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탄소발자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가?

 
나는 탄소발자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가?
Mike Berners-Lee가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텔레그래프; 2010년 5월 25일 게재
마이크 버너스-리 (Small World Consulting 창립자, 환경 컨설턴트)
번역: 박준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옮긴이 주: 한국도 전 세계의 흐름을 잘 타는 것인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책기조가 만들어진 이래 부쩍 환경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점점 뜨거워지고 길어지는 여름과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 등 눈에 보이는 몇 가지만 제외하고는 사람들은 환경파괴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들에게 ‘탄소발자국’이라는 말은 과연 얼마나 친근할까? ‘탄소발자국’ (Carbon footprint)은 한 번 들어보면 전혀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또한 쉽게 이해되는 이 개념을 익히고 나면 실생활에서 이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실천하는 것에도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땅에 발을 디딤으로써 생기는 자국 대신에 우리의 생활이나 하나의 상품을 생산, 소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으로 나타나는 것이 탄소발자국이다. 이 탄소발자국이라는 말은 2006년 영국과학기술처 (POST)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무게를 나타내는 kg이나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다 흡수하기 위해서 심어야 하는 나무그루 수로 그 단위를 나타낸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한국인 한 명이 일년에 3톤 가량의 탄소발자국을 가진다고 한다. 산업부문에서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지만, 실제로 개인의 일상생활 또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더 심각하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이것은 또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탄소발자국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바꿔 나가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에 더 큰 성과를 볼 수 있다.

아래에서 보게 될 글에서도 필자는 흥미를 끌면서도 쉬운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고 있다. ‘나부터 먼저’라는 의식을 가지고 이 글을 읽어보자. 그렇다면 당장 지금부터 주변에서 나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훌륭한 방법들을 찾게 될 것이다.]

몇 년 전에 나는 음식물의 탄소 가격에 관한 기사를 쓰려고 조사를 하고 있던 여성 기자와 슈퍼마켓을 구경하고 있었다. 우리는 딕터폰(Dictaphone; 나중에 그 내용을 옮겨 적을 수 있도록 구술을 녹음하고 재생하는 기계)을 이용하며 복도를 따라 걷고 있었는데 그녀가 내게 수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이 바나나들은 어떤가요? 이 치즈는 어떻죠? 저것은 유기농 제품이니까 더 나은 거죠, 그렇죠? 이 상추는 해로운 건가요? 우리는 여기까지 버스를 타고 왔어야 했나요?”

환경 컨설턴트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타깝게도 그녀의 대부분의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광범위한 문제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활동들은 탄소발자국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는 항상 우리를 기다리는 텔레비전을 멀리해야 하거나, 비닐 봉투 불매운동을 해야 하거나, 비행기를 타지 말아야 하거나, 아니면 이 모든 것들을 멀리해야 하는 것일까? 500가지의 다른 규칙을 갖고 있는 명단을 나열하는 것이 좋은 태도는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대부분은 하루 이상 그것들을 지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많은 행동들을 해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일 것이다..

심사숙고 끝에 만들어 낸 것이 새로운 책, ‘How Bad Are Bananas?’ 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어떤 것을 사고,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 그리고 세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들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은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즐거움을 없애지 않고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완벽하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좋지 않은 습관에 대해 창의적으로 대응을 하면서 마음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말이다.
탄소발자국을 계산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그런데 우리가 분별력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 먼저 정확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다. 아주 기본적인 이해만 있어도 그것은 놀라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은 보통 여가 활동 중에서 낮은 수준의 탄소를 배출하는 활동 중의 하나이다. 쇼핑을 하면서 사용하는 비닐 봉투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이산화탄소 양 중 천 분의 일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것들을 줄이는 것은 쓰레기를 줄이는 취지에서는 좋은 생각이지만 탄소배출양을 줄이는 생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반면에 이코노미 좌석으로 홍콩 왕복비행을 하면 어떻게 될까? 탄소배출양은 30만 개의 쇼핑백을 사용하는 규모이다. 아울러 영국 시민들이 배출하는 연간 15톤이라는 탄소발자국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탄소발자국을 가지고 있다. 제철이 지나서 핀 빨간 장미 한 송이는 바나나보다 4배가 더 큰 500그램의 탄소발자국을 갖고 있다.

위의 수치들은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가 비행 패턴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아마도 이러한 사실은 발렌타인 데이에 우리가 행하는 씀씀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좀 더 일반적으로 정리해 본다면 우리가 배출하는 대부분의 탄소 배출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의 중의 한 가지에 해당한다.

