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의 바양노르 적응기] – 2.석탄과 친해지기와 적은양으로 물 사용하기

바양노르 적응기

– 석탄과 친해지기와 적은양으로 물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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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몽골에 도착한 그 다음날 바양노르에 가서 인수인계를 받고, 다시 울란바타르로 올라와서 필요한 것들은 준비하는 시간을 가진 후 아픈 신은혜 간사와 강진아 간사를 숙소에 두고 단단한 준비를 하고 우리는 만달을 향해 떠났다. 긴 여행의 만달 조림장을 다녀온 후 김다인 간사와 함께 바양노르에서 살 준비를 하고 바양노르에 내려왔다. 이 모든 일들이 2주안에 이루어진 일들 이였다.

바양노르에 내려와서 가장 친해져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해야 할 일이 석탄과 친해지는 일이다. 어릴 적 학교에서 겨울에만 잠깐 볼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이 곳 바양노르에서 매일 친구처럼 지내야 하는 일이다. 또 하나는 적은 양으로 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첫 번째 일은 어떻게든 하겠는데……. 적은 양으로 먹고, 씻고 한다는 것이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물을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석탄과 친해지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석탄에서 나오는 유해한 가스 냄새, 석탄에 불이 붙기 전까지의 긴 과정들……. 어떻게 해야 쉽게 친해져야 할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금방 불을 지피던데 난 왜 안 되는 건지 모르겠다. 어느 날은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불과 씨름하느라고……. 이런 나의 모습에 가끔은 당황스러워 진다.

가장 적은 양으로 물 사용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한국도 물 부족 국가이긴 하지만 내가 사는 동안 물이 없어서 불편함을 겪지는 않았었다. 바양노르에 내려와서 25리터짜리 물통으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몰라 처음에는 그냥 아끼고 안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난 가장 물이 많이 드는 것부터 줄여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한국음식은 물이 많이 필요한 음식들이 많고 거기에 설거지 또한 마찬가지이다. 될 수 있는 한 그릇들은 많이 꺼내지 않으며, 세제사용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물은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쌀 뜰 물로 설거지하기와 국끓이기, 머리를 감고 헹군 물이나 세수한 물로 빨래하기 등 이곳에서의 삶이 나를 점점 현실에 적응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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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우리네 부모님이나 할머니들은 이렇게 살았을 텐데……. 내가 살았던 시골도 불 지펴서 밥하고 방 따뜻하게 하는 삶이였던 것을 잠시 잊고 살아 왔다. 그래도 편안한 삶을 살았던 “나”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리워지고 있다. 불편함이 없이 살았던 것이 편안함이라는 단어를 가져다주는 것처럼 좀처럼 편안함을 찾아 볼 수 없는 이곳에서 살아가야 하기에 좀 불편하더라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삶을 산다는 것이 조금씩 더 이들에게 가까이 가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잘 살아 갈 수 있을 거야? 그렇지 않니? 너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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