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기후변화 총회이후 기후변화 전쟁은?

코펜하겐 기후변화 총회이후 기후변화 전쟁은?
– 독일 본 기후변화 논의; 코펜하겐 이후 엉망이 된 문제들을 개선해보려고 모이다.
가디언; 2010년 4월 12일 게재
새리멀 후크(국제 환경과 개발 연구소 선임연구원, 가디언 지 기고)
번역: 오기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옮긴이 주: 2009년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 총회가 혼란스럽고 실망스러운 결과로 마감을 하고 난 이후, 지난 4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독일 본에서 처음으로 기후변화 논의가 시작되었다. 3일간의 논의는 BBC 뉴스에서 평가하듯이 보잘 것 없이(prospects for climate deal ‘slim’) 마감을 했다. 협상 대표들이 3일 동안 치열한 논의를 했지만 합의한 것은 2010년 12월 멕시코 총회를 앞두고 두 번의 준비회의를 더 갖는다는 정도였다. 본 논의 이후 UNFCCC 사무총장 ‘이보 드 보에르’는 조심스럽게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열었다. “이번 본 논의에서 나는 진전을 해보겠다는 강한 원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더 많은 모임도 중요하나 그것이 성공을 위한 비결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구의 미래와 위기의 초읽기에 들어선 지구생명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지구의 기온을 올리는데 절대적인 책임을 갖고 있는 선진국들은 책임지는 것을 주저하고 배출감축목표를 낮추면서 부담을 지려 하지 않는다. 아울러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저감을 하면서, 기후변화적응을 하는데 필요한 공적분담금에 대해서도 회피하려고 한다. 그 사이 기후변화로 인한 최대 피해국인 섬나라들은 바다 아래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고, 빈곤국들은 사막화와 물 문제, 전염병, 식량문제, 기후변화 난민, 홍수, 가뭄으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구생명이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되어가는 사이 인간은 안전할 수 있을까? 과연 개발도상국과 도서국가들이 파괴되어가면 선진국들은 안전할 수 있을까?
2010년 12월 멕시코 기후변화총회를 준비하면서 선진국들과 신흥개발도상국의 과감한 결단과 기후변화에 맞서 최선의 노력을 인류사회가 기울이도록 촉구해야한다.
우선, 기후변화협약 논의의 실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기고문이 가디언 지에 올라와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
 
독일 본에 모인 기후변화협상가들은 코펜하겐에서 합의한 것들 중에 어떤 부분이 다시 살아날지를 주시하면서, 그 중 무엇이 올해 12월 멕시코 총회에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으로 전환될 지를 눈치껏 검토하고 있었다.
독일 본에서 지난 3일(4월 9일-11일)동안 세계 각국에서 온 기후변화 협상가들은 작년 12월 코펜하겐에서 낭패를 본 이후 처음으로 모였다. 재결합의 행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UN 기후변화협약(UNFCCC) 192개 당사국의 대표자 자격으로 그들은 엉망진창인 일을 하고 있었다.

코펜하겐은 혼란의 와중에 끝나 버렸는데, 코펜하겐까지 장장 2년동안 격렬하게 진행되어온 협상이 코펜하겐에서 기후변화를 다루는 방법 정도로 합의하면서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지난 2년동안 협상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숨가쁘게 몰아갔던 토론들과 절차들이 코펜하겐 총회 후반에 이르러 사라져 버렸다. 한 줌도 안되는 국가 정상들이 비밀리에 만나 당시 법적 구속력을 갖추지도 못했고 심지어 참가한 대다수의 나라들이 들어본 적도 없었던 대안들을 코펜하겐 합의로 끼어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UNFCCC 당사국들은 이렇게 비밀리에 몇 개 나라들이 만든 합의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정도로 총회에 임했지만, 몇 나라들이 이러한 비밀합의를 완전히 반대하면서 부터 총회는 지지부진해졌다.

