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Main Story] UNCCD COP10 & 푸른아시아

고재광 팀장, (사)푸른아시아 대외협력팀장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UNCCD, COP 10)를 맞이하며


다음 달 10~21일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당사국총회(UNCCD, COP 10)가 아시아 지역 최초로 열리게 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 사막화된 토지면적은 1,671만㎢로 남한면적(10만㎢)의 167배가 넘고, 더욱이 사하라 사막으로 상징되는 아프리카의 사막화 면적 1,286만㎢보다도 넓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막화와 가뭄, 기후변화에 관한 문제들은 중동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총회는 전 세계 190여 개국 정부 대표단과 국제기구, 시민단체 관계자 등 약 3,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라기보다는 사막화 비율(면적)뿐 아니라 그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아시아 지역의 급속한 사막화와 그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아시아 지역 환경난민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과 지원을 세우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푸른아시아는 지구적 환경문제인 사막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사막화 방지에 기여하고자 ‘CSO(Civil Society Organization)네트워크’의 일원으로, 그리고 푸른아시아 자체 프로그램(2개의 사이드 이벤트: 총회 이외에 다소 자유로운 형식으로 사막화라는 주제를 논하고 홍보하는 행사)을 준비하여 이에 참여 하고자 합니다. 먼저 CSO네트워크에 대해 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CSO 네트워크는 당사국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한국의 66개 시민단체들이 연대한 조직입니다. 여기서 전 세계 곳곳에서 총회에 참가하는 시민단체들이 본회의 이전에 2박 3일(10/7~10/9)간 개최하는 ‘시민사회 사전대회(CSO Preparatory Meeting)’를 주관하게 됩니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총회가 아무래도 국가연합인 UN 산하 국제회의인 관계로 정부와 국제기구 중심의 본회의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민사회 사전대회라는 것은 시민사회가 독립적으로 주장하는 정책 및 사업의 소개나 문제제기를 논의·종합하여 본회의에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에 강력한 실천을 요구하는 목적으로 개최되는 것입니다. 푸른아시아는 CSO네트워크의 정책분과에서 활동하며, 오기출 사무총장이 공동 운영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푸른아시아는 한편으로는 전 세계 시민단체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홍보부스를 제작하여 푸른아시아의 사업과 목표 지향을 대회참석자와 일반인들에 적극 알려나가고,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2가지 사이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청소년 녹색포럼: 사막화 방지 실천 노력(Youth Green Forum: Action for Combating Desertification)’이라는 발표회를 개최합니다(10/16, 13:00~15:00, 총회장 내 사이드 이벤트 개최 공간). 네 차례의 사막화 방지 실천 활동 발표에서는 청소년들의 봉사활동, 캠페인, 미디어 홍보 활동, 현장 보고서 작성, SNS를 활용한 홍보활동 등 다양한 실천 활동 사례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발표를 담당할 청소년들은 푸른아시아를 통해 몽골 조림장에 자원봉사활동과 에코투어를 다녀 온 학생들로, 지구인으로서 지속가능한 삶이 무엇인지 몸으로 경험하고 고민해 본 미래세대의 주역들이지요. 푸른아시아는 이번 발표회의 참가자 및 청중들에게 지구 공동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공개적인 논의의 장을 제공하여 사막화의 심각성과 사막화 방지의 중요성을 적극 알려나가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두 번째 행사는 다소 딱딱한 학술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을만들기: 지속가능한 토지관리의 모델(Sustainable Regional Development : A Model of Sustainable Land Management)’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게 됩니다(10/20일, 시간미정, 에코파빌리온 전시홍보관). 이는 단순히 나무를 심어 사막화 방지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막화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지역개발 및 공동체’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는 푸른아시아의 사업 추진 과정과 목표를 ‘지속가능한 토지관리’–sustainable land management, 최근 사막화 방지 관련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으로 쉽게 말하면, 사막화 되어가고 있는 토지를 살아 숨쉬는 토지로 복원·보전할 수 있는 일련의 과학, 기술, 철학–개념에 비추어 살펴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먼저 푸른아시아의 기조 발표(오기출 사무총장)가 이루어지고 다른 지역의 사례 발표 및 논의로 이루어 질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푸른아시아가 초청한 몽골의 하울렌백(몽골지리생태연구소 사막화방지연구센터장)과 세르다람(몽골과학기술대학 인문학부 교수, 몽골 환경동아리 Myclub 지도교수), 그리고 녹색경남 21의 이종훈 사무처장의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화제를 바꾸어 예전의 당사국 총회에서는 어떠한 이야기가 있었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을텐데요. 여기서 간략히 2007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 8차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10개년 전략 목표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지나간 실천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 것으로 푸른아시아의 활동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사막화 방지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으로 첫째, ‘피해 주민들의 생활 조건을 개선할 것’, 둘째, ‘피해 생태계의 조건 개선’, 셋째, 유엔사막화방지협약의 효율적 이행을 통한 ‘지구적인 혜택(생물다양성 보호, 기후변화 완화 등)’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 마지막으로 국가 및 국제 행위자들 간 ‘효율적인 파트너십 구축’에 노력할 것 등이 그 내용입니다. 흥미롭게도 푸른아시아가 지난 세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구축한 비전 내지 향후 목표와 잘 들어맞습니다.

회원님들도 아시겠지만 푸른아시아 역시 사업 초기, 나무 활착률이 거의 0%에 이르는 시행착오를 경험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성찰을 통해 원칙과, 실행,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지역 주민들과 공감하지 않은 채, 씨를 뿌리거나 나무만 심는 것은 헛된 일일 수 있음을 알게되었지요. 따라서 푸른아시아는 이번 창원 당사국 총회에서 ‘피해 주민들의 생활조건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서 현지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경제적·사회적·문화적·교육적으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 결국 주민과 함께하는 실천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이번 당사국총회가 보다 발전된 지침과 사업 성과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향후 실천이 담보될 기초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이틀 전 사망한 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는 2005년 한 인터뷰에서 “환경을 보전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당사국총회를 준비하면서 분명 다시금 새겨봐야 하는 말임에 틀림없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회원님들과 같은 마음으로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