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재귀소유어미 – 만달고비 사업장 박복수 간사
박복수,?만달고비 사업장 파견 간사
몽골에는 우리나라와 다른 형태의 문법인 재귀소유어미가 있다.
처음 몽골어를 익힐 때 다른 부분도 어려움이 있지만, 마지막에 ‘аа–아~’를 연결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이것이 바로 재귀소유어미이다.
이 문법이 사용되면 주어에 소속되어 ‘나의’ 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손’이라는 몽골어 뒤에 붙으면 ‘나의 손’이 되고, ‘발’이라는 단어 뒤에 붙으면 ‘나의 발’이 되는 것이다.
정확히는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몽골인들 그들의 삶 속에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평안함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나타나는 형태가 아닐 까 싶다.
이러한 재귀소유어미 형태를 가진 단어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는 ‘найзтайгаа–네즈테가’이며, 이 단어의 뜻은 ‘나의 친구와 함께’ 이다.
나는 이 단어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며, 다른 누구의 친구도 아닌 나의 친구인 것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하여도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며, 같이 아파하고, 같이 웃어줄 수 있는 그런 친구인 것이다.
바로 옆에서 같이 아파하고 웃어 줄 수는 없지만, 마음은 서로에게 향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몽골에서 ‘найзтайгаа’라는 단어를 생각해본다.
푸른아시아는 크지 않다. 많은 자본으로 활동함에 있어 불편함 없는 단체와는 비교 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감히 푸른아시아는 몽골에서 ‘나의 친구와 함께’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단체라고 말할 수 있다. 일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들에게 친구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선배단원의 눈물과 땀은 작은 나무를 키워내는 비료가 되는 것이다. 난 그런 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그들이 진정 푸른아시아를 친구로 받아들이고 함께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서로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며,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아프게 하기도 할 것이다.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에 나는 일하는 과정에 있어서 나와 함께 일하는 직원을 생각하며, 그들이 우선이 되는 선택을 하고자 노력 할 것이다. 그런 선택이 나를 살찌우게 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혼자서의 힘으로 친구가 될 수는 없겠지만, 세상에는 나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가슴에서 말하는 뜨거운 열정을 보여준다면 분명히 친구가 될 것이다. 친구에서 나아가 ‘나의 친구와 함께’라는 단어를 실현 시킬 수 있지 않을까?
몽골에 온지 일주일이 지난 밤에 난 글을 쓴다. 생각보다 심한 매연으로 밤에 잠들기가 어려웠으며, 이동할 때 덜컹거리는 차에서는 불편했으며, 집에서 편하게 앉아서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을 수도 없다.
그러나 끝없이 펼쳐진 하늘,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대지, 아기자기한 산맥, 추운 바람을 뚫고 따뜻함을 알게 해주는 햇빛이 있어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나는 오늘도 감사한다. 여기에 있는 나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