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현장이 시작됐다!!] 2011 파견 간사 홍연주

 

                                   몽골 에세이#1.

  

 

 

 바양노르 사업장 파견 간사 홍연주

 

 

그러므로 자기 행위의 열매를 먹으며 자기 꾀에 배부르리라 (잠언 1:31)

 

세상의 모든 일은 인과응보라고 생각한다. 추위를 끔찍이 싫어하던 내가 겨울에 영하 30-40도까지 기온이 내려가는 몽골까지 오게 된 것도 가만히 보면 타의에 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유년기 때부터 키워온 꿈 때문에 오게 된 것이다.

 

 

울란바토르에 오기까지

 

어렸을 때부터 부유한 동네에서 자라서인지 항상 내 주변에는 해외 거주 혹은 여행 경험이 있는 또래들이 많았다. 영어권 국가에서 살다 와 한국말이 서툴고 영어를 잘 하는 친구들은 나의 우상이었다. 친척들 중에서도 육 가공품사업준비를 위해 3년 동안 독일거주를 한 큰 이모네, 해외 학회참석을 위해 잦은 출장과 가족여행을 다니던 작은 이모네, 자녀 둘 다 해외유학을 보냈던 큰 아버지네는 우리 집과는 너무 달라 보였고 부러웠다. 십대 초반 때부터 나의 마음 속에는 한국 밖에서 거주하고, 일도 하며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특별한 목표가 생기게 되었다. 대학입학 후 영문과에서 2년간 영어 공부를 했고 3학년 때 타 학교 국제관계학과로 편입해서 본격적으로 해외 지역연구 수업을 들으며 아시아대륙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갖아 왔다.

그러던 중 작년 여름, 우연히 푸른아시아의 바양노르 에코투어에 참여했었고, 몽골의 문화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배우고 싶어 1년 장기 간사직에도 지원해서 작년과 같은 지역인 바양노르를 담당하게 되었다.

 

 

울란바토르에 와서 

 

대학 입학 후 인도, 미국, 일본 단기 여행의 경험의 덕택으로 몽골에 오면 잘 적응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더군다나 작년에 푸른아시아 에코투어경험이 있어 울란바토르에서의 적응훈련도 잘 해낼 줄 알았다. 그러나 작년의 나를 돌아보면 몽골어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간사님들의 지시에 따라 나무에 물을 주고 관광을 했었는데도 경험 많은 간사님인 것 마냥 너무 자만했었다.

 

  솔직히 말해서 다른 동료 간사들보다 몽골어 단어 몇 개 더 알고, 휴대용 여행사전을 자주 보고자 노력하는 내 자신에게 많은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막상 택시를 타거나 쇼핑을 할 때 아는 것만큼 몽골어를 사용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 즉, 나보다도 몽골어에 더 서툴렀던 이들에게 기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이 며칠 동안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같이 반복되어 괴로웠다. 더군다나 며칠 전에는 가방 속의 지갑을 도둑맞을뻔한 아찔했던 때나 길거리를 걷다가 좀도둑들이 접근할 때 동료간사들의 도움을 받았던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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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다른 동료들도 좀더 배려하며 길거리를 다닐 때 주의를 더 잘 살피고 집안일도 부지런히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몽골어 습득을 더 빨리하여 나보다 미숙한 동료들에게 가르쳐주면서 상부상조하는 모습이 각 조림장에서 간사로써 푸른아시아의 모든 이들과 주변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은 채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혼자 고립되기 보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내 자신을 낮추어서 항상 남에게 배우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상대가 도움을 요청할 때 기꺼이 도와주는 모습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