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호 – 메마름에서 희망을 보다.(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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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지. (사)푸른아시아 간사 |
다섯 번째 이야기 “사막 속 오아시스”
몽골 대부분의 고비지역은 자갈과 건조한 토양을 가진 스텝사막인데, 어문고비에는 모래사막도 있다. ‘앨스’라는 말은 ‘모래’를 뜻하는데, 지명 이름에 ‘앨스’가 붙여 있는 곳들을 모래사막 혹은 이동사구가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문고비는 고비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사막 풍경과 5월까지도 녹지 않는 골짜기 얼음과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유명한 욜리암 골짜기 등으로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어문고비의 중심 도시인 달란자드가드는 커다란 세 개의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데, 봄이 되어 나무들이 새 잎을 내는 때가 되면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어문고비 아이막에서는 이처럼 나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중앙정부의 그린벨트 사업에 참여할 뿐 아니라 몽골의 지방정부 중에서는 유일하게 아이막 자체적으로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 일본 등 해외지원 조림사업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5ha 밖에 안 되는 정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고비지역에서는 나무 한 그루가, 작은 숲이 너무나 귀한 땅이기 때문에 바라도즈 할아버지의 작은 숲은 어문고비의 보물과도 같다. 그런데, 도대체 이 황폐한 사막 한 가운데에서 농사는 어떻게 지을까? 저 나무들을 키운 물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어문고비 뿐 아니라 고비지역은 최근 5년간 연 평균 강우량이 100mm를 넘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달란자드가드는 어디에서 물을 공급 받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달란자드가드’라는 지명에 있었다. ‘달란자드가드’는 ‘70개의 샘’이라는 뜻. 즉, 70개 이상의 샘물이 솟아나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달란자드가드는 이 70개의 샘에 의존하고 있었다. 농사를 짓는 곳들은 이런 샘물이 나오는 곳이었고, 바라도즈 할아버지 역시 이 샘물을 이용해 농사도 짓고, 나무도 키우고 있었다. 이 샘물은 달란자드가드를 둘러싼 세 개의 산에서 나오는 물로, 상시적으로 풍부한 수량의 샘물이 나온다. 이 샘물 덕분에 달란자드가드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지역이 되었고, 농경지와 방풍림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동사구 지역인 ‘멀척앨스’와 바라도즈 할아버지의 작은 숲은 ‘메마른’ 땅 어문고비의 두 얼굴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달란자드가드의 샘물은 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메마른 땅에 생명을 주는 물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체험했고, 물로부터 시작되는 모든 생명들의 경이로움을 달란자드가드에서 볼 수 있었다. – 다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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