 
가정 에너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다수 사람들이 이미 많이 접했기 때문에 간단하게 말하겠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적인 보일러, 지붕 단열, 그리고 낮은 에너지 전구라는 필수품 세 가지는 기억하도록 하자. 이 필수품은 당신에게 곧 바로 이익을 되돌려 줄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것들의 진짜 기능은 당신이 매일 일상생활 속에서 내리는 결정에 탄소비용을 고려하게 하는 물건이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라고 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비행기를 덜 타고 자전거를 많이 타며, 고기와 유제품을 적게 먹으며, 인스턴트 식품을 적게 사거나 더 효율적인 식기세척기를 사는 것과 같이 탄소발자국을 고려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한다. 그것에 실패했다면 기념일에 그냥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나나 한 송이를 선물해라. 나는 그들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려는 그 생각에 고마워할 거라고 확신한다.

 

여행
당신은 네 번의 홍콩 왕복편으로 15톤의 탄소발자국을 생산할 수 있다. 또는 더 넓은 공간을 위해 일등석을 탈 수도 있다. 런던에서 글래스고까지 비행기를 타면서 만들어내는 탄소발자국은 자동차의 평균 탄소발자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만약 그 자동차가 에너지 효율적인 자동차이거나 여러 사람이 타고 있다면 자동차가 승리할 수 있다. 세 명이 탄 작고 에너지 효율적인 자동차가 비슷한 영향을 준다고 해도 차라리 스코틀랜드까지 기차로 가는 것이 더 낫다. 버스는 두 배로 더 좋고, 자전거는 이보다 훨씬 좋다.
당일 여행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동차는 약 두 배 정도의 탄소 집약적이다. 왜냐하면 탄소 배출의 약 2분의 1은 배기관에서 나오고, 나머지 대부분은 자동차 제조와 유지과정에서 배출된다. 따라서 만일 당신의 고물자동차가 안전하고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적이라면 저탄소 선택사항을 잘 만족시킨다고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기차역까지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가서 그리고 기차를 탄다. 자동차로 가는 것보다 10분은 더 소요되지만, 사실 기차에서 이메일을 읽는 데 30분의 여분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한 셈이다.
그러나 자전거가 지구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이긴 하지만 에너지는 어디선가 나와야 한다. 당신이 만약 바나나나 시리얼로 힘을 냈다면 자전거 타기는 정말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교통수단이다. 만약 당신이 치즈버거를 먹고 힘을 낸다면 1마일 당 탄소발자국은 아마 작고 연료 효율이 좋은 차를 타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페루산 아스파라거스를 먹고 여행을 한다면 Humvee(4륜 구동식의 장갑차)안에 있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식품
식품은 영국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탄소발자국의 약 5배를 차지한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산림황폐화를 고려한다면 더 많이 차지할 것이다). 몇 가지 단순한 원리들은 슈퍼마켓에서 더 구체화된다. 가장 확실한 것은 당신이 산 것을 최대한 많이 먹는 것이다. 대부분 우리는 20% 이상의 음식을 낭비한다. 충격적인 사실이지만 이것은 또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아마도 슈퍼마켓에서 이것저것 물건을 찾는 시간을 조금 줄여줄 소도 있다. 무엇을 먹을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에 냉장고를 먼저 살펴보고 “먹고 남은 수프” 를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탄소 배출을 낮출 수 있는 다음 방법은 고기와 유제품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는 좋은 보너스이다. 세 번째 방법은 제철 과일, 채소와 꽃을 고집하도록 하자. 그것들은 비행기보다 배로 운반될 만큼 오래 유지된다 (다행히 바나나, 오렌지, 사과들이 어디에서 오든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것들은 대부분 언제나 배로 운반된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포장을 포기하고 그것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좋은 상태의 포장은 음식을 신선하게 유지해서 그것이 낭비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보통 더 많은 탄소 비용을 갖고 있다. 사실 음식물 중 약 3분의 2의 탄소발자국은 농장에서 나오는 것에 반해 약 12분의 1은 포장에서 나온다.

 
소비재
탄소발자국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부분은 아마도 의류, 컴퓨터, 기구들, 이 전부와 같이 먹지 못하는 것 들이다. 그리고 가장 최악의 시기는 크리스마스이다.
나의 몇몇 친구들은 “1파운드 이상 소비금지” 규칙 (아이들은 제외)을 세웠는데 아주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 규칙을 세우기 위해서는 몇몇 솔직한 가족 들 사이에 합의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좋은 품질과 튼튼한 물건을 살 때에는 유행에 따르기 보다 오래 쓸 수 있는 스타일을 선택할 때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들은 서유럽에서 제조된 것보다 아마도 두 배 이상의 탄소발자국을 가지고 있다. 배로 운반된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중국이 사용하는 전력은 석탄에서 나오고, 제품이 생산되는 공장은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