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黃砂)에 담긴 불편한 진실(1)
오 기 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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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과 12월, 한국 사회는 몽골과 중국에서 5차례나 불어온 가을과 겨울 황사로 긴장을 했다. 서울과 광주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는 1100마이크로그램(㎥당) 이상이었고, 이는 매우 농도가 짙은 황사였다. 몽골과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는 한국과 일본, 하와이 그리고 멀리 미국 서부지역까지 날아가 피해를 주고 있다. 대규모의 거대한 모래먼지 폭풍이 몽골과 중국 내몽고에 연중 50여 차례 이상 발생하고 있다. 몽골에서 60년 이상 살아온 주민들과 대화를 해보면 이런 모래폭풍은 최근에 생겼고 과거에는 없었다고 한다. 몽골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기존의 기상 시스템이 붕괴된 결과다. 이 모래먼지 폭풍이 몽골과 중국의 화학공업단지를 거쳐 한국으로 넘어오면 이제는 위험한 오염물질을 품은 황사가 되어 한국 시민들을 위협한다. 쾌속으로 진행되는 사막화의 위협
사실, 기후변화 대응을 하는 활동가들이 한국사회에서 90년대 이후 기후변화와 사막화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면서 접했던 당혹감은 기후변화와 사막화의 위기에 대해 사회전반이 가졌던 냉소였다. 사막화는 우리와 상관이 없는 ‘강 건너 불’ 정도로 경시되었고, 기후변화는 경제성장이 먼저이고 나중에 해결하면 되는 그저 좀 골치 아픈 문제 정도로 여겼다. 메시지 전달이 좀처럼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10 여년이 지난 이제 지구온난화와 사막화의 문제는 지구촌의 문제제기위에서 한국사회에서도 위기감을 공유하는 정도가 되었다는 판단이 든다. 늦었지만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중국, 몽골, 북한을 포함하는 동북아시아의 사막화면적은 아프리카보다 심각하다. 중국 국영 ‘사막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동북아시아의 경우 4억의 인구가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 동안 필자가 조사해온 바에 의하면 동북아시아에서 진행되어온 사막화의 특징은 20년 전부터 본격화되어 왔고 그 원인이 인위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중국은 1990년대에 지구의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시장경제의 도입과 90년대 이후 늘어난 대도시들이 집중적으로 내륙의 자원을 소모하면서 복원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막화의 속도를 급진전시켰다. 이 시기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러시아의 산업화로 인해 집중적으로 발생한 온난화가스와 지구온난화는 대륙 전체의 기온을 올리고 건조화 시켜 사막화의 면적을 더욱 빠르게 확장시켰다. 산업화된 나라, 또 산업화하고 있는 나라의 영향이 결국 산업화와 연관이 없는 몽골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사막화를 촉진시켰다. 이런 점에서 일본, 중국, 러시아, 대만, 한국의 책임이 커다는 판단이 든다. 사막화 문제는 일국의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 공동의 문제이고 공동의 책임 하에 해결해야할 공동과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아시아에 거대한 규모로 진행되는 사막화현상은 그 결과가 피해 지역만 아니라 중국, 한국, 일본, 대만, 하와이, 미국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은 전국토의 30%, 몽골은 76%가 이미 사막화가 되었다. 아울러 중국은 전국토의 50%, 몽골은 이미 91%의 국토가 사막화의 영향아래 들어가 있다. 이미 중국의 경우에는 북경 50km앞에 사막이 만들어지고 있어 매우 심각하다. 특히 황사의 빈번한 발생과 피해와 더불어 그 동안 발생하지 않던 구제역이 아시아 전역에서 발생한 것도 사실 이러한 생태환경의 악화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동아시아는 공동의 기후권을 구성하고 있고 하나의 생태벨트(bio-belt)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한지역의 생태환경악화가 전체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