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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 메마름에서 희망을 보다.(3편)

 

이승지, (사)푸른아시아 간사

세 번째 이야기 “고장난명 (孤掌難鳴)”

“새로운 도전, 농사”
비포장도로가 익숙해지고, 양과 염소 떼가 더 이상 신기하지 않고, 도로표지 없이도 산과 태양의 움직임만으로 길을 찾아가는 기사아저씨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할 때 즈음 우리는 몽골의 중앙 고비슘베르 아이막으로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다.

고비슘베르 아이막은 드러너고비 아이막에서 최근 분리 된 아이막으로 몽골에서 면적이 가장 작은 아이막이다. 우리는 고비슘베르 아이막 초이르 지역의 국제로타리클럽이 지원한 조림장을 방문하기 위해서 가는 길에 뜻 밖에 작은 숲을 만났다. 시야가 탁 트인 초원에서 그렇게 큰 나무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분명 마을을보호하기 위한 방풍림이었다. 나무크기로 보아 수령이 20년은 족히 넘어 보였다. 가던 길을 멈추고 나무 뒤로 펼쳐진 울타리를 따라 사람들을 찾았다.
그곳에는 몇 명의 마을 사람들이 감자 농사에 한창이었다.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그 키 큰 나무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심어놓은 방풍림이었고, 우리가 말을 건넨 주민의 말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나무들이 있었단다. 자기는 그 나무들이 언제 심어졌는지도 모를 예전부터 말이다.
감자농사를 짓고 있다는 주민은 올해 처음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주변에 가축이 먹을 풀이 줄어 예전처럼 가축을 키우는 것이 어려워져 정부의 황무지 복구사업(저리융자제도)을 통해 대출을 받고, 감자농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나 딱히 농사를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물도 풍부하지 않아서 농사짓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했다. 그저 마을 사람들이 하는 대로, 그리고 하다 보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로 농사를 짓는단다.

최근에 사막화가 심화되고, 가뭄이 지속되면서 방목이 어려워져 파산하는 유목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만난 사람도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도시로 떠나고, 그 나머지 사람들은 정부의 황무지 복구사업(저리융자제도)을 통해 감자 농사와 같은 밭농사를 한다. 그나마 이 마을은 과거부터 농사 경험이 있고, 농사를 위해 공동으로 방풍림 조성과 물 관리 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조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마을이 더 많으리라. 이들에게는 황무지 복구사업을 위한 저리융자제도도 필요하지만 농업 기술이나 시설 관리 등을 교육해 주는 기관이나 제도가 더욱 절실해 보였다.

초이르 지역에 로타리클럽이 조성한 조림장 내에도 조림장을 관리하는 인부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서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부 지역을 농지로 개방해 놓았다. 나무에 물을 주고, 조림장을 관리하는 대가로 월급뿐 아니라 생계에 도움이 되는 농사를 직접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초이르 지역 로타리클럽 ‘에코파크’ 온실에는 양묘뿐 아니라 오이, 호박 등 야채를 키우고 있었다.
로타리클럽에서 초이르 지역에 조림장을 조성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고비지역과 접하는 경계지역으로 사막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목축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몽골의 상황에서 조림은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조림장 조성은 단순히 사막화 방지라는 목적뿐 아니라 조림장 내 밭농사를 함께 지음으로써 조림 뿐 아니라 지역민들의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이다. 단, 이 사업을 현지 지자체와 주민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마을의 복덩이가 될 수도 있고,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2007년 조성된 초이르 ‘에코파크’ 조림장은 주변 시설이 양호했다. 우물과 온실, 배수로등 기간시설도 잘 만들어져 있었다. 이 조림장을 앞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은 초이르 지역 사람들의 몫인 것이다. 조림장을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해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는 사례가 되길 희망해 본다.

– 다음에 계속 –