어 생명의 발생지인 바다가 죽어가고 있음을 증언했을 때 아찔했다.
연구자들은 이 추세로 가면 30년 안에 대도시붕괴가 일어나고 따라서 도시를 재설계해야함을 역설했다.
이 대도시의 문제는 인류가 처한 비만과 닮은꼴이다. 다만 비만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이니 개인적으로 온갖 방법으로 치료하고 또 치유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대도시문제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과 상관없는 문제로 보는 경향이다.
연구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은 위기의 대도시현안에 대해 유엔개발계획(UNDP)이 1990년대 이후 제안한 인간개발(Human Development)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인간개발이란 구상은 인간의 새로운 생활방식의 전환을 추구하면서 개개인만이 아니라 지역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하고 재구성하자는 구상이다.

그렇지만 이 구상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의 물음에는 아직도 방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성큼 다가온 이러한 비만, 비만의 대도시의 문제에 대해 무엇을 이루어야 인류가 생존할 수 있을까?

4.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도전 중 가장 심각한 도전은 무엇이고 그것을 극복 할 수 있는 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인류는 현재 두 가지의 위기와 도전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는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위기, 또 하나는 기후변화라는 위기이다. 사실 이 위기의 바탕에는 윤리의 문제가 깔려 있다. 지구촌이 빠른 성장과 돈 되는 일에 투자를 하면서 우리는 금융위기와 기후위기에 노출되어 버렸다. 이로 인해 인류는 윤리의 끈을 잃고 윤리가 무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는 인류가 지구의 생태 순환 시스템을 충분히 고려한 전환을 하는 것이 윤리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 오늘 마약 중독처럼 에너지 중독이 된 현재를 바꾸기 위한 사과나무를 심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고갈되어 가는 대기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80%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모든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