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黃砂)에 담긴 불편한 진실(2)

오 기 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21세기 동아시아의 큰 화근, 황사피해

한국에는 10년 전부터 매년 어김없이 대규모의 ‘황사’가 불어 왔지만 이것은 기존의 황사와 성격이 다르다. 그동안 봄철의 ‘불청객’정도로 알려진 황사가 이제는 가을과 겨울에도 오면서 연중 날아오는 심각한 ‘동아시아의 화근’이 되고 있다. 과거 90년대까지 황사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진 바는 납, 카드뮴 등 중금속과 같은 오염물질이 섞여 있다거나 항공기, 반도체 등 정밀기계에 고장과 불량의 원인이 된다는 정도였다.

지난 5년간 필자는 황사가 오는 루트를 따라 매년 조사를 해왔다. 현재 둥북아시아에 발생하는 황사의 50%는 몽골에서, 나머지 50%는 중국 내몽고에서 발생한다. 문제는 황사가 오는 경로를 따라가면서 목격한 사실들이다. 과학자들은 황사 성분이 원래 탄산칼슘이 주요 성분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중국을 거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황사는 중국 내몽고의 파오토우(包豆)를 거쳐 이동하는데 파오토우에는 길이 120km가 넘는 거대한 화학 공업, 석탄 정제, 중화학 공업단지가 있다. 이 공업단지에 가 보면 정말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가 자욱하다. 이 안개는 온갖 오염물질들의 혼합체이고 인체에 치명적인 독소를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황사가 오는 길목에는 중국 동부 공업단지가 있다. 이 오염물질들을 황사가 고스란히 품고 한국으로 이동한다. 아울러 중국에는 매년 구제역이 발생하고 구제역이 발생하는 방목지들도 황사가 지나는 길목에 있다.

그래서 2000년부터 황사가 인체에 치명적인 다이옥신과 가축에 치명적인 구제역 바이러스를 싣고 온다는 확신이 굳혀지고 있다. 특히 2008년 한국의 인하대 의대 연구팀의 발표에 의하면 황사의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라고 하니 심각하다. 아울러 피해지역도 한국의 경우 서해지역에서 광주, 부산, 울산 등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안전지대도 더 이상 없다. 발생건수도 빈번하다. 황사가 심각한 현안이 된 것이다. 특히 황사에 포함된 다이옥신이란 미국 환경청(EPA)에 의해 인체에 암과 기형아를 발생시키는 치명적인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고 있다. 매년 한국의 황사발생량은 최고 100만t이상으로 추정된다. 대기상태로 호흡기에 흡입되는 다이옥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다량의 다이옥신이 토양에도 축적되고 강과 바다, 그리고 상수원에 침전된다. 다이옥신은 사람들이 먹는 육류, 어패류, 식수를 오염시키고 식탁을 통해 인체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청(EPA)에 의하면 다이옥신은 미량이라고 해도 치명적이라고 하고 허용기준치를 매우 낮춘데 이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다이옥신에 대한 검사체계와 대책이 별로 없는 한국의 경우 위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2010년 한국의 가축 300만 마리를 매몰 처분한 대사건인 구제역의 경우를 보자. 과거 한국의 파주, 홍성 등에서 발생한 구제역 파동의 주원인이 황사와 관계되어 있다는 강한 의혹이 있다. 2001년 3월 8일자 중앙일보에 보도된 농림부 발표에 의하면, 2000년 구제역이 발생한 파주지역의 역학조사 결과 중국이 원산지인 O1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황사와 구제역의 연관성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구제역이 발생하면 축산 농가만이 아니라 유통, 수출을 포함하여 국가경제 전체가 심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아울러 요즈음 동아시아의 기후가 이상하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보이는 겨울 한파, 대규모 폭설, 100년만의 대홍수, 강력한 태풍의 빈번한 습격, 그리고 지나치게 더운 여름 이제는 이 기록도 매년 갱신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기상청은 앞으로 겨울 태풍, 여름 폭설이 예견된다고 발표를 하고 있다. 무엇인가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는 ‘투모로우’라는 영화에서도 드러나듯이 인간을 포함한 지구생명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기후학자들은 예견을 한다.

