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 없는 몽골생활 – 에르덴 사업장 파견 간사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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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덴 사업장 파견 간사 조혜진

 

에르덴의 숙소는 작은 컨테이너이다. 간사 둘이 살기 딱 알맞은 아담한 사이즈지만 화장실 빼고 있을 건 다 있다. 샤워실, 세탁기, 냉장고, 히터 등 편의용품이 다 구비되어 있다. 하지만 밖에 화장실(푸세식)이 있고, 아직 물탱크와 수도가 연결되지 않아 우물집에서 물을 떠 와서 사용한다. 밤에 화장실을 갈 때면 후레시를 들고 가야 하고 물도 하루에 두 양동이씩 떠 놓아야 한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 생활이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 같이 일하는 인부 한 가정이 자신의 집(게르)으로 우리 두 간사를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었다. 일이 6시에 끝나고 다같이 인부의 게르로 가서 저녁식사가 준비되기를 기다렸다. 우리가 저녁을 먹은 시각은 8시 반 정도였다. 식사는 튀긴 빵과 야채&고기 수프뿐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국이었으면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게르에서 요리를 할 때는 하나 밖에 없는 난로 위에다가 하기 때문에 두가지 메뉴를 동시에 할 수 없어서 많이 기다려야 했다. 저녁을 기다리는 동안 게르를 둘러보며 몽골인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상상해보았다. 5가족이 사는 곳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 간사 두 명이 사는 집보다 살림살이가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몇 개 안 되어 보이는 살림살이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용도가 바뀌고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무엇을 보내달라고 할까 목록이나 작성하고 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 온 옷과 식료품이 너무 많은 것 같고 기타 학용품, 화장품, 전자기기 등이 사치스럽게 느껴졌다. 이 곳 숙소 생활을 하면서 물을 떠 와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물을 한번만 쓰고 버리는 일이 없을 정도로 아껴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부의 게르를 방문하고 몽골인들이 물 쓰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이마저도 많이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몽골 숙소에서의 생활이 이 정도인데, 물도 물건도 마구 썼던 한국생활은 더 부끄러워졌다.

소비가 미덕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낭비라는 개념을 망각한 채 나만의 편의를 위하여 사는 것 같다. 잠깐의 편의와 쾌락을 느끼기 위해 많은 것을 낭비하고 있고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감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삶을 살고 있었지만, 몽골에서의 삶을 통해 내가 풍요롭고 편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이제 막 몽골 생활을 시작했는데,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게 될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