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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서 희망을 찾아내다.

 
10대에게서 희망을 찾아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나는 오늘 나무를 심어요
– 고등학교 1학년, 소정 학생이 사는 법 –
 
오 기 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두어달 전에 우리 단체(푸른아시아) 사무실을 혼자 방문한 고등학생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두어달 전, 한 여고생이 우리 단체에 전화를 했다. 자신은 고등학교 1학년인데 기후변화로 인해 사막화되고 파괴되고 있는 지구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더 자세히 알고 싶어 단체를 방문하여 질문을 하면 안되느냐고 물어 왔다.

 국제 NGO인 푸른아시아는 당시 매우 바쁘고 분주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당시 이 전화를 받은 윤지윤 간사의 경우 본인도 매우 바빴지만 원래 청소년 멘토링을 전공했고, 청소년의 관심사에 애정을 갖고 있어서 내일 정도 보자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학생은 학교수업이 끝나고 곧장 방문하겠다고 했고, 그 다음날 아마 오후 6시경에 푸른아시아 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이름이 원소정이라고 하는 학생이 윤간사님을 만나 회의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당차고 씩씩해 보이는 학생이었다.

 그 다음날 지나가는 말로 윤간사님에게 물었다.

 “소정이라는 학생과 이야기 많이 했나요? 그런데 그 학생이 어떤 계기로 기후변화나 사막화, 나무심기 뭐 이런 지구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물어 보았나요?”

그러자 운간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이야기를 좀 했고요. 소정학생의 어머니가 전에 우리 단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기후변화와 사막화방지를 홍보하는 리플렛을 집에 가지고 갔다고 하네요. 어머니가 가져온 리플렛을 소정 학생이 유심히 읽다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느낌이 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기후변화, 사막화 이런 일을 내가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우리 사무실에 방문했다고 합니다.”

 나는 소정학생의 이야기를 이 정도로 듣고 소정 학생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뒤 두달동안 단체의 일상업무를 하느라 소정 학생의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1월 4일 오후, 나는 소정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는 나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이야기의 요지는 이랬다. 소정 학생이 며칠 전에 외부 장학금을 받았는데 장학금 전액을 사막화를 방지하여 푸른아시아를 만드는 조림사업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세웠다고 했다. 그래서 소정 학생의 뜻을 어미니가 사무총장에게 전달하고 싶어서 전화를 하셨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정 학생이 며칠 뒤에 또 장학금을 만들기 위한 시험을 치는데 응원을 좀 해달라고도 했다. 그 이유는 이번에도 장학금을 만들면 또 기후변화와 사막화방지를 하는데 기부하기 위해서란다.
장학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그 이유가 지구생명을 회복하는데 기부하기 위해서 소정 학생은 오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소정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는 그 동안 여기 저기에서 기후변화 저지와 사막화방지를 강의하고 글도 쓰면서 지구생명이 맞이한 위기를 보여주고, 인류가 책임을 지기 위한 실천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미래세대를 오늘의 세대가 지구대기, 땅, 물, 자원을 다 사용해버려 지구를 황폐화시킬 것인지. 아니면 너무 늦기 전에 지구를 복원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지금 우리 인류에게 달려있다.

 가슴이 두근거린 이유는 그 희망을 10대의 고등학생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0대로부터 지구와 인류의 미래 희망을 발견한 느낌이다.

 보통 장학금을 받으면 어떻게 쓸까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다.
이구동성은 이랬다. 돈 생겼으니 이제 나를 위해 투자한다는 것인데 예컨대 MP3를 바꾼다거나, 노트북을 산다거나, 좋은 옷을 산다거나 여하튼 쇼핑으로 날리는 것이 대세다.
그리고 참으로 많은 사람들은 자신만을 생각하고 사는 것이 지금 인류의 대세다. 이웃과 생명, 더불어 살아갈 지구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드물다고 느끼고 있었는 데 소정학생이 나의 이러한 생각의 물고를 돌려 놓고 있었다.

 소정 학생과 같은 10대들을 나는 적극 찾아내어야겠다는 결심이 서고 있다.
나를 위해 살아가는 삶에서 세상을 향해 살아가는 삶으로 자신을 전환해내고 있는 희망세대를 찾고 이 세대의 희망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어제 나는 우연히 로펌 변호사로 일하는 후배들과 만나 막걸리 잔을 나누다 소정 학생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한 후배가 의미있는 사례를 던져 주었다.

 자기 친구의 딸이 공부도 잘하고 소정 학생과 같이 고등학교 1학년인데 요즈음 여기 저기 나무 심는데 열심히 다닌다고 했다. 아마 이야기 하면 누구나 알만한 00외고에서 아주 우수한 학생인데 부모님이 뭣 때문에 그렇게 관심을 갖느냐, 나중에 대학가서 관심가져라고 했다 한다. 그런데 이 학생은 지금 지구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하고 이미 미래에는 시간이 없고 지금이 중요한데 엄마, 아빠가 자신이 나무 심는데 방해하면 공부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한다.
그러니 부모가 두손 두발 다들었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에 무릎을 쳤다. 그래! 맞아, “오~~ 신이시여…여기에 희망이 있군요. 10대들로부터 자라는 희망을 나는 보았고, 이 희망을 키우고 싶습니다”

 10대들이 지구생명을 살리려는 깨달음과 행동들은 사건이다. 그것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다. 나는 그래서 이 희망을 키우고 싶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오늘 나무를 심는” 그런 절박한 희망을 10대들로부터 찾아낸 기쁨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