사막화방지 활동
– 생태복원을 위한 아시아 시민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가 지난 1999년 요코하마에서 열린 ‘동아시아 기후변화’관련 심포지엄에 참여했을 때 중국 발표자는 중국의 식량 자급율이 96%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2007년 중국의 식량 자급율은 36%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중국은 현재 식량 자급의 나라에서 세계 최대 식량 수입국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중국의 토지 황폐화와 사막화의 결과로 판단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사막화(중국은 황막화로 표현함)방지 사업을 중요시하여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계획 중에 채택하고 있다. 북경 서쪽 50km까지 사막화가 진행되어 오래지 않아 중국의 수도가 모래에 파묻힐 위기에 처해 있는 중국으로서는 당연하다. 우리에게는 인체에 치명적인 대기오염의 운반체로 작용하는 황사이지만 중국에게는 국토의 사막화와 빈곤의 심화라는 심각한 문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동부에 이어 ‘서부대개발 50년’사업을 하면서 생태복원을 시작하고 있다.

아울러 몽골은 현재 사막화방지 사업이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로 채택되어 있다. 몽골은 최근 10년 동안 나무가 줄어들어 강이 사라지고, 호수가 사라지고, 모래가 강과 호수에 쌓이면서 사막화가 주민들의 생존문제로 직결되고 있다.몽골 또한 국토의 76% 이상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목초지가 6만 9,000㎢ 감소하고, 식물종 75%인 약 3/4이 멸종되었다. 몽골의 문제는 몽골이 중국과 같은 노력을 기울일 만한 재정적인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몽골의 경우 1990년대 들어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흐름 속에서 준비되지 않은 시장경제의 도입과 과도한 방목이 이어졌고 빈발하는 대형 산불이 겹치면서 환경과 생활기반의 악화로 연결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중국을 포함하여 몽골, 중앙아시아등의 생태환경은 매우 열악하여 식생의 자력갱생은 매우 어렵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광범위하게 확대해야 한다.

동북아시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는 황사와 사막화 대책은 단순할 수 있다. 그것은 생태환경의 복원과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심기와 초지조성사업, 방풍림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 있다. 흔히 사막화와 관련하여 중국에서는 ‘인진사퇴’(人進砂退), ‘인퇴사진’(人退砂進)이라고 한다. 사람이 힘쓰면 사막이 후퇴하고, 사람이 물러나면 사막이 몰려온다는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을 실현하려면 동아시아가 모두 사막화영향권에 있다는 점에서 국가 간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대책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사막화와 그 피해는 빠르게 확장되는 데 비해 대책은 느림보이다. 문제는 사막화의 위기를 알아차리고 동아시아시민들과 정부, 기업들이 전면적으로 사막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 협동하는 근본적인 대책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10년간 한국 정부와 한국 시민단체들과 대한항공 등 기업, 자원봉사자들은 몽골과 중국에서 사막화방지를 하기 위해 나무를 심거나 초지조성을 하는 활동을 해왔다. 한국 정부는 주로 산림청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사막화방지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아울러 1999년 이후 푸른아시아, 동북아산림포럼, 로터리클럽, 에코피스아시아, 한중미래숲 등 민간단체와 대한항공, 유한킴벌리 등의 기업이 중국과 몽골의 생태복원 및 산림복원, 사막화방지사업에 참여를 했다.

현재 해외에서 진행하는 사막화방지사업은 성공여하에 따라 한국에 황사저감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현재의 사막화방지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 개선의 방향이 사막화방지사업이 조림사업이나 해외구호사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동아시아가 공동기후권(Bio-Region)이라는 인식위에서 인간안보의 실현, 혹은 지구공공재의 실현이라는 시각에서 재조명되어야 할 것이다.이쯤 되면 황사방지와 사막화방지를 위해 시민들과 시민단체와 기업, 정부가 나서는 것이 절실해진다. 결국 지구촌과 아시아의 공동과제인 사막화와의 전쟁은 우리 모두가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과 기업, 정부가 촉발하고 공동 협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공동과제인 사막화방지를 통해 아시아의 시민들이 공동으로 문제를 합의하면서 협력하는 계기가 만들어 진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협력과 평화체제를 만드는 데 적합한 소재이기도 하다. 사막화방지는 아직 아시아에서 미흡한 수준인 시민과 기업의 국제협력 모델과 시민운동의 국제협력의 틀을 만들고 나아가 국가 간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주요계기가 될 수 있음을 결론으로 제안하고 싶다. 이미 서구사회는 아프리카정부, 아프리카 지원NGO, 세계은행, 유럽위원회, 유엔 그리고 많은 기부자들이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테라프리카(Terrafrica)라는 사막화방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최선의 토지황폐화방지책에 대한 아이디어의 효과적인 공유를 위해 12년간 최소 40억 달러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동아시아도 이러한 모델을 참고해서 아시아의 협력체인 테라시아(Terrasia)를 만들면 어떨까 한다. 아시아 사막화방지, 기후변화 대책의 새로운 협력 모델로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