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약하면 위를 잘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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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은 “작은 나무를 옮겨 심으면 사는데, 큰 나무를 옮겨 심으면 죽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무를 키울 때는 큰 나무보다 시간이 더 걸려도 작은 나무를 심어 잘 키우면 세월이 지났을 때 작은 나무가 결국 큰 나무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죽어 버린 큰 나무보다 살아남은 작은 나무가 훨씬 의미가 있겠지요. 저도 이에 대한 아픈 경험이 있어 정리를 해 보고자 합니다. 2006년 5월 몽골 사막화가 진행되는 건조지역에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때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지점에는 1년생 혹은 2년생 묘목을 심되 그 지역에서 커 온 묘목을 심고, 둘째 지점에는 2년생 묘목을 심되 다른 지역에서 자란 묘목을 심고, 셋째 지점에는 3년생 혹은 5년생 묘목인데 상당히 자란 묘목을 심었습니다. 그해 겨울이 지나고, 또 1년이 지나 2007년 6월 드디어 심은 나무에는 푸른 잎이 달리기 시작했고, 그 주변의 풀들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푸른아시아 활동가들과 몽골 사람들은 6월부터 3개 지역에 심은 나무의 생존상태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뿌리가 활착한다고 볼 수 있는 기간인 3년 뒤의 생존율은 형편없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를 잘라주었나요” 저의 대답: “아니요, 자르면 아깝지 않나요?” 이덕수박사의 대답: “위를 1/3이상 확 잘라야 합니다. 반을 자르면 더 잘 살고요. 큰 나무의 묘목은 원래 묘목을 키운 땅에서 옮길 때 뿌리가 1/3이상 훼손됩니다. 뿌리가 없으니 위도 그 만큼 잘라야 삽니다. 그래서 뿌리가 약하면 위를 잘라야 삽니다.” 그랬습니다. 나무에 대해 무식한 사회과학도인 저는 한방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뿌리가 약하면 위를 잘라라” 이것을 교훈으로 삼아 그 이후 과감하게 위를 잘라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인 2008년 2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정치에 입문하려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는 학생운동을 한 후 대기업경험을 쌓았고, 아울러 선 후배관계가 탄탄하고 유력한 정치인들과도 교분을 쌓았습니다. > “김 0 형, 실체에 근거한 기대치를 만들어 봅시다. 기대치를 더 낮추면 더 좋고요..그것이 겸손함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뿌리를 키우면 기대치를 확 키울 수 있겠지요. ㅎㅎㅎ” 그래서 저는 작은 나무가 좋습니다. 그 이유는 큰 나무를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황폐지를 원래의 초원지대로 또 조림지대로 회복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니까요. 저는 요즘 우리나라가 만드는 정책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눈에 보이고 겉으로 자랑할 만한 것을 내세우고 정작 뿌리를 길러내는 일에 소홀하다는 점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조력 등의 새로운 에너지원의 핵심기술은 기반과 기초를 갖추어야 하는데 그것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의 노하우와 역사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에너지원은 냉장고를 만드는 것하고는 정말 많이 다릅니다. 핵심기술에 대한 축적과 집적, 그리고 오랜 역사를 필요로 합니다. 오늘도 몽골과 중국 북부에서 시작한 황사가 한국에 찾아왔습니다. 오늘 나온 언론보도들에 의하면 이 황사에는 납, 카드뮴이라는 중금속만이 아니라 아황산가스와 다이옥신이 포함되어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다이옥신은 위험합니다. 다이옥신은 대표적인 환경오염물질인데 약간의 양으로도 임산부와 노인, 어린이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황사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오염의 피해를 깊이 고뇌하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황사에 저는 익숙할 때가 된 요즘에도 황사만 보면 황사발원지에서 작은 나무를 어떻게 더 잘 키울까 자꾸 새로운 마음으로 고뇌를 합니다. 아이고…또 쓸 데 없이 긴 글을 쓰고 말았습니다. 그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