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나, 바양노르에 돌아오다 – 바양노르 사업장 이은화 간사

 

이은화, 바양노르 사업장 파견 간사

몽골에서 이십대 중반을 맞이하게 되었다. 설날 몽골에 계신 한인들의 배려로 떡국을 3그릇이나 먹어 몸과 마음이 중후해진 느낌이랄까? 1년이란 시간동안 급격히 성숙된 나를 보며 이제는 단기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구의 점이되어 한 획을 긋기 위해 달려가 볼까 한다. 바양노르 조림지에서 8개월, 몽골의 도시 울란바타르에서 3개월 나는 이 두 곳에서 무엇을 느끼고 얻어가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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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양노르 주민들의 情

올 한해 나는 감히 쉽게 경험해 볼 수 없는 40ha의 땅에 10명의 주민들과 함께 현장매니저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이 곳 주민들의 경력은 보통 3~4년의 베테랑 임업인 나는 올해 원예학과를 졸업한 신입농업인 살 떨리는 만남이 시작되었다. 특히 내가 맡은 조림지의 팀장을 비롯하여 주민들 모두가 한 성격하시고 몽골말을 못하면 더욱 적응하기 힘들다는 소문이 들리면서 밤마다 눈물의 몽골어 공부를 하였다. 다행히 오지랖 넓은 성격 탓에 예상과는 달리 아주머니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즐겁게 일을 하였다. 양고기를 못 먹는 나에게 시골에서는 아주 귀한 소고기를 몰래 챙겨주시기도 하셨고 어쩌다 산책이라도 나가면 이집 저집에서 ‘사르나 , 밥 먹고 가!’ 라는 환영인사 덕택에 지금의 몸무게를 갱신하였지만 도시에 살며 이웃의 정이라곤 책으로만 , 미디어로만 접했던 나에겐 뜻 깊고 소중한 시간들이였다. 겨울이 되어 도저히 생활할 수 없어 도시를 올라가야할 상황이 왔을 때도 헤어지기 싫다며 우리 집에 같이 살자는 아주머니들의 따뜻한 배려에 이곳에서 있었던 시간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느끼며 눈물을 머금고 도시로 상경하였다.

도시에 있는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씩은 우리 조림지 주민들을 비롯한 바양노르 푸른 아시아 주민들에게 전화가 온다.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 나로선 죄송한 마음이 들 뿐이지만 다시 아주머니들을 만날 그 날을 기약하며 바양노르 , 몽골을 위해 힘쓸 수 있는 나의 능력을 좀 더 업그레이드 시키려한다.

도시는 지금 아파요

바양노르에서의 맑은 공기, 밤하늘의 별, 이웃의 정 이 모든 황홀함을 앉고 도시에 평화롭게 도착하였는데 이게 웬걸? 13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옴과 동시에 이 모든 것들이 꿈이 되어버렸다. 몽골은 참 재미있는 나라다. 짧으면 1시간의 거리사이로 도시와 시골이 공존한다. 울란바타르 톨게이트를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도시는 매연으로 가득 차 숨이 턱 막히고 별은 찾아보기 힘들다. 숨 막히는 이 도시에서 또 어떤 적응을 해야 할까?

물론 편리한 생활을 하기엔 시골보단 도시가 훨씬 낫다. 수도꼭지로 물도 나오고 난로를 피우다 불낼 일도 없고.. 하지만 이 곳! 참 살벌하다. 혼자 돌아다닐 수 도 없고 외국인임을 최대한 숨겨야하며 빈부의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 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사 온 집 앞에 갈 곳 없는 가족들이 밤마다 움츠려 자는 것은 물론 길 가에 있는 하수도에서 가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마음이 아프다. 이곳이 집촌이고 산촌이라면 이웃들의 도움으로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을 텐데 어쩌다 이 곳 도시까지 내려와 한창 뛰어 놀 나이에 폐품을 주우며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는지.. 이러한 생각들로 무작정 동정어린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다 이제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지금의 힘든 날들이 훗날 이 아이에게도 값진 경험이 되길 바라며 자수성가 하는 사람이 되길 소원하는 마음으로 마음속 긍정의 기도를 하고 지나가게 된다. 건강한 도시, 건강한 아이들의 모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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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타르사무실에 출근하며 마지막 보고서, 인수인계를 정리하다보니 이제 정말 끝이 보이는 것 같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며 힘들었던 순간보다 즐겁고 뿌듯했던 순간만 생각이 나는 걸 보니 나는 몽골에서 참 잘 지냈나보다. 봉사활동을 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으니 이제는 내가 그들에게 나눠줄 차례인 것 같다.

나는 아직 이곳에 할 일이 많다.

우리 주민들 내 얼굴을 다시 본다면 어떤 반응일까? 반갑게 맞이해주길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