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경의 바양노르에서..] 위기에 대처하는 푸른 아시아인들의 자세

1206 위기에 대처하는 푸른 아시아인들의 자세

 

 

 

 

최근의 바양노르 솜 주민 대표와의 불화는, 의미를 조금 확장하자면 마을 만들기라는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는 바양노르 주민 자립 모델이라는 우리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던 것 같다. 결국 우리가 향하는 곳은 단지 우리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주민들만이 아닌, 바양노르 지역 주민 전체이고, 또한 이들을 통해 몽골 전 지역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그들과의 직접적인 관계 형성과 상호에 대한 신뢰의 구축 없이는 우리는 우리 공동의 미래에 대한 공통의 인식도 또 공동 목표를 향한 각자의 노력과 협력도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어쩌면 이번의 위기는 중요한 숙제를 미루어놓았던 것에 대한 대가였던 셈이고, 동시에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번 숙제를 성공적으로 해내었다. 위기는 위험한 위기라며 잘 해보자 큰 소리쳤던 지부장님의 패기 어린 목소리만큼이나 당당히. 6일 있었던 주민 대표와의 회의에서, 3시간 반에 걸친 긴 논의 끝에 우리는 내년부터 제4조림장의 사업 승인을 받아냈던 것이다. 이 모두를 가능케 했던 것은 몽골의 우리 푸른 아시아인들이었다. 역시 현지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현지인.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새 우리 몽골의 푸른 아시아인들이 다른 이들을 설득해낼 만큼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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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언젠가 언급했던 대로 우리 네 명의 팀장님들은 발간위원들이 되어 푸른 아시아가 어떤 곳인지, 지역에서 어떤 의미들을 가지고 있는 지를 인터뷰나 기고 등 나름의 재기들을 발휘해 네 페이지의 바양노르 소식지로 만들어내었다. 주민 대표 1인의 인터뷰를 받아 그들의 관점과 생각에 대해 정리한 것도, 그 옆으로 그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과 나름의 반론들을 펼쳐낸 것도 미처 우리가 기대하지 못했던 성과였다. 무엇보다 우리 팀장님들은 아주 즐겁고도 주체적으로 이 모든 일들을 진행해주었다. 29, 푸른 아시아 사업장 주민 회의를 소집해 주민 모두가 이웃들에게 그 소식지를 배포할 때에도 그들은 앞장 서 동참하였고, 할당량을 채운 후에 다시 숙소를 찾아 100부를 더 챙겨간 것도 그들이었다. 이번의 일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에 대해 그들 스스로의 인식이, 그리고 그보다 앞서 푸른 아시아에 대한 자부심과 나름의 신념이 없었다면 과연 가능한 일이었을까. 지난 마무리 회합을 위해 준비했던 영상 속에 넣은 글처럼 그들은 정말 푸른아시아인이었고, 나는 그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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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주인공은 우리 지부 간사님들이다. 그 중에서도 벌써 3년째 몽골 지부에서 많은 일들을 해온 세케 간사님과 올해 같이 하게 되었지만 꽤 능숙하고 성실하게 일해주고 계신 엥흐마 간사님이 주민 대표 앞에서 맹활약을 해주셨던 것이다. 전날 밤 늦도록 발표 준비를 하셨다는 두 분은 밝은 얼굴로 담담히 주민대표님들에게 우리가 3년간 진행해왔던 일들과 그것의 의미를 풀어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이 갖고 있던 오해들을 품은 조금은 신랄한 질문들에 차분차분 대답해 주셨다. 활기차고 유쾌한 세케 간사님과 차분하고 얌전한 엥흐마 간사님의 조금쯤 새로운 면이었다고 할까. 주민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노련하게 발표를 진행하는 세케 간사님과 차분히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엥흐마 간사님의 서로 다른 특징들은, 하지만 푸른 아시아 미션에 대한 열정과 믿음만은 공통점을 깔고 있을 터였다. 회의가 끝나고 정말 수고 많으셨다는 나의 말은 빈 말이 아니었다. 정말 그들이 주인공이다. 이번 위기를 풀어간 것도, 앞으로 시간이 조금 흐른 후면 이 지부를 맡아 어쩌면 더 많은 위기들을 풀어내가는 것도.

 

위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의 시작점라면 그 다음의 문제는 행동일 테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에 선재하고, 그 모든 과정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한다. 위기란 하고자 하는 바가 있기에 존재할 터이고, 그것을 기어코 해결해 보이리라는 마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평소 자신이 스스로가 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얼마만큼의 신념이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얼마만큼 확고한가에 달려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에 관한 만큼은 우리 푸른아시아 인들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이번 사건을 지켜본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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