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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포위된 2012년, 나는 사과나무를 심는다

오 기 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기후변화에 포위된 한국

2012년 중요한 환경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2011년 12월 정연만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이 직접 나와 발표한 홍보 동영상을 본적이 있다. 발표 동영상 중 기후변화로 인해 북한강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강에 유독성 조류가 발생하고 확산될 것이 예상되어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강은 시민들의 상수원이기 때문에 유독성 조류로 오염될 경우 시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미리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여기서 문제는 환경부가 유독성 조류가 발생하는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 점이다. 이제 한국 정부도 기후변화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정부 대책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댐의 물을 방류하거나 해서 오염된 물을 빼내는 정도이다. 정부도 이 시기에 예상치 못한 가뭄과 만나게 될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후변화가 앞으로 어떤 변덕스러운 결과로 나타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댐의 물을 방류할 경우 조류 오염과 더불어 한국은 극단적인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나는 지구촌이 기후변화로 인해 참혹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알리고자 노력해왔다. 비단 북극빙하만이 아니라, 지구촌 곳곳의 호수가 사라지고, 강이 말라 사라지고 식물종과 동물종이 대량으로 멸종하는 사실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반응을 자주 접한다.지구촌에 기후변화가 발생해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참 안되어 보이지만, 그래도 한국은 기후변화 영향이 없어 다행이라는 태도가 그것이다. 지난 10년 이상 만나온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한국은 기후변화의 안전지대일까? 그저 우리와 먼 남의 이야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은 이미 기후변화의 한가운데에 있고 기후변화 재앙에 포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몽골과 중국 북부지역에 기후변화로 급속하게 확장된 사막화로 발생한 대규모 황사, 2011년 3월 11일 일본을 강타한 쓰나미 그리고 이어진 원전의 방사능 누출, 태평양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슈퍼태풍, 그리고 백두산 화산 폭발의 가능성…..현재 한반도는 서쪽 슈퍼황사, 동쪽 방사능, 남쪽 슈퍼태풍, 북쪽 화산이라는 극단적인 환경재앙의 한가운데에 있고 포위되어 있다.
한마디로 한국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상황에 던져져 있을 뿐이다.

2011년, 지구역사상 이산화탄소 최고치 기록

지구촌이 금융위기와 경제 후퇴라는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는 동안 2011년 지구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394ppm을 넘어서게 된다. 언론도 정부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무시해버린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할까? 지구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농도를 표시한 이 숫자의 결과가 당장 2012년부터 지구촌에 몰아닥칠 지도 모른다. 대홍수, 슈퍼태풍, 가뭄, 지독한 황사, 사막화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할 식량위기와 물 문제, 다양한 식물종과 동물종의 대멸종, 대규모 환경난민발생이라는 참혹한 경험을 하고 난 다음에야 인류는 비로소 이산화탄소 농도 394ppm에 몸서리 칠 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사실은 394ppm은 지난 200만년의 지구 역사 상(200년이 아니라 200만년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기록 중 최고치이다. 문제는 이대로 가면 지난 2007년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예상한 지구온난화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지구의 온도가 올라갈 전망이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2007년 ‘IPCC’가 기후변화 제 4차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 지구촌은 기후변화가 만들어낼 참혹한 미래에 대해 매우 놀랐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현재 툰드라 지역에서 땅이 녹으면서 땅속에 매장되어 있었던 다량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지구 대기에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았다. 현재 인간의 무관심 속에서 지구 생명체와 인류가 적응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대기가 고갈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일어나지도 않고 있는데 이를 과장하고 있다고 몇몇의 과학자들이 주장을 하고 있다. 태양 흑점의 변화로 현재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데 인간이 사용하는 화석에너지와 산업구조, 욕망이 기후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2011년 하반기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193개 국가의 정부대표가 참여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참여한 나라들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대응해야할 어떠한 의미 있는 대책들도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기후변화는 과장이고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센세이션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말은 결코 지구생명과 인류를 위로할 수가 없다.
이들이 이런 반박과 센세이션을 만들어내는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또 다시 기록을 갱신해 갈 것이다.

오늘 나는 사과나무를 심는다.

자, 이제부터 우리는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 지구 생명이 무너지고 지구의 순환 시스템이 변화를 하면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해결해야 한다.
2012년이 되어도 한반도는 좌 슈퍼황사, 우 방사능, 남 슈퍼태풍, 북 화산이라는 불안한 구도가 계속될 것이다. 북한강을 살리고, 식목일에 아파트 근처에 나무를 심고,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한국 문제만 잘 해결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도 우리는 스스로 그저 몇몇 정책만 잘 내 놓으면 된다고 자만하고 있지는 않은가도 살펴볼 일이다. 틀림없이 자만하고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한국 정부와 기업은 전기자동차 몇 대를 운행하고 만들어 내고 있다고 자랑도 해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지구 대기에 축적될 온실가스의 양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자연이 해결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매년 60억 톤 정도이다. 그런데 지금 지구촌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 양은 매년 300억 톤을 넘어 서고 있다. 다시 말해 80%를 줄어야 비로소 균형을 맞출 수가 있다. 과연 인간이 지구의 탄소 순환시스템을 무시하고 생존할 수 있을 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물론, 80%의 이산화탄소를 줄인다는 발상에 불가능이라는 답을 하고 싶어 할 것이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생명의 원천인 지구가 자기 스스로 조정해가기 시작할 것이다. 말이 조정이지 참으로 끔찍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날 것이다.
나는 지구가 마지막 손을 쓰기 전에 인간이 먼저 해답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고 본다. 어쩌면 목표는 단순하다. 지구온실가스 80% 줄인다는 단순한 목표를 위해 인류가 무엇을 할 것인지 그것이 현재의 답을 찾아내는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80%를 줄이는 데서 그리고 급격하게 증가하는 인구를 조절하고, 화석 연료를 주요하게 사용하는 산업을 조정해내어야 희망이 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나는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한마디가 오늘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답일지도 모른다.
사과나무는 80%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우리 인간의 노력이다. 여기에 미래의 희망이 있을 것이다.인류는 현재 두 가지의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는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위기, 또 하나는 기후변화라는 위기이다. 사실 이 위기의 바탕에는 윤리의 문제가 깔려 있다. 지구촌이 빠른 성장과 돈 되는 일에 투자를 하면서 우리는 금융위기와 기후위기에 노출되어 버렸다. 이로 인해 인류는 윤리의 끈을 잃고 윤리가 무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는 인류가 지구의 생태 순환 시스템을 충분히 고려한 전환을 하는 것이 윤리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 오늘 마약 중독처럼 에너지 중독이 된 현재를 바꾸기 위한 사과나무를 심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고갈되어 가는 대기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80%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모든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