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지구촌의 이웃들(2) – 몽골 환경난민과 기후변화에 대한 기록
오 기 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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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을 잃은 유목민들
2010년 2월 25일, 유엔개발계획(UNDP)의 몽골 지부 대표자인 ‘아크바르 우스마니’씨는 “몽골의 가축들은 수많은 몽골인에게 생존의 기반이다. 이번 폭설로 인해 그들의 직접적인 수입과 식량의 공급원을 잃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유엔개발계획은 봄이 오기 전에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6만 명의 유목민들에게 죽은 가축들의 시체를 정리하고 묻는 데 필요한 자금을 보조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도시로 간 환경난민들에 대해 몽골 정부는 따로 거주할 곳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도시 주변에 불법 거주지를 구성해서 모여 산다. 불법 거주이다 보니 수도나 전기의 혜택도 받지 못한다. 이들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추운 겨울철에 음식과 연료를 구하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살아간다. 2℃ 상승이 만들어낸 참상 지구촌은 최근 지구 기온 2℃ 상승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멕시코 칸쿤 기후총회의 마지막 날인 2010년 12월 11일, 기후총회에 참여한 대표들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폭 2℃ 억제를 위한 긴급행동에 박수를 쳤기 때문이다. 볼리비아를 제외한 193개국의 대표들과 UN 지도자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면서 칸쿤 회의의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나는 칸쿤 기후변화 총회에서 언급한 2℃ 상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기에 참여한 대표들에게 묻고 싶다. 유감스럽게도 이들은 여기에 대한 설명을 남기지 않고 회의장을 떠났다. 대신 2주일 동안 휴양지의 럭셔리한 리조트에서 각국 대표들은 영국의 4,500가구 마을이 1년 동안 배출하는 규모인 2만 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남기고 떠났다. 이러한 일들은 단지 몽골에서 벌어진 2℃ 상승의 결과이다. 그런데 칸쿤 기후총회에서 선언했듯이, 지구촌 기온이 2℃ 상승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최소한 몽골이 겪는 고통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물론 현재의 몽골 상황보다 지구촌이 훨씬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지난 칸쿤 기후회의에서 세계기상기구(WMO)와 과학자들은 2010년 지구 온실 가스의 대기 중 농도가 최고조에 달해 있어 매우 긴박한 상황임을 194개국 협상 대표들에게 호소했다. 이대로 가면 2100년이 아니라 2060년에 지구 기온이 4℃까지 상승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지구촌은 사실 2℃가 아니라 4℃ 상승의 위험에 처한 것이 현실이고, 현재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는 몽골의 기후변화와 환경난민이 몽골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이 처한 미래임을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인류 문명을 도약시킨 산업화,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이제는 거꾸로 인류 문명과 지구 생명의 붕괴를 촉진해내고 있다는 사실이 비단 몇 사람의 기우일까? 여기에 대해 인류는 답을 해야 한다. 기후변화의 시계를 멈추는 것, 이것은 인류가 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생존의 과제가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