지금 대다수 사람들은 코펜하겐이 실패했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지만, 나라별로 협상블록별로 이번의 실패에 대해 누가 책임지고, 무엇에 대해 책임져야할 지에 대한 의견은 참으로 분분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코펜하겐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엄청난 불신을 조장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주말에 본에서 만난 협상가들의 목표는 덴마크 코펜하겐 모임에서 부서진 조각들을 개선하고, 무엇을 다시 살려 올해 12월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될 UNFCCC 총회의 국제합의안으로 수용할지에 대해 가늠하는 데에 있었다.

사실 미국은 이상하게도 코펜하겐합의가 저절로 작동할 것이라고 보는 유일한 국가로 보인다. 코펜하겐 비밀합의에 연합했던 나라들과 대다수 국가들은 멕시코 총회에서 다시 합의하는 것이 유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본에서 진행된 논의는 주로 코펜하겐 합의안 중 어떤 부분을 멕시코 총회에 상정할 것이고, 또 어떻게 상정할 것인지를 두고 이야기하면서 그저 핵심을 비껴난 상태로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본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주로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어떤 안을 갖고 모임을 시작할 것인지, 칸쿤 총회전에 몇 번의 모임을 가질 것인지, 초안을 준비하는데 의장을 임명할 것인지 여부 등이었다. 그런데 비공식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그것이 주로 칸쿤 총회에 어떤 안건을 상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였다.

몇 개의 나라들은 계속해서 전부 아니면 제로라는 양단간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나라들은 다소 목표를 낮추거나 몇가지 항목에 대해 부분적인 동의라도 이끌어 내는 것이 실질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유한 국가들이 빈곤국들에 대해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이전하는 것, 기후변화적응을 위한 기금을 주는 것 아니면 산림자원을 온전히 보전하는 나라들에게 보상을 하는 협상을 하는 것이 이들이 기대하는 수준이다.

이것은 사실상 좀 더 까다로운 결정들을 연기하자는 것인데, 지구온난화가스를 감축하는 야심찬 목표를 만들거나 전적으로 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조약을 만들거나 하는 것을 2011년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할 기후변화총회 혹은 그 이후 총회에서 진행하자는 뜻이다.

그런데, 그동안 기대했던 동의수준보다 낮춘 합의안을 이끌어 내려고 해도 협상가들은 껌처럼 붙어 있는 돈이라는 문제와 지난 코펜하겐에서 깨어진 신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2010년 내내 기후변화논의는 재정문제에 맞추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코펜하겐 총회가 끝날 때 선진국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던 수십억 달러의 재정지원을 거론하게 될 것이다.

재정문제는 빨리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300억 달러라는 기금과 이어서 2020년부터 매년 1,000억 달러라는 장기적인 기금을 포함하고 있다. 어쨌든 칸쿤에서 이 기금을 제공하는 나라들과 제공받은 나라들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보고를 하고, 증명하는 수단들에 대해 결정하게 될 것이다.

몇몇 선진국들은 기금에 대해 정리하면서 기후변화를 다루는 예산이 아니라 개발을 위해 이미 진행해온 국제개발원조 예산을 흡사 기후변화를 위한 기금인 것처럼 왜곡 합산하는 이중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행동들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정말로 필요한 신뢰회복 대신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몇몇 선진국들의 경우 참으로 어리석게도 개발도상국들에 대해 자기들이 싫든 좋든 얻어먹는 놈이 쓰다 달다는 말을 할 수 없다면서 돈주면 그저 받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선진국들은 UNFCCC를 통해 공약한 기금지원은 해외원조와 달리 의무적으로 이행해야하는 조약에 의해 진행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빈곤하고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제공해야할 지원금은 자선이나 배풀자고 주는 것이 아니라, 오염자 부담이라는 원칙에 따라 오염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일부 몰지각한 선진국들은 앞으로 얻어먹는 사람들이 사실상 선택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