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잔치는 끝나고 있다 –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실행이 답이다

오 기 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1. 2011년, 지구역사상 이산화탄소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지구촌이 금융위기와 경제 후퇴라는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는 동안 2011년 지구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394ppm을 넘어서게 된다. 분명한 사실은 394ppm은 지난 200만년의 지구 역사 상(200년이 아니라 200만년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기록 중 최고치이다.
언론도 정부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숫자를 무시하고 있다. 지구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농도를 표시한 이 숫자의 결과가 당장 2012년부터 지구촌에 몰아닥칠 지도 모른다. 대홍수, 슈퍼태풍, 가뭄, 지독한 황사, 사막화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할 식량위기와 물 문제, 다양한 식물종과 동물종의 대멸종, 대규모 환경난민발생이라는 참혹한 경험을 하고 난 다음에야 인류는 비로소 이산화탄소 농도 394ppm에 몸서리 칠 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대로 가면 지난 2007년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이 예상한 지구온난화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지구의 온도가 올라갈 전망이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2007년 ‘IPCC’가 기후변화 제 4차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 지구촌은 기후변화가 만들어낼 참혹한 미래에 대해 매우 놀랐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현재 툰드라 지역에서 땅이 녹으면서 땅속에 매장되어 있었던 다량의 이산화탄소와 매탄이 지구 대기에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았다. 현재 인간의 무관심 속에서 지구 생명체와 인류가 적응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대기가 고갈되고 있다.

2. 지구온난화는 일어나지도 않고 있는데 이를 과장하고 있다고 어떤 학자들이나 언론인들은 주장을 한다. 태양 흑점의 변화로 현재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데 인간이 사용하는 화석에너지와 산업구조, 욕망이 기후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모 신문사 논설위원으로부터 그런 강의를 뜻하지 않은 자리에서 들은 적도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이 분들의 논리는 대략 이렇다.
“인간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가 지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다. 아울러 인간의 활동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어느 정도 주고 있는지도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정리된 것이 없지 않은가? 그리고 2007년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이 발표한 4차 보고서에도 과장된 자료들이 많지 않은가? 그러니 지구온난화는 선진국들이 기후변화 관련 기술을 팔아먹기 위한 음모이고 사기이다.”

나는 이 분들의 주장이 선진국들과 산업국들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저개발국과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섬나라들에 대해 사실상 책임지지 않겠다는 논리로 발전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이 분들에게 기후변화로 인해 식물종의 70%가 멸종을 하고 1181개의 호수, 852개의 강이 20년간 말라서 사라져 버린 몽골의 참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현실은 참혹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데 완벽한 과학적 데이터를 요구하고 그러지 않으면 사기라고 주장한다. 참혹한 기후변화의 현장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현재 기후변화는 과장이고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센세이션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말은 결코 지구생명과 인류를 위로할 수가 없다.

2011년 하반기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193개 국가의 정부대표가 참여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참여한 나라들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대응해야할 어떠한 의미 있는 대책들도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기후변화현장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외교관들의 말장난들이 한 몫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경제적인 문제에 비해 그저 부차적일 뿐이라는 믿음에서 나오는 말잔치 말이다.
잔치는 끝나게 마련이다.
이들이 이런 반박과 센세이션을 만들어내는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또 다시 기록을 갱신해 갈 것이다.

3.그럼 이런 다가오는 환경대재앙을 예방하기 위해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또 각국의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 수 있겠나?

문제가 커다면 해결책도 커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환경대재앙의 꼭짓점에는 기후변화가 도사리고 있다. 현재 인간이 만들어내는 지구온실가스 그 중에서도 이산화탄소는 매년 300억 톤을 넘어서고 있다. 1년 동안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20%인 60억 톤에 불과하다.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240억 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현안이다.

목표는 단순하다. 인류는 80%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목표에 도전해야 한다.
모든 문제의 발단인 80%를 앞에 놓고 모두가 연구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각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는 각국 정부가 이런 공동의 목표를 합의하는 것과 더불어 탄소세 혹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실시하는 것이 파국을 막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화석 에너지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 상한제를 두고 그 이상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규제하고 무거운 페널티를 도입해야 한다. 이 경우에 기업은 무거운 페널티를 부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등 지구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도입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선진국들은 지구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공동 목표 합의를 회피하고 있고, 탄소배출권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자기 나라의 기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또 다른 나라들의 눈치를 보느라 말이다. 그렇지만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자국의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이유를 들어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수입품과 영공을 통과하는 비행기에 대해 온실가스 규제를 하고 있다. 이미 온실가스 규제는 시작되었다. 따라서 정부들은 탄소세, 배출권거래제를 빠르게 도입하면 할수록 유리한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아울러 시민들도 80%의 지구온실가스 줄이는 목표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집, 우리 회사, 우리 학교에서 에너지를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길은 이미 많은 시민단체들과 정부들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나는 전 인류가 한 평생 10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면 현재의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 탄소를 빨아들이는 스펀지인 나무를 심는 뜻도 있지만, 평생 한그루의 나무를 심지 않았던 사람들이 대다수인 현대사회에서 나무를 심는 동안 지구촌을 바라보는 자신의 태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제안하고 싶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